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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자유여행 싱가포르 동물원 리버 사파리와 아마존 리버 퀘스트
    아시아 여행기/싱가포르 (Singapore) 2022. 8. 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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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동물원을 한참 둘러보고 나서 리버 사파리 쪽으로 향했다. 이국적인 나무들로 둘러싸인 길들을 따라서 걸었다. 하얀 몸통 그리고 검은 줄무늬의 호랑이를 보고 흘러내리는 폭포 주위에 모여있는 원숭이들도 보았다. 그리고 사람 다니는 길 위를 유유히 기어 다니는 커다란 도마뱀까지! 동물원에서 커다란 도마뱀을 몇 번 보다 보니 이제 신기하지도 않더라.





    그리고 마주친 코끼리. 나무 난간 너머로 작은 개울이 흘렀고 그 뒤에 코끼리들이 있었다. 코끼리들은 천천히 반대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동물원을 떠올리면 항상 생각나는 동물들이 있다. 사자, 호랑이, 기린 그리고 코끼리. 왠지 못 보고 가면 서운할 것 같았는데 이리 보게 되었다. 저 먼 곳에 있는 코끼리는 어떤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지 궁금하다.



    코끼리가 있는 곳 앞에 그늘진 벤치가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그리고 더위를 식힐 겸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데, 야심차게 두리안 맛을 사보았다. 싱가포르를 여행하다 보면 이 노란 과일 '두리안'에 대해 절로 알게 된다. 두리안은 뾰족뾰족 가시가 돋힌 것 같은 험상궂게 생간 외피 안에 연노랑 과육이 들어있는 모습이다.



    이 두리안 냄새가 어찌나 고약한지 지하철을 탈 때 행여 모르고 들고 가면 벌금을 내야하고, 들어서는 호텔마다 두리안을 가져오는 것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냄새가 고약한만큼 맛은 좋아서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더라.




    그늘에 편히 앉아 있으니 땀이 좀 달아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대망의 두리안 아이스크림! 노란 속살의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어라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고약하다는 냄새는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하면서 달달하기만 했다. 내가 진짜 두리안을 맛보지 못해서 그런건가?




    점심은 동물원 안에 있는 푸드코트 같은 곳에서 해결했다. 락싸라고 불리우는 국물있는 면 요리와 삶은 닭 요리와 밥, 볶은 공심채가 함께 나오는 셋트 메뉴를 주문했다. 원하는 메뉴들을 플라스틱 쟁반 위에 담고 마지막에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싱가포르는 여러 민족이 뒤엉켜 살아가고 있는 곳이라 식문화도 다양하다. 락싸는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이고 볶은 공심채와 닭고기가 어우러진 밥 메뉴는 중국식으로 느껴졌다. 락싸는 코코넛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고소한 크림 스프였는데 안에 얇은 면이 들어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밥이었는데 약간 초록빛을 띄었고 고소한 향이 나며 간이 되어 있었다. 목을 축일 음료로 시원한 레몬 아이스티도 주문했는데, 싱가포르 동물원 일러스트가 담긴 귀여운 컵이었다. 엄마가 이 컵을 기념품 삼아 한국에 들고 가고 싶어 했는데, 계속 들고 다니다가 짐이 되어서 결국 쓰레기통에 들어가 버렸다.



    이제 엄마와 나는 리버 사파리로 향해 걸어갔다. 방금 한참동안 동물원을 돌아보고 왔는데 리버 사파리도 정말 넓어서 놀랬다. 이 모든 동물원을 다 돌아볼보려면 이틀은 꼬박 둘러보아야 할 것 같았다. 리버 사파리에서는 귀여운 레드판다를 보고, 보트를 타고 물 위를 다니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




    리버 사파리에 들어서자 수족관들이 연달아 보였다. 꽉 막혀있지 않고 개방된 형태였는데 하늘에서 수족관 물 속으로 햇빛이 들이치고 있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보며 수족관들을 스쳐 지나갔다. 입이 뾰족하게 나온 커다란 물고기, 자그만한 물고기 떼, 딱딱한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 그리고 무서운 악어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대형 수족관 안에 햇살 줄기들이 촤르륵 들이치던 모습이다. 빛 줄기가 하나하나 물 속에 닿아서 커튼처럼 드리워졌는데, 그 속을 유유히 물고기들이 지나다녔다. 뭔가 동화 속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내가 바닷속을 헤엄치면서 보는 장면 같기도 했다.



    그리고 리버 사파리의 마스코트 레드 판다도 보게 되었다. 엉덩이에서 부터 내려오는 기다란 꼬리는 털로 복실복실했다. 그리고 호랑이마냥 꼬리에 검은 줄무늬가 있었다. 너무 귀여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니! 쫑긋 솟은 작은 귀와 코, 볼 부분에는 하얀 털이 솟아나 있었다. 그리고 코 옆에 수염도 온통 하앴다.




    눈 아랫쪽에는 짙은 밤색 털이 솟아나 있었고 몸통은 레드 판다라는 이름에 걸맞게 붉은 털이 솟아나 있었다. 앙증맞은 코와 눈 그리고 왠지 모르게 뭉뚝한 몸을 보니 어찌나 귀엽던지 모른다. 무언가 먹을 거리를 찾았는지 혓바닥을 낼름거리는데 신난 내 손가락은 카메라 셔터 누르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동물원에는 레드판다 뿐 아니라 그냥 판다도 있었다. 날이 더운지 평상 같은 곳 위에 축 늘어져 있었지만 말이다. 커다란 몸뚱이에 달린 조그만한 검은 귀가 참 귀여웠다. 사람도 이리 더운데 털로 잔뜩 덮혀 있는 저 곰은 얼마나 더 더울까? 그런 생각이 드니 왠지 맘이 짠했다. 이제 엄마와 나는 아마존 리버 퀘스르틑 체험하러 강 위에 놓인 다리를 따라서 무더위를 뚫고 걸어갔다.




    동물원에서 제일 재미난 체험 중 하나였던 리버 퀘스트. 리버 퀘스트는 물이 흐르는 작은 수로를 따라서 보트를 타고 다니며 동물원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체험이었다. 놀이공원에서 타 보았던 그런 보트와는 느낌이 좀 달랐다. 뭔가 위 아래로 쏘다니며 물을 튀기는 격렬한 보트는 아니었고, 동물들을 보는 것이 중점이라서 잔잔한 보트였다.



    나는 어디를 가든 그곳을 기념할만한 무언가를 꼭 사는 편이다. 나중에 일상으로 돌아갈 때 소소한 기념품들을 보면 여행에 떠올라서 좋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나는 귀여운 레드판다 인형을 샀다. 동물원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동물은 바로 이 레드판다였다. 너무 귀여워서 인상 깊게 머릿 속에 박혀 버렸다.




    한국으로 데려온 귀여운 레드판다는 우리 집 안방에 두었다. 협탁 위에 놓인 레드판다를 볼 때마다 여름날 싱가포르가 떠올라서 좋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점점 더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이런 기념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나간 여행의 흔적들을 볼 때면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활기를 찾게 된다. 내가 갔었던 곳들을 떠올리며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기대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곤 한다.



    우리는 거대한 수족관에도 들렀다. 거대한 수족관 안 물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매너티를 볼 수 있었다. 아주 유연하고 부드럽게 물을 가르며 헤엄쳐 다녔다. 그 모습이 무척 고고하고 기품 있어 보였다. 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인어를 만들어 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왠지 그 몸짓이 사람 같아 보이기도 했다.




    리버 사파리를 둘러보고 나와서 이제 싱가포르 도심 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우버 택시를 콜했다. 동물원 근처에 있는 KFC를 찍고 호출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사가 안왔다. 그러더니만 기사가 콜을 취소하는 것이다. 뭐지 싶었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으니 다시 호출을 했는데 방금 전 취소했던 기사가 또 우리의 콜을 잡은 것이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결국 택시를 타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멍하니 기다리느라 답답했을 엄마에게 너무 미안했다. 착착 계획대로 잘 흘러가서 좋은 기억만 안겨주고 싶었는데 더운 날 오래 기다리게했으니 내가 더 잘 알아보고 올 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질 때면 패키지 여행이 급작스레 그리워졌지만, 그래도 자유여행이니 이런 일들도 있는 것이겠지 지나고 나면 추억일 것이다 위안 삼으며 여행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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