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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 불국사 산책, 토함산 탐방지원센터 국립공원 스템프 투어 도장 찍기

WOONA 2024. 3. 1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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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경주 불국사를 찾았다. 불국사가 보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국립공원 스템프 투어 여권에 도장을 찍고 싶어서 찾아갔다. 불국사 옆 토함산 탐방지원센터에 스템프가 있다고 해서 그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장을 찍으러 갔다.


스템프가 분홍색이어서 화사하고 예뻤다. 경주 스켐프에는 석가탑과 다보탑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렇게 도장을 찍었으니 두 탑들을 안 보고 갈 수는 없지!

우리는 신나게 여권을 들고 불국사 안으로 들어갔다.


불국사, 금빛이 감도는 현판이 참 아름다웠다. 불국사라는 말은 되게 익숙했는데, '부처 불(佛)'에 '나라 국(國)'이라는 한자로 '불국'을 바라보니 좀 낯설었다. ​

불교에서 말하는 '불국정토'는 모든 번뇌를 벗어난 이상적인 세계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옛 신라인들이 불국을 꿈꾸며 절을 만들었던 것일까?


맑디 맑은 청명한 하늘에 헐벗은 토함산 자락이 보이고 그 아래 깨끗한 못이 이어졌다. 못 안에 담긴 파란 하늘과 산자락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나무의 빈 가지들 사이로 하얀 달이 떠 있었다.  한쪽에는 해가 떠 있고 다른 쪽에는 달이 떠 있으니, 두 기운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더 들떴다.


왠지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사천왕문을 지나왔다. 절을 여러번 다니다 보니 저절로 알게되는 사천왕들. 절마다 다른 사천왕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이다.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 ​

위쪽에 있는 16단의 계단이 청운교이고, 아래쪽에 있는 18단의 계단은 백운교이다. 속세와 불국토를 연결하는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는 계단이다.


청운교와 백운교가 이어지는 부분이 둥그런 아치로 되어있는데, 이 부분이 참 아름다웠다. 오래된 돌들이 떨어져있는 것 같으면서도 하나로 연결되어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기단 아래를 받치고 있는 돌들은 제각기 모양이 다른 자연석들이었다.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는 신라 경덕왕 10년(751년)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현재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보수가 된 것이다.


안양문 앞에 설치된 돌계단은 연화교와 칠보교이다. 위쪽 계단이 8단으로 되어있는 칠보교이고, 아래쪽 계단은 10단으로 되어있는 연화교이다. 두 계단은 아미타불이 거주하는 극락세계가 연화와 칠보로 장식되어 있다는 불경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제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러 갈 차례이다. 어릴적에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온 적이 있었고, 그 후로도 여러번 이곳을 찾았던 것 같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두 탑의 이미지가 저절로 그려지는 것 보면 꽤나 오긴 왔나보다.


유난히도 사람들이 많던 날이었다. 아니면 원래 이렇게 많았던건가 싶기도 하고, 두 탑 주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았고 외국인들도 많았다.


먼저 만난 석가탑. 석가탑을 보면 옛날 꼬마시절에 어디에선가 들었던 아사달과 아사녀의 슬픈 이야기가 떠오른다. 남편 아사달을 기다리다 탑 그림자가 못에 비치지 않아서 못에 뛰어들었다는 아사녀의 이야기.


못에 뛰어들기 전에 먼저 찾아가보았을 법도 한데, 그런 생각이 들면 이 이야기가 진짜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석가탑을 볼 때마다 떠오른다.


층층이 쌓인 탑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이다. 정갈하고 담백한 모습인데 꼭대기만은 유독 화려한 느낌이라서 약간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다보탑, 어릴 때부터 다보탑이 참 어여쁘다 생각했었다. 맨 아래 계단 형식으로 중간 탑과 연결되어 있고, 사자상 한마리가 놓여 있었다. 원래 네마리의 사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나머지 세마리는 행방불명이라고 한다.


목탑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돌로 만들어진 다보탑. 그 덕분에 천년이 넘은 시간이 지나도록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 아닐까? 어느 절의 모습을 탑 속에 미니어처로 담아 놓은 것 같았다.


아름다운 다보탑을 보고 대웅전에 들렀다. 많은 이들이 절을 하고 있었다. 다들 간절한 소망을 빌고 있는 것이겠지? 스윽 둘러보고 나와서 탑들이 있던 대웅전 뒷편으로 넘어갔다.


뒷편에 무설전이라는 곳이 있었다. 불경을 강의하는 강당이라고 하는데 불국사 안의 건물들 중에 가장 먼저 지어진 곳이라고 한다. 말로 설법이 이루어지는 곳이지만, 진리는 말로 도달할 수 없음을 '무설'로 표현했다​

670년경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최초로 설법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이후 임진왜란 때 불 탄 것을 복원한 모습이다.


잠깐 무설전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고 나왔다. 밖은 오래되어 보였는데 안에 들어가니 모든 것들이 반질반질 했다. 태국 왕실에서 선물했다는 작은 불상도 있었다.


불국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 여전히 하늘은 푸르딩딩했다. 곧 완연한 봄이 되면 빈 가지들이 다 풍성해질 모습을 생각하니, 무척 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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