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여행 광한루원에서 만난 원앙떼, 광한루원의 아름다운 노을과 달밤 풍경
남원을 찾을 때마다 광한루원은 꼭 들리게 된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하기 좋아서 자주 찾는 것 같다.
아직 청사초롱이 불 밝히기 전
노을이 아름답게 깔려 있을 때 광한루원을 찾았다.
광한루원 안으로 들어와서 연못을 거니는데
멀리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빈 가지들만 남은 나무들이 못에 잔잔히 비치고
못을 건너는 다리 위를 걸었다.
그 때,
물 위로 화려한 빛깔의 새들이 돌아 다녔다.
어라, 어디서 많이 본 새인데?
원앙이었다!
우리가 잘못 본 줄 알았다.
근데 아무리 봐도 원앙이었다.
결혼한 부부에게 원앙 한 쌍 나무조각으로
선물하면서 백년해로를 비는, 그럴 때나 보던 원앙이었다.
실제로 보는 건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너희들 왜 이리 익숙한 것이냐 ?
알고 보니 원앙들이 광한루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원래 겨울 철새인데, 너무 살기 좋아서
터 잡고 살아가는 원앙들이 꽤 된다고...
(이 녀석들 뉴스에까지 나왔다!)
사람들이 잉어밥이라고 주는 먹이를
원앙들이 냠냠냠 다 먹고 있었다
못 위를 유유자적 거니는 녀석들을 보니
너무 귀여워서 미치는 줄 알았다.
빛깔이 어찌 이리 고울까!
못 한가운데에 섬이 있는데
그 섬 주위에 원앙들이 모여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수컷이 유달리 화려했고
암컷은 갈색 털을 가지고 있었다.
원앙이 백년해로의 상징이고,
또 결혼한 부부에게 한쌍 조각을 주기도 하니
수컷과 암컷이 짝을 지어서 평생 같이 하나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못 위에 수컷과 암컷 이렇게
한 쌍으로 돌아다니는 원앙 커플(?)들이 많이 보였는데
실제로 원앙들이 한번 짝을 지어서 평생하지는 않고
암컷이 새끼를 키우고 수컷은 여러 암컷과 짝짓기를 한다고...
원앙한테 배신감 드네...
우리는 백년해로하자며
광한루원에서 굳은 다짐을 했다. 흐흐흐.
원앙들 구경하다가 노을지는 광한루원을 산책했다.
하늘에는 달이 떠오르고 못 위에도 달이 떠올랐다.
못에 비친 반영이 참 아름다웠다.
시간이 지나자 날은 더 어두워졌다.
조명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면
광한루원은 더 아름다워진다!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하늘은 보랏빛으로 신비롭게 물들었다.
완월정 위에 달이 떠있었고
푸르스름한 하늘에 취하고 있는데.. 불이 켜졌다!
멋진 광한루의 야경도 카메라에 담았다.
이제 어두워서 못 위를 떠도는 원앙들은 보이질 않았다.
밖으로 나오니 청사초롱에 불이 다 켜져서
무척 운치 있었다.
청사초롱 아래를 걸으면
사랑에 빠질 듯한 그런 분위기였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도시 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