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정선여행,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 앤 웰니스 숙암룸 킹 가리왕산뷰 1박 2일 숙박기
추운 겨울날 힐링하러 멀리 강원도로 떠났다. 24년의 마지막 날 우가 준 꽃다발, 집에 두고 가려니 여행 다녀오면 다 시들까봐 너무 아쉬워서 부득불 데려갔다.
도자기 공방에서 우가 만든 화병에 담아가지고 조수석에 태워 열심히 모셔갔다.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가는 내내 차안에 꽃향기가 그득해서 좋았다.
3시간 넘게 달려가서 도착한 정선 파크로쉬. 로비에 갔더니 눈이 밝아졌다. 새하얀 자작나무로 가득한 벽면, 자작나무 벽면 중간에는 여러 빛깔의 풍경화가 담겨 있었다. 바닥에는 은은하게 노란 조명이 켜져 있었다.
오, 어디 전시회 온 기분이 들었다.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키오스크에 대기등록을 해놓고 재미나게 로비를 구경했다.
로비에서 이것저것 팔고 있었다. 뭔가 절벽처럼 생겼던 초가 너무 예뻤다. 반대편에서는 아트작품들도 팔고 있었다. 체크인이 3시부터인데 2시 즈음에 도착했던가? 그래서 로비를 떠나서 설렁설렁 리조트를 돌아 보았다.
그러다가 들르게 된 마마콤마 클레스 룸.
둘다 그림그리고 색칠하는 걸 좋아해서 여기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색연필 가지고 놀았다. 색칠하다 보니 카톡에 체크인 알람이 와서 호다닥 프론트로 갔다. 가리왕산 뷰로 할지 두타산 뷰로 할지 선택해야했는데, 나중에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탈거라 가리왕산뷰로 했다.
(근데 별 의미 없는게 밤에는 잘 안보이고 낮에는 너무 바빠서 뷰 볼 시간이 딱히 없었다....🫠)
방 안에 들어와서 꽃과 함께 기념 사진을 남겼다. 햇살 받으니까 꽃다발이 더 예쁘네 😁😁
오후에 신청해둔 요가 클래스 가기 전에 방 안에서 간단히 주전부리를 먹었다. 집에서 싸들고 온 막걸리랑 치즈랑 과일들을 냠냠냠 먹었다.
요가 클레스는 미리 온라인으로 신청을 해두었다. 우리가 신청한 클래스는 '카밍 요가'였는데, 이름 그대로 잔잔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였던 요가였다.
통창 너머로 보이는 가리왕산을 보면서 요가하니까 심신이 더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요가하면 절로 건강해질 것 같다. 요새 요가원에 다니고 있는데 여행 다니면서 멋진 풍경 보이면 그 앞에서 요가를 좀 해봐야겠다. 히히.
탐나던 요가하는 곰돌이. 관절들이 다 꺾여서 요가 동작들을 모두 구현할 수 있었던 요가 곰돌이, 완전 귀여웠다.
요가 클래스 듣고 나오니 같은 층에 라이브러리가 있었다. 책들 구경하다가 탐나는 요리책이 있어서 둘이 소파에 앉아서 재미나게 읽었다.
자, 체크인하고 나서 잠깐 주전부리 먹고 요가 클래스 듣고 책도 읽고, 이제 수영하러 갈 차례였다. 뭔가 이때부터 킬링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바쁘다 바빠 🥲
둘 다 수영을 좋아해서 여기 안 올 수가 없었다. 숙박하는 동안에는 마음대로 입출입이 가능했다! 짱짱!
나(Na)가 수술을 하고 휴직한 이후로 둘 다 수영 레슨을 멈춘 상태여서, 정말 오랜만에 다시 수영을 하는 거였다. 간만에 수영하니까 어찌나 재미나던지 모른다.
수영하다가 밖에 나와서 노천 스파를 즐겼다. 물이 막 뜨끈하지는 않았는데 바깥 온도가 낮다 보니 상대적으로 뜨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안에 들어가있으면 딱 좋은 정도?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차가운 공기 마시며 밤하늘 별을 바라보니 참 좋더라.
야외에 건식 사우나도 있어서 노천탕 즐기다가 호다닥 달려가서 사우나 하다가 다시 탕 갔다가 반복했다. 추운 겨울에 바깥을 왔다갔다하면서 사우나를하니, 예전에 우리 여행갔었던 핀란드 로바니에미가 떠올랐다.
노천탕 즐기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저녁은 파크로쉬 카페에서 간단히 음식들 주문해서 테이크 아웃해가지구 숙소에서 먹기로! 그 전에 잠깐 바깥 산책했는데 새하얀 자작나무 숲이랑 활활 타오르는 불들을 구경했다.
파크로쉬 카페에서 음식들을 포장해서 방 안에 가져왔다. 와인 칠링용으로 얼음도 받아왔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해산물 모듬 튀김이랑 풍기 피자였는데, 기대 하나도 없었는데 의외로 둘 다 너무 맛있었다!
저녁 먹구 나서 또 수영하러 갔다. 밤에 오니까 사람도 별로 없고 자유롭게 바깥 풍경 보면서 수영을 했다.
수영하다가 바깥으로 나가서 노천탕도 좀 즐기다가 9시 즈음에 나왔다. 우리 진짜 빡세게 놀았다 🤪🤪 사실 9시에 문 닫는 줄 알고 나왔는데 사우나가 10시까지였다. 허허허허.
9시에 나와서는 또 별보러 꼭대기로 갔다. 9시부터 9시 30분까지 밤하늘 별 볼 수 있게 소등을 해준다고해서 찾아간 꼭대기층.
소등을 해서 그런가 진짜 별들이 많았다. 와, 검은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너무너무 좋았다.
별들 실컷 보고 기념 사진들도 남기고 😘
방에 들어와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몸을 녹였다. 레몬머틀차 요거 되게 좋더라?
자려는데 치약을 안가져와서 로비층으로 내려가서 편의점으로 갔다. 편의점에서 치약 사들고 가는데 멀리 검은 피아노가 보여서 잠깐 가서 피아노를 치다가 올라왔다.
다음날 아침, 파크로쉬에 머무르면 하루하루 참 부지런해진다. 무슨 자신감으로 오전 8시 20분에 밸런싱 핏 클레스를 신청해 놨을까... 🫠🫠🫠
침대 위에 누워서 몇번이나 포기할까 말까 했지만 결국 둘 다 일어나서 운동하러 갔다. 이거이거 진짜 힐링이 아니고 킬링이야 아무리봐도 🤣🤣🤣
운동 다녀와서 아침으로 커피랑 차랑 간단한 아침거리들 차려서 먹었다. 운동하고 나서 먹으니 꿀맛이다.
아침 먹구나서 바쁘다 바뻐, 다시 수영장으로 고고싱했다. 원래 계획은 밸런싱 핏 운동하기 전에 오픈런해서 새벽수영 하는 거였는데 절대 불가였고, 체크아웃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늦게나마 수영하러 왔다.
오히려 어제보다도 사람이 적어서 수영 신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통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늦은 오후나 저녁보다 아침 풍경이 더 멋있더라.
방에 돌아와서 열심히 체크아웃을 준비하고 있는데 상상도 못하던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쨍그랑 소리가 났는데, 헐. 설마설마했는데 우가 도자기 찻잔을 깨트려버린 것이다.
로비에서 광주요 찻잔세트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170,000원이었다. 방 안에 똑같은 세트가 있는 걸 보고서 '어 아까 본 찻잔세트네? 이걸 누가 깨트릴려나. 어이구 깨지면 큰일이다 17만원인데!'라고 잠깐 스치듯이 생각했었는데.
네 생각은 현실이 되고야 말았고요...
우의 이마에서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있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침 꼴딱 삼키고 체크아웃 할 때 말씀드렸는데, 엄마마. 직원분이 단박에 어디 다친 곳은 없냐면서 없으면 되었다고 괜찮다고 그냥 가셔도 된다고 그러셔가지고. 우리 둘다 뒤돌아 서서 하하호호 웃으면서 나왔다.
파크로쉬 사랑해요 다음에 또 올게요 그땐 안 깰게요 🥺🥹😭😭😭
파크로쉬 특장점, 체크아웃하고 나서 조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조식 타임이 오후 1시까지다. 우리는 아침을 따로 챙겨 먹고 체크아웃 11시에 하고 나서 조식(?)을 먹으러 갔다.
우리 체크아웃하고 가길 정말 잘했다. 도저히 아침각이 아니다. 종류도 많고 맛도 좋아서 아침으로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점심으로 먹기 딱이었다. 완전 맛났던 식사라서 다음에 꼭 조식 또 포함해서 예약해야겠다 생각했다.
깨진 광주요 세트 사건도 잘 마무리되고 조식 겸 점심도 든든하게 챙겨 먹고 바로 앞에 있는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코스가 완벽하구만! 파크로쉬는 멀어서 문제인데, 다음에 맘먹고 강원도 여행할 때 또 와야겠다. 비록 힐링을 모토로 와서 정말 바쁘게 몸을 혹사 시켰지만, 우리 둘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결론적으로는 좋았다.
나름 힐링도 된 느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