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평창 여행, 평창 흥정계곡 히노끼 탕이 있는 힐링우드 펜션에서 보낸 1박 2일
겨울 강원도 여행의 두번째 날이었다. 첫날은 정선 파크로쉬에서 하룻밤 머물렀고 두번째 날은 평창으로 왔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고 정선 아리랑 시장에도 들렀다가 평창까지 1시간여 달렸나? 깊은 산 속 계곡가에 자리잡은 힐링우드 펜션에 도착했다.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살이 오동통하게 찐 치즈 냥이 한 마리가 우리를 반겨 주었다. 사장님과 만나 인사하고 열쇠를 받아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머물렀던 방은 히노끼A 타입의 방이었다.
모든 곳들이 다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벽이며 지붕이며 가구며 화장실이며 부엌, 거실, 2층 공간까지. 집에 들어설 때 나무향기가 확 느껴져서 좋았다. 나중에 우리도 집을 짓게 되면 이렇게 나무로 지어보는게 어떨까 그런 이야기를 했다.
2층에 침대가 놓여 있었다. 나무 선반 위에 놓여 있던 곰돌이 두마리가 꼭 우리 같아서 귀여웠다. 2층에는 작은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창문을 열고 나가면 산 속 공기를 쐴 수 있었다.
한바탕 집구경을 마치고 히노끼 욕조를 사용할 차례. 히노끼 욕조 배수구 구멍을 막고 뜨끈한 물을 틀어 놓았다. 물 받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그리고 따끈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반신욕을 즐겼다. 반신욕하며 무민책 '혜성이 다가온다'를 읽었는데 한바탕 모험 다녀 온 기분이 들었다. 재미났다.
저녁으로는 시장에서 싸온 음식들을 먹었다. 정선 아리랑 시장에서 싸온 모듬전이랑 닭강정, 군고구마, 그리고 막걸리까지.
(결국 우는 라면도 끓여 먹고야 말았지만...)
밤에는 테라스 나가서 별 구경도 하고 잠깐 나가서 펜션 돌면서 산책도 했다. 밤 공기가 차갑고도 시원했다. 공기를 들이 마시면 그냥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계곡을 바라보니 모든 것들이 꽝꽝 얼어 붙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계곡의 물은 흐르지 않고 얼어 붙어 있었고, 해가 닿기 전 모든 것들은 차갑게 느껴졌다.
고맙게도 햇살이 가득 들어와서 우리 아침 먹는 공간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허허. 여행 내내 들고 다니던 꽃과 화병은 언제 봐도 좋더라. 좀 힘들어도 들고 다니길 잘했어!
아침은 홍차랑 크래커랑 과일, 치즈, 요거트로 간단하게 먹었다. 나무 향기 가득한 집에서 하룻밤 묵었더니 뭔가 건강해진 기분이다. 여기서 며칠 더 머물렀어도 좋았을텐데.
다음에 눈 펑펑 내리는 날 언젠가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숙소이다. 그때도 그냥 창 밖 풍경 보고 히노끼 욕조에서 반신욕 즐기며 책보고, 맛난거 먹고 푹 자고 힐링하면서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