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바라보며 금요일 오후 저녁식사, 라구 칠리 파스타와 연어 카르파치오, 와인
남편이 백수가 된 이후부터 어느새 매일매일 요리 담당은 남편이 되었다.
둘 다 일할 때만 하더라도 항상 남편이 더 늦게 끝나거나 체력적으로 더 힘들어해서 주로 내가 요리를 했었다.
그리고 늘 집이 개판 오분전이었다. 여력이 없어서 주말에 몰아서 청소를 하거나
정말 견디지 못할 때 몰아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등등 집을 깨끗하게 정비했었다.
이제는 남편이 매일 아침 도시락도 싸주고 청소 빨래 등등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니
요새 내 삶의 질은 최상으로 올라갔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둘이 벌던게 하나가 되어서 좀 타격은 있지만
솔직히 혼자 벌어도 우리 둘 먹고 살 정도는 되니까, 요새는 외식도 줄이고 불필요한 소비도 줄이며 지내고 있다.
아무튼. 늘 청소하고 빨래하고 요리까지하고 도맡아 일을하는 남편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서 주말에는 내가 요리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난 요리가 재밌기도 하고 뭐!
금요일 오후,
남편은 제빵 학원에 가고 나는 일찍 퇴근해서 한참 글을 쓰다가
남편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서 요리를 시작했다. 오늘의 요리는 칠리 라구 파스타와 연어 카르파치오!
전날 남편이 연어 포케를 해준다고 사둔 연어가 있어서 집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카르파치오를 만들었다.
롯데마트 갔다가 가성비 좋아서 사둔 인디고 아이즈 샤도네이와 진판델,
카르파치오는 샤도네이와 함께 칠리 라구는 진판델과 함께 즐겼다. 너무 맛있었다.
카르파치오는 얇게 썬 생연어와 집에있는 야채들을 총동원해서 만들었다.
매운기 뺀 양파, 파프리카, 세발나물, 토마토를 함께 올리브유와 레몬즙, 발사믹, 소금, 후추로 간단히 버무렸다.
이맘때 즈음 나오는 세발나물, 천원 한봉다리를 샀는데 아주 줄기차게 먹고 있다.
가성비 좋은 나물인 것 같다. 갯벌에서 자라난다는데 아삭아삭한 식감이 참 좋다.
우리는 주로 샐러드용으로 먹는다.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화이트 와인과 아주 찰떡궁합이다.
칠리 라구 파스타.
집에서 라구 소스를 만든건 아니고 컬리에서 칠리 라구 소스를 사서 스파게티 면과 함께 버무렸다.
집에있는 파르메산 치즈를 훅훅 갈아서 맛있게 먹었다.
남편이 종종 라구소스를 만들어서 냉동고에 보관해두고 즐겨 먹었었다.
내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남편이 조만간 라구 소스를 끓여 준다고 하니,
다음에는 직접 집에서 만든 소스로 파스타를 해먹어야겠다.
근데 들이는 정성과 시간, 재료비에 비하면 사먹는게 훨씬 가성비가 좋긴한데,
또 보글보글 소스를 끓이며 눈으로 보는 요리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 그리고 맛볼 때 즐거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직접 만드는 것도 수고스럽지만 좋은 것 같다.
음식들과 함께 와인은 반 병씩 클리어,
거의 남편이 먹었지만 나도 깔짝이며 한잔씩은 마셨다.
와인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할 때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와인을 먹을려고 작정하면 항상 음식에 신경쓰게 되니,
와인이 주인건지 음식이 주인건지~ 아무튼 즐거운 금요일 오후 저녁식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