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방곡곡/강원도

동해 여행 망상 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보다

WOONA 2022. 7. 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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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에 왔으니 일출을 꼭 보고 싶었다.

전날 켄싱턴 설악비치에 머물렀을 때도 일출을 보려고 했으나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보지 못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전날 일출 보러가자 둘이 다짐했건만

저녁에 영화도 보고 야식도 먹고 자느라 잠드는 시간이 좀 늦어져서

아침에 왠지 변덕을 부려 쿨쿨 계속 잘 것만 같았다.

그런데 징징징 우리는 알람 소리를 듣고 남편과 나 둘 다 번떡 일어났다.

정말 피곤했는데 어째 몸이 일어나 지더라.

새벽 4시 50분 즈음이었나 알람을 맞춰 놓고 자서 밖으로 나왔다.

지나다니는 자동차가 하나도 없었고 사람들도 없었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거리 위에 선 우리,

횡단보도 신호등도 긴 밤에 잠들었는지 작동하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울긋불긋한 핑크빛 하늘과 바다를 보며 해수욕장으로 걸어갔다.

수평선 위에 구름이 짙게 깔려 있었다.

일출은 5시에 시작된다고 했는데

짙은 구름 덕분에 해가 제 시간 보다 더 늦게 떠 일출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핑크빛으로 은은하게 물든 몽환적인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잿빛의 뿌연 구름들이 바다 위에 가득 피어나 있었지만 하늘 빛깔은 무척 아름다웠다.

은빛 모래 빛깔과 분홍색을 섞어 놓은 듯한 그런 색의 하늘이었다.

파도가 스쳐 지나간 부드러운 모래 위에도 오묘한 빛깔의 하늘이 담겨 있었다.

부드러운 모래를 발로 자근자근 밟으며 해변을 걸었다.

모래 위에 털썩 앉아서 먼 바다를 계속 바라 보았다.

하늘은 점점 더 붉어졌고 해는 뜰 듯 말 듯 우리를 애태웠다.

저 희뿌연 구름 위로 붉은 해가 솟아날까나?

한동안 파도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바다 끝을 응시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이윽고 구름 위로 불쑥 둥그런 해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둘은 눈을 감고 햇님에게 소원을 빌었다.

매일 우리가 비는 소원은 똑같지만

늘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가족들의 행복과 안녕,

모두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기를!

해는 점점 더 구름 위로 솟아 오르면서

벌겋게 타올랐다.

그러다가 다시 구름 위로 쏙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눈을 부치기로 했다.

안녕, 망상 해수욕장!

이번에 떠나면 내년 되어서야 올 것 같다.

정겨운 기찻길을 지나고 횡단보도를 건너

우리의 아늑한 펜션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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