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레와 부카티니, 캄폿후추로 만든 정통 까르보나라
집에서 몇 번 해먹었던 정통 까르보나라.
우리가 보통 아는 까르보나라는 크림 소스의 허연 파스타인데
정통 까르보나라는 계란 노른자와 치즈를 이용해 만든다고 한다.
인터넷에 레시피를 대충 훑어 보고 만들어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가지고 제대로 해보려고 관찰레를 구입해보았다.
까르보나라라는 말은 이탈이아어로 숯쟁이, 광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음식에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왠지 알 것 같았다.
계란 노른자와 치즈, 관찰레 그리고 후추가 맛의 핵심인 것 같았다.
흩뿌려진 후추 모양을 보고 그런 이름이 붙은 것 아닐까?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에는 '관찰레'가 들어간다.
관찰레는 돼지의 뽈살을 소금과 후추, 향신료에 절여 만든 것이다.
관찰레를 검색하니 몇몇 쇼핑몰에서 팔고 있길래
이번에 조금 구입해 보았다.
파스타는 '부카티니'를 사용해 보았다.
스파게티 면 보다는 굵고 우동 면보다는 얇은
약간 굵은 파스타로 면 중심부에 구멍이 나있다.
몇 번 해먹어 보니 도톰한 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이번에 시도를 해보았는데 너무 맛있었다.
소금을 팍팍 친 물에다가 면을 삶는다.
포장지에는 8분이 적혀 있었지만 나에게는 완전 설익은 느낌이라
면 상태 봐가면서 10분 정도 삶았다.
부카티니를 삶는 동안에 관찰레를 잘라서 펜에 볶아 주었다.
볶다 보니 기름이 좔좔좔 흘러 나왔다.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바삭하게 잘 구워 주었다.
면 삶아지고 관찰레가 구워지는 동안
계란 노른자와 치즈를 이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2인분 기준으로 만들었는데 계란 4알 노른자를 사용했다.
계란 노른자에다가 치즈를 사정없이 갈아 넣어 주었다.
양은 대중 없는데 여러 번 만들어 본 결과 치즈는 다다익선,
계란 노른자와 함께 섞어 보았을 때 물처럼 흐르지 않고
비비기 좋게 적당히 꾸덕해진 정도가 먹기 딱이었다.
치즈는 그라다 파다노를 사용했다.
양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로마노와 풍미가 더 깊은 파르미지나오 레지나오를 보통 쓴다는데
당장은 그라다 파다노 밖에 없어서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시도해볼 예정.
그리고 후추!
까르보나라를 만들어 먹었을 때
이 후추 맛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치즈랑 노른자 섞인 소스에 이 후추가 더해지니
그제서야 하나로 맛이 완성되는 것 같았다.
밀앤몰타의 캄폿후추를 절구통에 빻아 준비했다.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관찰레에
삶은 면을 넣고 면수도 좀 후루룩 넣어주고
마구잡이로 비벼 주었다.
이렇게 비벼주는 과정에서 고기 기름이 슥슥 배여 든다.
면 한가닥 집어 먹어 간이 잘 되었는지 보고
어느정도 익고 고기 향도 잘 입혀졌다면
불을 끄고 면을 한김 식혀 둔다.
식혀둔 면 위에 만들어 둔 노른자 소스를 부어 준다.
덜 식힌 상태로 노른자 소스를 부으면
에그 스크램블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일단 김이 안나고
살짝 면을 만져 보았을 때
앗뜨거!가 아닌 으음~ 따뜻하군
이 정도일 때 노른자 소스를 부으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구통에 빻아둔
캄폿 후추를 슥슥 뿌려 준다.
향이 참 좋아서
그냥 코 박고 후추만 주워먹고 싶기도 했다.
짜잔,
우리의 주말 저녁 식사 완성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베이컨이 아닌 관찰레로 해서 고기 식감이 더 쫀득하니 좋고
면이 기존 스파게티 면보다 두꺼워서 씹는 맛이 좋았다.
까르보나라 할 때는 좀 더 두꺼운 면이 더 맛있는 것 같다.
다음 번에는 치즈 좀 사다가 다시 해보고 싶다.
(페코리노 로마노 주문해야겠다!)
풍미가 훨씬 더 좋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