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방곡곡/규슈

쿠로카와 여행 료칸 오야도 노시유에서 하루종일 온천하기 & 가이세키 저녁식사

WOONA 2023. 3. 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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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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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여행의 첫날, 우리는 쿠로카와 온천마을의 료칸에서 하루를 묵었다.

'오야도 노시유'라는 료칸이었는데, 다양한 전세탕과 아름다운 노천탕과 정원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쿠로카와 마을과 가까운 위치에 손쉬운 주차가 가능한 넓은 주차장, 그리고 맛있는 식사까지 만족스러웠던 료칸이었다.




체크인 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한 우리. 방이 준비되기 전까지 잠깐 료칸 로비에서 기다렸다. 따뜻한 호지차와 말캉한 떡을 가져다 주셨다. 호로록 맛나게 먹고 정원을 구경하다가 방이 준비되어 체크인을 하러 갔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카제(Kaze)였다.

카제는 일본어로 바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 일본어는 모르지만 문 앞에 적힌 '바람 풍'이라는 한자는 알아먹을 수 있었다. 주입식 교육의 힘 덕분인가?




작은 거실공간에 소파와 테이블, TV가 있었다. 다다미 방 위에 싱글침대 둘이 놓여 있었고, 베란다 쪽 문을 열고 나가면 룸에 딸린 노천탕이 나왔다.

벽쪽이 뚫려 있어서 실내탕이라 부르긴 애매했지만 천장이 막혀 있어서 또 노천탕이라 보기에도 약간 애매했던 탕, 그치만 겨울 으슬한 공기를 쐬며 온천욕을 마음껏 시간구애 없이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좋았던 탕이었다.




화장실이 무척 넓었다. 세면대 주변에는 갖가지 일회용품과 세면도구들이 있었다. 벽쪽에 창이 나있었는데 그 창을 열면 노천탕이 보였다.

노천탕에서는 엄청 뜨거운 물이 계속해서 졸졸졸 흘러나오고 있었다. 역시 돈 쓴 보람이 있구만, 엄청나게 좋았다.




체크인을 했다가 잠깐 쿠로카와 마을에 들러 점심을 먹고나서 료칸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온천욕을 하러가는 길에 정원을 둘러보았는데 참 정갈하고 아름다웠다. 초록초록한 이끼들과 석등, 이름모를 나무들과 조각상들, 귀여운 소품들  덕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전세탕이 여러개 있었는데 온천탕 가는 중간에 있는 작은 건물에 들러서 열쇠를 챙겨서 가면 되었다. 열쇠가 없으면 누가 이용하고 있는 중이란 뜻이다. 열쇠가 생길 때 하나 챙겨서 그 탕에 가서 문을 잠궈놓고 사용하면 된다.

우리는 천천히 여기있는 탕을 하나씩 다 이용해 보았다.




온천욕하러 가는 길 나무 상자 안에 있던 하얀 계란. 온천 이용객들을 위해 제공하는 계란이었다. 포실포실하게 잘 쪄낸 계란을 소금에 톡톡 찍어서 먹고 온천욕을 하러 가면 배도 든든하고 좋더라.


전세탕으로 들어가는 길



가장 처음 들어갔던 온천탕은 모미지 탕이었다.

칸막이를 가운데 두고 바로 옆에 똑같은 탕이 있어서 그 옆에 탕은 가보지 않았다. 여기는 열쇠가 있길래 가본 곳이었는데 굳이 안가도 될 듯한 탕이었다.


모미지(Momiji) 탕



위는 살짝 뚫려 있었고 창도 나 있었는데 뭔가 밀폐된 느낌이라서 노천탕 느낌은 안났다. 우리가 처음 들어갔던 탕이 이곳이었는데 한번 들어가고서 다시 들어가진 않았다.

그래도 처음 들어갔던 탕이라서 기억에 많이 남는 탕.


2층에 있던 전망이 좋은 큐로쿠(cyuroku) 탕



참 좋았던 큐로쿠 탕, 계단을 따라 올라가 2층에 자리 잡고 있던 전세탕이었다.

바깥 경치가 보이고 탁 트여있으면서도 프라이빗한 느낌의 탕이었다. 쉴틈없이 물이 졸졸졸 흘러 나오고 있었다. 물 온도도 너무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아서 안에 들어가 쉬기에 딱 좋은 온도였다.

우리는 달의 탕이랑 이곳 큐로쿠 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스탠딩 온천



스탠딩 바는 특이하긴 한데 좀 불편하고 너무 더워서 오래 있지는 못할 탕이었다. 이색적이어서 한번 와보고 말았던 탕.

허허허. 스탠딩 베스에는 잠깐 있다가 다시 나와서 다른 열쇠를 가지러 갔다.


어느새 어둑해진 료칸



그래도 한 탕에 이삼십분은 있다가 나오니 어느새 깜깜해진 료칸. 체크인하고 나서 점심을 먹고 와서 하루 종일 료칸 안에서 온천만 즐겼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석식 가이세키 먹을 시간이 가까워져갔다.


달의 온천, Moon Bath
새파란 대나무 벽이 있던 탕



오야도 노시유에서 가장 좋았던 탕은 바로 이 달의 탕이었다.

왜 달의 탕인가 싶었는데 하늘이 뻥 뚫려 있어서 시원하게 하늘이 보였다. 날이 맑았다면 정말 달이 보였을 것 같다.




점점 어두워지는 밤하늘이 보이고 작은 창 너머로 푸르른 나무들이 보였다. 온천물에 담근 몸은 뜨끈하고 차가운 밤공기는 시원하고, 천국이었다. 가이세키를 즐기기 전까지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다 되어서 어두워진 길을 따라서 우리 방으로 돌아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다이닝 룸으로 이동했다.

각 방마다 예약된 자리가 따로 있었다. 우리는 카제(Kaze)라는 이름표가 적힌 자리에 앉았다.




먼저 입가심(?)으로 맥주 한잔씩 시작, 온천욕하고 시원한 생맥주 들이키니, 기분이 끝내줬다.

흐하하하!




음식이 차례차례 나왔다. 그리고 사시미가 나오는 순간, 아 이건 사케다!

못참고 사케를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차가운 사케에 회 한점씩 먹으니 끝내줬다.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 다채로운 음식들, 맛도 맛이지만 음식들 하나하나 정성 가득에 모양이 아름다워서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근데 웃기게도 제일 맛있었던 건 마지막에 나온 밥과 장아찌, 진짜 너무 맛있어가지고 남은 것들을 다 싸왔는데 나중에 밤산책 다녀와서 와구와구 맛나게 먹었다. 다음날 아침에 먹은 밥도 너무 맛있어서 여기 진짜 밥 맛집인가 싶었다. 비법이 뭐지?




료칸 근처 쿠로카와 마을 하천에서 유아카리 축제가 펼쳐지고 있어서 구경갔다. 설렁설렁 밤 산책 삼아서 황홀한 빛축제를  구경하다가 소화 좀 시키고 다시 료칸으로 복귀했다. 마을 중심지가 가까워서 너무 좋았던 오야도 노시유.




료칸에 와서 다시 온천을 하러 돌아다녔다. 이번에는 대욕장에서 온천을 즐겼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탕 안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넓은 탕을 나 혼자 전세낸듯이 사용했다.

졸졸졸 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 시커먼 밤하늘과 차가운 공기, 온천할 맛이 났다.


큐로쿠(cyuroku) 탕



대욕탕에서 온천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전세탕 큐로큐 탕. 진짜 원없이 온천을 즐겼던 것 같다.




전세탕은 10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어서 우린 돌아와서 방에서 열심히 또 온천을 했다. 전세탕은 다 같이 쓰는 탕이라서 뭘 먹기 그랬는데 여긴 우리만의 탕이니까,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뜨끈한 물에서 몸을 녹였다.




양껏 온천욕을 즐기고 나서 배가 출출해져서 베이커리에서 사온 맛난 음식들을 먹었다. 몽블랑이랑 슈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빵, 치즈케익이랑 아까 가이세키 석식 때 챙겨온 밥과 장아찌까지 맛나게 와구와구 먹고 먹었다.

몸은 뜨끈뜨끈 노곤노곤 배는 부르고 포근한 침대 위에 누워 편안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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