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작약꽃축제를 가다, 아름다운 작약 꽃밭에서
작약이 아름다운 계절 5월,
흐드러지게 핀 작약을 보러 작약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영천을 찾았다. 축제 장소는 총 6군데인데 우리는 화북면 자천리 일대를 찾았다.
늦은 오후에 찾았던지라 그런지 꽃밭은 한산했다. 꽃밭에 들어서며 코끝을 찌르던 진한 향기가 기억에 남는다.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꽃들이 아주 싱그러워서 한동안 계속 피어있을 듯 싶었다.
작약꽃밭 중간중간에 은행나무들이 서 있었다. 키가 큰 은행나무들은 저마다 푸르른 잎사귀들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었다. 넓게 펼쳐진 꽃밭과 은행나무가 조화롭게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한가지 색이 아니라 다양한 빛깔의 작약이 섞여 있어서 다채로웠다. 멀리 산과 나무들이 푸릇푸릇하고 꽃밭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었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펼쳐진 야생 꽃밭 같기도 했다.
해가 산 뒤로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노란 햇살이 꽃밭 위에 스르륵 내려 앉았다. 여리여리한 이파리들이 노을을 잔뜩 머금어서 더 아름답게 보였다.
작약꽃밭은 꽤나 넓었다. 1시간 넘게 이곳에 머물며 꽃들을 바라 보고 사진 속에 담았다. 바람이 이따금 불어오면 꽃향기가 진하게 풍기고 큼지막한 꽃송이들이 파도처럼 흔들렸다.
누가 그랬던가? 꽃중의 왕은 바로 이 작약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큼지막한 꽃송이에 화려하고 향기도 진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일까?
꽃밭을 거닐다 보면 가끔씩 특이하게 생긴 작약꽃을 볼 수 있었다. 꽃송이가 보통 생긴 것과 다르게 겹으로 나있거나, 겹으로 나있는 꽃송이가 색이 다르거나 제각각이었다.
마치 동화 속 세상을 거니는 듯 했던 시간이었다. 황홀한 작약꽃밭을 뒤로하고 돌아서기가 아쉬웠다. 진한 향기와 아름다운 꽃들을 눈에 담고, 내년을 기약하며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