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 대보들 경관농업단지 메밀꽃밭에서
나(Na)의 생일 주간,
우(Woo)가 계획을 다 짜놓아서 나는 진짜 차에 몸만 실려갔다. 어디가는지 모르겠으나 가는 길 안내판을 보니 왠지 경주나 포항가는 길 같았다. 옆에서 아무리 물어봐도 안알려주는 우. 허허.
우리가 도착한 곳은 구룡포였다. 구룡포에서 잠깐 차를 세우고 일본인 가옥거리로 향했다. 여기에 왜 가는거지 싶었는데, 가옥거리 안에 스티커 사진을 찍는 곳이 있어서 온 것이었다.
생일 기념으로 스티커 사진을 찍는게 첫번째 코스라고 했다 🤣🤣🤣
스티커 사진을 찍고 또 어디론가 향했다. 안내판을 보니 호미곶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았다.
두번째로 도착한 곳은 호미곶 대보들 경관농업단지였다. 넓은 부지에 하얀 메밀꽃들이 잔뜩 피어 있었다. 하얗게 내린 눈송이들처럼, 오밀조밀한 하얀 꽃들이 널려 있었다.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을 처음 봤던 것은 봉평에서였다. 언제였는지도 가물한 오래 전 옛날에 봉평 메밀꽃축제에서 보았던 메밀꽃, 그 때의 추억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그 때도 함께였는데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그 때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뒤로 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우리의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것이 없는데, 사회에서 바라보는 우리는 많이 달라지고 말았다.
시간은 참 빠르게도 흘러가는구나 싶다. 나이가 한살한살 더 먹어갈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이곳이 다른 메밀꽃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멀리 시선을 두면 바다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새파랗게 푸르른 바다를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하얀 메밀꽃밭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졌다. 언제였던가 제주도에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 메밀꽃밭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떠올랐다.
메밀꽃밭 반대편에는 넓은 해바라기 꽃밭이 있었다. 해바라기 꽃밭은 아직 잔치 전이었다. 몇몇 커다란 꽃송이들이 꽃을 피우긴 했지만, 아직디 작은 퍼런 봉오리들이 더 많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활짝 핀 해바라기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메밀꽃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 잠깐 꽃들을 구경하다가 나왔다. 햇볕은 뜨거웠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서 좋았던 날. 바람따라 흔들리는 꽃들을 보며 웃음짓다가 꽃밭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