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고래마을, 우(Woo)의 깜짝 생일 선물과 추억 여행
이번 여행은
남편 우(Woo)가
부인 나(Na)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깜짝(?) 여행이었다.
나는 어딘지도 모르고 차에 실려 갔다.
포항 구룡포에 들러 스티커 사진 찍고..
호미곶 근처인 메밀 꽃밭을 구경하고..
드디어 미리 예약해둔 숙소에 향했다.
어디인지 말해주지 않아서
대체 어디를 가는거지 싶었다😨
뭔가 익숙해보이는 골목을 지나고 나서야
이곳이 어딘지 알게 되었다.
두번정도 이곳에 머물렀던 것 같은데,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곳이다.
늘 예약하려고 하면
방이 꽉 차있어서 못 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요 펜션 방 안에는 스파도 있다ㅋㅋ
예전에 여기 왔을 땐 겨울이라서
찬바람 쐬며 뜨끈한 스파를 하니 정말 좋았지.
근데 우린 무더운 여름에 와서 그런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궜는데 땀이 삐질삐질 났다.
우가 맛난걸 사온다고 해서
잠깐 혼자 숙소에 남아 일기를 끄적였다.
전에 쓰던 일기장을 다 써서
새 노트를 꺼내 쓰는데,
서걱서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종이 위에
검은 글씨가 생겨났다.
새 종이에 글 쓰는 느낌이 참 좋다.
우가 사온 물회는
우리가 포항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해안길 횟집의 물회였다.
무더운 여름에
이집 물회가 종종 생각나곤 했는데,
우와아😆
맛나게 먹었던 식당에서 사온 물회와
우가 미리 준비해온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와인 🥂
얼마 전부터 저 와인이 땡겼는데
먹던 마라벨라껀 아니지만 맛은 비슷했다.
이렇게 마법처럼 나와서 넘 좋았다.
둘의 궁합은 찰떡 ㅋㅋ
저번에 먹었던 건 자연산 모듬 물회였는데
사장님이 파도 때문에 배가 못나가서
가자미밖에 안된다고 하셔서
이번에는 우가 가자미 물회로 포장해왔다.
사실 물회는 새콤달콤한 양념에
여러가지 씹히는 맛으로 먹었는데
이 집 물회는 정말 '회' 맛으로 먹는 느낌이더라.
가자미가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회 양도 엄청 많았다
물회랑 와인 한 병 싹싹 다 먹고
둘 다 침대 위에 잠깐 눕자해서
진짜 잠깐만 누워있으려고 했는데
스르륵 잠들어버렸다.
몇 시간은 잔 것 같다.
눈을 떠보니 밖이 어둑해져있었다.
저녁이 되니 날이 선선해졌다.
스파에 불도 켜서 분위기 내서 해보고
이렇게 오늘 하루 끝났나 싶었는데
우가 갑자기 잠깐 밖에 나가있으라해서
뭔가 작당을 하려는구나 싶어서
잠깐 나가있다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에 들어오니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여 놓았다.
왠지 우가 만든 케이크 같았는데
진짜 우가 만든 케이크였다.
복숭아인가 싶었는데,
망고를 사다가 만든 망고 케이크였다.
세상에 내가 태어나서
망고 케이크를 다 먹어보네 🥭
노래 부르며 생일 축하하고
호 촛불을 불고
즐거운 생일날
우가 편지랑 선물도 준비했다.
망고 케이크로도 충분했는데
감동이었다 😀
언제였던가,
우가 나에게 은방울꽃 화분을 사준적이 있었다.
그 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꽃이 피어있을 때면
코를 계속 들이대고 킁킁 거렸었다.
식물원에 은방울 꽃을 보러 가기도 하고
은방울꽃이 그려진 노트나 뭔가를 보면
혹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은방울꽃 향수가 있을까 하고
검색했을 때 발견했던 겔랑 뮤게 향수.
근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에이, 뭐 이런걸 사 하면서 말았었는데...
은방울꽃 향수를 사다 주었다.
향기가 싱그럽고 고왔다.
아까워서 어찌 쓴담!
특별한 날에나 뿌려야지 히히.
다음날 아침 ☀️
어제 먹다가 남긴 망고 케이크랑
우가 만든 베이글과 크림치즈랑
커피랑 슙슙 먹었다.
체크아웃 하고
고래불 해수욕장으로 떠났다 🏖
올 여름 한국에서 첫 수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