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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례 시골집에서 보낸 저녁, 시골집 아궁이에서 삼겹살 구워먹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1. 4. 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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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구례를 찾았다.

    대구에 살게 되면서 제 집 드나들 듯이
    정말 많이 놀러 갔었던 구례.
    요즈음 어디론가로 귀촌할 생각이 구체화 되면서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
    우리 미래의 집을 상상하며 돌아다니고 있다.
    아무래도 계속 맘이 동하는 곳은 지리산 자락 어딘가이다.

    이번 여행도 집 찾기(?)의 연장선상,
    전라도 구례로 떠났다.




    맑은 날, 퇴근하고 구례로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구름 사이사이로 햇살이 삐죽삐죽 들이쳤다.
    멀리 보이는 산들은 푸른 나무 옷을 가득 껴입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하나로 마트에 들러서 저녁 장을 봤다.
    구워먹을 삼겹살과 쌈 채소, 과일 등 2박 3일간 지내며 먹을 것들을 가득 담았다.
    장 보며 구례 맥주를 발견했다.
    눈에 확 띄어서 사진을 찍어 두었는데 생김새가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지역맥주가 점점 더 많아지면 좋겠다.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에 숙소에 도착했다.
    구례의 어느 촌집,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다.
    노란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가 마당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여름날이었지만 호스트 분께서 아궁이에 불을 올려 주셔서 우리는 특별한 삼겹살을 해먹을 수 있었다.
    바로 아궁이 장작불에 구워먹는 삼겹살이다.

    고양이는 익숙한 듯 아궁이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마도 여기서 고기를 구워 먹었던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고기를 몇 점 던져 주었나 보다.




     




    일단 사온 술과 음료들을 차곡차곡 냉장고 안에 넣었다.
    그리고 고기와 같이 구울 야채들을 씻고 정리하며 즐거운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우리는 삼겹살을 집어 들고 집 밖으로 나와 아궁이 쪽으로 걸어갔다.
    커다란 장작들이 아궁이 안에서 시뻘겋게 타고 있었다.
    우리는 삼겹살을 올린 무거운 그릴을 아궁이 안으로 집어 넣었다.








    그릴 위에서 지글지글 삼겹살이 먹음직스럽게 익어 갔다.
    고기를 굽는 동안 주위에서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까지!

    범인은 바로 고기 냄새를 맡고 찾아온 고양이들이었다.







    고양이 다섯마리가 우리가 앉아 있는 아궁이 주위만을 뚫어지게 쳐다 보고 있었다.
    몇몇 고양이는 다 구운 고기를 올려 놓은 접시 위에 발을 들이밀기도 했다.
    호스트분 말로는 저 고양이들을 절대 불쌍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고, 풍족하게 무척 잘 먹고 다니는 녀석들이라고 했다.

    왠지 고기 한 점을 던져 주었다가 고양이들이 단체로 우리에게 달려들 것 같은 두려움에 그럴 수가 없었다.
    괜히 고양이들을 고문하면 안될 것 같아 후다닥 고기를 구워내고 안으로 들어왔다.






    고양이의 눈길이 어찌나 부담스러웠던가!
    숙소 안으로 들어오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늦은 저녁 시간, 배가 엄청 고팠던지라 허겁지겁 고기들을 뱃속으로 집어 넣었다.
    장작불에 구워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호스트분께서 주신 김치!
    고기 기름에 구워진 김치의 맛이 아주 환상적이었다.

    마지막은 우리가 좋아하는 뜨거운 국물 라면으로 마무리.




     

     




    잠에 들기 전 기념 삼아 구례 맥주를 한 캔씩 마셨다.
    여름이었지만 그리 덥지 않았던 것은 산 아래 집이라서 그랬을까?
    배는 부르고 알딸딸한 기분에 취해 행복한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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