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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라늄 엔틱로즈 키우기, 연핑크색 꽃이 피고 지고 조금씩 키가 커가는 중
    일상기록/베란다 정원 2022. 5.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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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화원에서 데려온 제라늄

    앙증맞은 크기에 두 송이 꽃을 달고 있던 제라늄이었다.

    화원 사장님께 이름을 여쭤보니 '엔틱로즈'였다.

    이름에서 뭔가 아름다움이 뿜뿜 느껴졌다.

    그냥 로즈도 아니고 엔틱 로즈라니,

    엔틱 처돌이에게는 놓칠 수 없는 제라늄이었다.

     

    그렇게 이 조그만한 포트 화분에 담겨 있던

    엔틱로즈를 집으로 데려왔다.

    조그만해서 저렴할 줄 알았는데 헉, 가격이 사악했다.

    제라늄을 잘 모르는 나라서 가격도 잘 몰랐다.

    하지만 이미 마음에 든 녀석,

    다시 내려놓기에는 눈에 계속 밟힐 것 같았다.

    덜컥- 그냥 데려와 버렸다.

     

    꽃송이가 연한 핑크빛이었다.

    진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묽지도 않은 그런 핑크빛.

    모양을 보면 이름처럼 장미와 비슷해보였다.

    겹겹이 피어난 풍성한 꽃잎들이 모여

    귀엽고 작은 장미꽃을 만들어냈다.

     

    제라늄은 꽃이 오래가서 참 좋다.

    꽃 두송이가 날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꽃이 피어있으니

    출근 전 그리고 퇴근하고 베란다로 달려갔다.

    조그만 꽃들이 방긋 웃으며 환하게 날 반겨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날 꽃이 떨어졌다.

    장미처럼 바싹 말라서 고대로 톡 떨어졌다.

    마른 모습도 어찌나 아름답던지.

    피어있을 때 그 모습 그대로 말라서 무척 이뻐서

    어디 버릴 수도 없어 화분 위에 얹어 두었다.

     

    제라늄은 과습을 싫어하니 물주기에 주의하고 있다.

    겉흙이 마르면 손가락을 쏙 집어 넣어서,

    손 한마디 정도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고 있다.

    집에서 키우던 오렌지 제라늄은 그냥 막 길렀는데도

    커다란 나무가 되어 우리집 베란다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녀석은 아직 애기 같은 조그만 모습이라 되게 조심스럽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꽃송이가 떨어졌다.

    꽃잎 하나하나가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라붙은 모습도 어찌나 이리도 아름다울까?

    마지막 말라버린 바스락거리는 꽃 한송이는

    작년 로즈데이에 받은 노란 장미 꽃다발을 말려둔 곳 위에 얹어두었다.

    색이 바랠지 그대로일지 모르겠지만,

    꽤나 오랫동안 두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줄기 끝에서 작은 이파리들이 쏙쏙 올라오더니

    기지개를 펴듯이 이파리들은 제 몸을 활짝 펼쳤다.

    아직 더 크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마도 잘 자라날 것만 같다.

    모든 잎이 그러지는 않았지만,

    이파리에 둥그렇게 보이는 무늬도 이뻐 보였다.

    그리고 어느날 엔틱로즈를 분갈이 해주었다.

    심어 놓았던 토분이 질이 좋지 않아서 자꾸 부서져 내렸다.

    흙이 바스스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어서 얼마나 거슬렸는지 모른다.

    바꿔줘야지 바꿔줘야지 생각만 하다가 날 잡고 바꿔주었다.

     
     

    기존보다 조금 더 큰 토분에다가 옮겨 심어 주었다.

    뿌리가 실하게 잘 자라있어서 앞으로 새로운 토분에서도 잘 자라날 것 같다.

    배수가 잘 되고 과습 문제 없도록 흙에 마사를 많이 섞어서 밑에 깔아주었다.

     
     

    얼른 자라나서 꽃들을 많이 피워냈음 좋겠다.

    그리고 더 큰 화분에 이사를 시켜 주고 싶다.

    왠지 하늘빛깔 도는 토분이면 정말 이쁠 것 같은데

    그럴 날이 올려나 모르겠다.

    내가 열심히 이 친구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뻐해주면

    그런 날도 머지 않아 오긴 하겠지, 그렇게 믿는다.

    우리집 베란다 볕 잘드는 곳에 놓아 두었다.

    꽃은 저물었지만 이파리만 봐도 어여쁘고

    조막만한 크기가 귀여워서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귀여운 녀셕,

    핑크빛 장미같던 꽃을 기다리며

    올 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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