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여행 두번째 날, 무주 산골영화제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근처 무주의 관광지들을 무료로 돌아볼 수 있는 카드를 주었다. 그 중 모노레일이 있다는 태권도원을 방문했다. 태권도원 입장료는 어른 기준으로 4,000원이었다. 우린 영화제 덕분에 공짜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이 날은 정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태권도원은 어찌나 넓은지 다 돌아 보려면 하루 종일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15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어서 더운 날에는 걷기 보다 셔틀버스를 타고 각 관광 스팟으로 이동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러 온 것이어서 곧장 셔틀버스를 타고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향했다.
모노레일은 백운산 자락 해발 560m 지점에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것이었다.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며 천천히 모노레일이 올라갔다. 5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산 위로 올라갔다.
전망대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이야- 멀리 보이는 산세가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안내판을 보면서 어디가 어딘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많은 산들이 겹겹이 보였다. 안내판을 보니 충북 영동 쪽의 천만산, 민주지산, 각호산 등의 처음 듣는 이름의 산들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셔틀버스를 타고 지나왔던 태권도원의 모습도 보였다.
멋있는 풍경을 파노라마로도 한 장 담았다.
전망대를 잠시 둘러보다가 내려갈 때는 모노레일이 아닌 산길로 내려왔다. 전망대를 나와 모노레일 탑승장 옆으로 길이 조그맣게 나있는데, 대략 20분 정도 걸으니 처음 출발한 모노레일 탑승장에 도착했다. 가는 길 산속이라서 그늘이 드리워져 덥지 않았고 상쾌한 공기를 쐐며 갈 수 있어서 좋았다.
걸어서 내려 왔는데 모노레일 보다 더 빠르게 도착했다. 아마도 우리가 중간 쯤 가서야 모노레일이 출발했던 탓일까? 우리는 셔틀버스에 먼저 들어가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늦게 버스에 오르면 서서 가야 했다. 걸어서 내려오길 잘했다 싶었다.
밑으로 내려와서 잠깐 전시관을 구경했다. 태권도원의 캐릭터 조형물이 곳곳에 보였는데 너무 귀여웠다. 도복을 입고 있는 호랑이와 하얀 늑대였다. 전시관 안에는 타일 조각으로 만든 호랑이와 하얀 늑대 캐릭터 형상이 있었다. 주말에는 태권도 공연도 있고 체험 활동도 많다고 들었는데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은 곳 같다. 우린 흥미가 없으니 모노레일만 타고 와버렸다.
태권도원을 나와서 우리가 향한 식당은 '산골펜션가든'이라는 곳이다. 산에 놀러가면 백숙을 즐겨 먹었던 기억이 나서 백숙을 찾다가 발견한 식당이다. 식당 상호가 살아 생전 꼭 가봐야하는 산골펜션 가든이었다. 이 무슨 자신감인가 싶다가도 궁금해서 미리 예약을 해두고 찾아갔다.
계곡물 졸졸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능이 백숙을 먹었다. 역시 산 밑에서 먹는 백숙은 배신이 없다. 능이 향이 은은히 나는 보약 같은 국물을 후르륵 마시고 토종닭의 쫄깃한 살들을 발라 먹었다. 맛깔난 반찬들을 심심한 백숙 위에 얹어 먹으니 간이 딱이었다. 배부르고 맛있게 먹고 무주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