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이 지나서 이제 더위가 좀 꺾이려나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그래도 8월 초보다는 덜 더워진 그런 기분으로 해변 위를 걸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서 저벅저벅 모래 위를 걸어갔다. 주차장 근처 해변에는 천막들이 잔뜩 쳐져 있었는데, 품바 공연단이랑 식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으어, 해변 위로 가는 내내 땡볕이라 눈이 부시고 정수리가 따가웠다.
바다 근처에 평상이 여럿 있었다. 안전요원한테 물어보니 평상 빌리는데 10만원인가 그랬던 것 같다. 어이쿠 비싸라! 우리는 돗자리랑 파라솔을 챙겨와서 해변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돗자리와 파라솔도 공짜는 아니었다!
자리를 잡고 있으면 누군가 다가오신다. 그리고는 만원을 걷어가신다. 파라솔이나 텐트를 해변에 치려면 만원을 내야한다고 한다. 안전요원분들과 이곳을 관리하는 분들의 인건비로 사용되는 그런 돈일까?
무튼 우리는 1박할 건 아니었지만, 내야한다니 계좌이체로 송금했다.
파라솔 아래에서 바라보는 바다!
맑고 푸르러서 아름다웠다. 파도 소리와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뒤섞여왔다. 아 평화롭다~!
평상 사이에 현수막이 달려 있었는데, 물놀이하다가 배가 고파질 것 같아서 현수막을 보고 치킨을 주문했다. 현수막에 적힌 위치를 말하고(우린 6번 근처여서 6번으로 말씀드렸다) 가져다 달라고 말씀드리면 알아서 찾아 오신다.
오전 이른 시간에 찾았더니 사람도 적고 물도 시원하고 좋았다. 부표가 떠있는 곳까지는 어른 기준으로 허리에서 어깨까지 정도밖에 수심이 안깊어서 물놀이 하기 부담 없었고, 파도도 잔잔해가지고 수영 연습하기도 좋더라.
물놀이 하다가 나와 모래밭 위에 누우면 뜨거웠던 모래가 그저 따뜻하게만 느껴졌다. 파라솔 아래 누우면 햇볕도 가리고 낮잠이 솔솔 올 것 같았다.
물은 참 맑았다. 예전에 여기 와서 조개를 엄청 많이 잡았었는데, 이번에는 조개가 별로 없었다. 대신 모래 색깔과 비슷한 색의 물고기들이 꽤나 보였다. 해변 쪽 보다도 방파제 쪽으로 갔을 때 물고기들이 더 많이 보였는데, 방파제 쪽은 수심이 깊은 구간도 있어서 조심해야한다.
물놀이 한참 하고 있는데 멀리서 ATV타고 달려오시는 치킨집 사장님을 보고는 헐레벌떡 뛰어 나왔다. 물놀이 후에 먹는 치킨과 생맥주는 기가 막히다아! 😄😄😄😄
수경 끼고 놀다가 스노쿨 마스크 끼고 또 놀기도 하고 정말 정신없이 물놀이를 했다. 사실 동해안 쪽에 해파리가 엄청 출몰했다고 해서, 물놀이를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그새 온도가 좀 내려간건지 우린 해파리를 한마리도 보질 못했다!
늦은 오후가 되니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바다는 더 뜨거워지고 물이 탁해지는게 바로 느껴져서 오후 4시 즈음이던가? 물놀이를 마치고 돗자리를 걷고 일어났다.
근처에 샤워장이 있었는데 성인 기준 3천원 요금을 내면 사용할 수 있었다. 차가운 물만 나오고 샴푸, 린스 같은 건 일회용품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시원하게 샤워하고 나오니 몸이 개운한 것이 제대로 해수욕한 기분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