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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늦은밤 야사카 신사와 마루야마 공원에서 즐긴 벚꽃일본 방방곡곡/교토 2023. 3. 2. 14:20728x90반응형
늦은 밤 찾은 야사카 신사.
낮에 왔을 때랑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뭔가 더 신비롭고 활기찬 기분이 들었다.
주홍빛깔이 어찌나 이쁘던지, 조명을 받아서 그런가 낮보다 빛깔이 더 선명해보였다.
야사카 신사를 지나서 마루야마 공원 쪽으로 걸어갔다.
밤하늘 아래 벚꽃 가득 핀 공원에서 술 한잔 탁! 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나? 우리 둘 다 술을 좋아해서 천만다행이다.
사실 난 어릴 때 술을 별로 안좋아했고 남편은 꽃을 별로 안좋아했다. 그런데 지금은 둘 다 술도 좋아하고 꽃도 좋아하게 되었으니, 오래 같이 지내다보니 서로 맞아지나 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원을 향해 걸어갔다.
두둥실 하늘 위에 뜬 보름달이 아름다운 밤.
공원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세계 곳곳에서 모인 사람들이 흥겹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축제의 현장에 온 것 같아 우리도 덩달아 신이 났다. 얼른 어디 앉아서 자리를 펴고 벚꽃을 즐기고 싶었다.
활짝 피어난 벚꽃 아래에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고개를 들면 벚꽃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벚꽃이 핀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가지마다 연두빛 싹이 막 올라오고 있었다. 낮이었으면 벚꽃이 볼품없어 보였을 수도 있는데, 밤이라 그런지 그저 좋았지.
가끔가다 하늘에서 벚꽃잎이 떨어져서 우리 옷깃에 닿기도 하고 벗어 놓은 신발 안에 들어가기도 하고 그랬다.
좋다 좋아!
우리 옆 테이블에는 기모노를 차려 입은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다.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인지 단체로 모여 어느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말아올린 옛스런 머리 위에는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색색깔로 곱게 차려 입은 기모노, 허리띠 오비는 길게 축 늘어져 있었다. 하얀 분이 얼굴과 등 전체에 칠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신기해서 자꾸 눈이 갔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저녁을 먹고 온 상태라 간단하게 안주로 먹을 오뎅 모듬을 주문했다.
오뎅은 물론이요 간장에 졸여진 무와 두부가 어찌나 맛나던지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마시면 찰떡궁합.
벚꽃 아래에서 맛난 음식과 술과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루야마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야사카 신사를 지나서 밖으로 나왔다. 이제 숙소에 돌아가서 좀 쉬어야지 싶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벚꽃 보러 다니느라 무척 바빴던 교토에서의 하루.반응형'일본 방방곡곡 > 교토'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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