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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벳부 여행 지옥 온천 순례 대머리스님 지옥, 바다 지옥, 가마솥 지옥 (오니시보즈 지코쿠, 우미 지코쿠, 가마도 지코쿠)
    일본 방방곡곡/규슈(Kyushu) 2023. 4. 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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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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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야 에비스에서 온천을 마치고 지옥찜푸딩을 냠냠 먹고 지옥온천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옥온천은 여럿 있는데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을 추려 몇 군데만 가보기로 했다.


    지옥온천 보러 가는 길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바다지옥(우미지코쿠)'. 바다지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우리는 분명 바다지옥에 가려고 했었는데, 길을 잘못 든 것 같았다. 바다지옥 매표소 왼쪽으로 길이 나 있었는데, 그리로 들어갔더니만 다른 지옥 입구가 나온 것이다.


    지옥온천 안내판
    여긴... 대머리스님지옥 입구였다!!!



    근데 이 사실을 표를 끊고 나서야 알았다. 하하하.

    우리는 그냥 지옥온천 3군데 정도만 둘러볼 생각이어서, 통합권을 안끊고 들어갈 때마다 매표하기로 했다. 돈을 내고 표를 받았는데 왠 잿빛 물 웅덩이 사진이 담긴 엽서형태의 표였다. 그제서야 아, 여기는 바다지옥이 아니구나 깨달았다.


    대머리 스님 지옥에 가다!

    지옥온천 입장료
    지옥온천 통합권 : 2,000엔에 8가지 지옥온천 관람 가능
    지옥온천 개별권 : 입장당 400엔


    이미 표를 끊어버렸으니 대머리 스님 지옥(오니시보즈 지코쿠)을 구경해야했다. 왜 대머리 스님 지옥이라 불리는지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온천의 모양이 정말 스님의 민머리 같았다.




    시멘트를 섞어 놓은 듯한 잿빛 온천 위에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온천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원형 한가운데서 거품이 보글보글 일어나는 모습이 기이했다. 뭔가 되게 몸에 안좋은 폐기물질이 부글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온천 옆 돌무더기에서는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 오르고 있었다. 보기만해도 엄청 뜨거워 보이는 돌들, 일본은 정말 화산섬이구나 싶었다. 연기가 끊임없이 올라왔는데 금방이라도 뭔가 분출해서 튀어나올 기세였다.




    대머리 스님 지옥은 규모가 크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이 적어서 한적했고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어서 걷기 좋았다. 스템프도 있어서 일기장 한 구석에 기념으로 도장을 찍어 넣었다. 대머리 스님 지옥에서 보낸 시간은 뭔가 힐링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람이 적어서 그랬던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대머리 스님 지옥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족욕이었다. 바다지옥에 노천 족욕장이 있다고 들어서 수건을 미리 챙겨왔었다. 대머리 스님 지옥에도 족욕탕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우리가 전세 낸 것처럼 이용했다.




    따뜻한 온천물에 발을 담궜다. 처음에는 좀 밍밍한가 싶었는데, 발을 오래 담그고 있다 보니 땀이 날 것 같았다. 가져온 수건으로 발을 열심히 닦고 나오니 사우나를 한 것처럼 개운했다.




    대머리 스님 지옥을 나와서 이제 진짜로 우리가 가보기로 했던 바다 지옥(우미 지코쿠)로 향했다. 대머리 스님 지옥 바로 옆이었다.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정원과 연못이 나왔다. 대머리 스님 지옥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넓었다. 정원을 지나서 기념품 샵을 통과해 반대편으로 나가면 드디어 고대하던 바다 지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연기가 너무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바다 빛깔의 온천수를 보기가 힘들었다. 어찌나 연기가 심한지,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울 정도였다.




    커다란 온천 구덩이를 따라서 한바퀴를 돌았다. 연기는 쉴 틈 없이 솟아 오르고, 우리는 언뜻언뜻 비치는 푸르른 온천수를 볼 수 있었다. 새파란 하늘에 초록색 물감을 탄 듯한 에메랄드 빛의 온천이었다.




    온천 근처에는 분홍색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고 푸른 물빛과 하얀 연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서 한동안 바라보았다.




    붉은 도리이 사이를 지나왔다. 도리이를 경계로 신과 인간의 구역이 나뉘어 진다고 들었다. 우린 알 수 없는 신의 세계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흔들리는 붉은 등이 뭔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제단 같아 보이는 단상 앞에는 술이 놓여져 있었고, 작은 도리이들이 안쪽을 장식하고 있었다. 구글 지도를 살펴보니 '하쿠류 이나리 신궁'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마도, 이나리 신을 모시는 작은 사원인 것 같았다.




    온천과 신사를 둘러보고 나서 기념품 샵 안으로 들어왔다. 기념품 샵에서 간단한 주전부러도 팔고 있었다. 바다 지옥의 뜨거운 온천물로 쪄낸 삶은 계란과 푸른 빛깔의 맥주와 음료를 사서 냠냠 배를 채웠다.

    아까 바다 지옥을 구경하면서 긴 장대에 매달린 무언가를 보았는데, 그게 바로 달걀 바구니었나 보다.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니 달걀이 무지 맛났다.



    배를 채우고 기념품 샵 안에서 여러가지 기념품들을 구경했다. 쇼핑은 언제나 신이 난다. 귀여운 오이타현의 카보수 곰돌이 인형, 푸른 도깨비 동전지갑, 온천 가루 등등을 사서 밖으로 나왔다. 바다 지옥에도 야외 족탕이 있다고 들어서 온천을 즐기러 족탕을 찾아 다녔다.


    뭔가 되게 기이하게 생긴 동물상, 너구린가?
    바다지옥에는 붉은 온천도 있었다
    바다 지옥 야외 족탕으로 가는 길
    사람들이 온천을 즐기고 있다



    바다지옥의 족탕에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수건을 챙겨온 우리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바지를 걷어 올려서 온천물 안에 발을 넣었다. 아까 대머리 스님 지옥 온천이 더 따뜻한 것 같긴 했지만, 이곳도 운치 있고 나름 한적하니 좋았다.


    바다 지옥 기념품 샵에서 산 푸른 도꺠비 동전지갑
    연잎 위에 동전 올리기 성공!



    바다 지옥을 나가는 길, 연못 위에 있는 연 이파리 위에 동전들이 바글바글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더 동전들이 많았다. 우리도 재미 삼아 남는 동전을 꺼내서 소원을 빌며 연 이파리로 동전을 던져 보았다. 나(Na)가 던진 동전은 연못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우(Woo)는 동전 올리기에 성공했다. 소원을 들어 주시려나?

    마지막으로 가마솥 지옥으로 가는 길,
    커다란 동백나무 두 그루가 우릴 반겨 주었다. 겨울에 찾은 벳부에는 동백꽃들이 한창이어서 눈이 즐거웠다.


    수형이 아름다웠던 동백나무 두 그루
    동백꽃과 함께 기념사진 찰칵



    가마솥 지옥까지는 바다 지옥에서 걸어서 5분도 안걸렸던 것 같다. 주차장에 전세버스가 엄청나게 많은 걸 보니, 가마솥 지옥은 사람들이 무척 많은 관광지구나 싶었다.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엄청나게 큰 가마솥과 무섭게 생긴 빨간 도깨비가 우리를 맞아 주었다. 부글부글 연기가 끓어 오르는 것을 보니 온천이구나 싶더라.




    앞서 보았던 지옥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관광객들의 다수가 한국인이었다. 정말 혼잡한 시장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번잡스럽긴해도 코발트 블루 빛깔의 거대한 온천은 무척 아름다웠다. 돌 근처에 하얗게 석회질 같은 성분이 껴 있었다. 하얗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물빛이 너무 고와서 저 안에서 수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디선가 한국어가 들려와서 종종걸음으로 소리를 쫓아갔다. 일본인 가이드가 약간은 어설픈 한국어로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흙 더미 가운데에 부글부글 온천이 끓고 있었는데 아무런 연기가 나질 않았다. 그런데 우리 눈에만 지금 안보이는 것 뿐이지 연기가 엄청 나고 있다면서, 모기향 같은 걸 대고서 바람을 쐬주니 엄청난 연기가 우리 눈에 보였다.




    안쪽으로 끝까지 들어가면 붉은 온천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가이드가 재미난 쑈를 보여 주었다. 모든 설명들이 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것이 신기했다. 여기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안오는 것일까? 아님 우리가 때마침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들이닥친 시간에 찾아온 것일까? 일본에서 한국어로 설명을 듣고 있으니 신기했다.




    바다 지옥에서 데려온 푸른 도깨비 동전지갑. 도깨비의 빛깔과 온천의 빛깔이 아주 비슷하더라. 너무 귀여워서 기념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3군데의 지옥 온천을 둘러보고 우리는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벳부에서 하룻밤 머물 숙소는 바닷가 근처의 '호텔 앤 리조트 벳부완'였다. 이국적인 야자 나무들을 보며 도로 위를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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