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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꽃 보러 떠난 통영 연화도 섬 여행
    우리나라 방방곡곡/국내 섬 여행 2023. 2.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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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도,

    바다 위에 핀 연꽃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 연화도,

    여름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수국으로 유명한 섬이다.

    겨울이 끝날 듯 아직 머물고 있는 2월,

    우리는 동백꽃을 보러 연화도를 찾았다.

    통영 중화항 욕지도, 연화도 배편 운항 시간표
    통영 중화항 욕지도, 연화도 배편 요금표

     

    우린 중화항에서 배를 타고 연화도로 향했다.

    연화도행 배편을 타면 종점은 욕지도라서,

    중간에 배가 연화도에서 멈춰설 때 내려야했다.

     

     

    우리는 잠깐 선내 객실에 있다가

    선장실에서 새우깡과 캔커피를 사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 주었다.

    정말 오랫만에 새우깡을 던져 보는데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즐거웠다.

     


    연화도에는 고양이들이 참 많았다.

    색색깔 고양이들이 이리저리 몰려 다녔다.

    옹기종기 모여서 볕을 쬐고 있던 고양이들,

    졸린지 눈을 감실거렸다.


    연화도에서 맛난 음식들을 먹었다.

    볼락 매운탕과 생선구이, 통영 산양 생막걸리와 우묵가사리 콩국까지.

    낯선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들이 맛있으면 여행이 배로 즐거워진다.


    연화사 가는 길,

    집마다 벽에 아름다운 연화도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수국 꽃들이 가득 핀 모습을 보니 섬의 여름 풍경이 궁금해졌다.

    정말 이런 모습일까?

    수국이 가득 필적에 다시 연화도를 찾아와야겠다.


    집을 지키는 멍멍이가 지붕 위에 서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한마리가 아닌 두마리였다.

    멍멍이들은 지나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짖기도 하고 쳐다보기도 했다.

    왠지 녀석들, 연화도의 마스코트가 되겠는걸?


    마을에 하나 뿐인 작은 학교를 지나며 드디어 붉은 동백꽃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연화사 가는 길에도 동백나무들이 참 많았다.

    아직 다 피지 않은 꽃송이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계단을 올라 사천왕을 지나오니 매화 향기가 그윽하게 풍겼다.

    절 내에 매화나무들이 꽃송이들을 가득 터트려서 꽃천지였다.

    꽃들을 보니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커다란 탑 옆에 있던 붉은 매화. 진분홍 매화도 꽃잎을 가득 피워냈다.

    이제 곧 있으면 매화가 만발할 시기이니 찾아갈 곳이 참으로 많겠다.

    세상은 넓고 볼 것들도 참 많구나.


    동글동글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송이들이 너무 귀여웠다.

    피지 못한 작은 꽃송이는 작디 작은 구슬처럼 생겼는데 만져보면 몽글몽글했다.

    제 꽃잎보다 크고 긴 것 같은 꽃술은 튀어나온 머리카락이나 수염 같기도 했다.


    절 내에서 스님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다.

    누군가 경전 외우는 소리를 스피커로 틀어놨나보다 싶었는데,

    대웅전 안에서 스님이 실시간으로 말하고 계신 것이었다.

    유리문에 붙어 서서 스님이 말하는 알 수 없는 말들을 들었다.

    터키에 갔을 때 모스크에서 들려오던 기도소리처럼,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연화사를 지나서 더 위로 올라가보았다.

    연화봉까지 이르는 길, 위로 올라가는 길 주위로 온통 동백나무 천지였다.

    동백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새빨간 동백꽃이 제일 먼저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붉디 붉은 큼지막한 꽃 안에 노란 꽃술이 가득했다.


    동백꽃은 떨어진 모양도 아름답다.

    큼지막한 꽃이 숭덩 땅 위로 떨어져서, 마치 땅 위에서 다시 피어난 것 같다.

    누구든 그러하겠지만, 이렇게 곱게 땅 위로 떨어져 지고 나서도 아름다우니

    우린 동백꽃을 참 좋아라 한다.


    줄무늬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던 동백꽃도 보았다.

    붉은 동백 못지 않게 많았던 줄무늬 동백꽃.

    하얀 꽃잎 위에 붉은 물감을 칠한 붓으로 슥슥 그어 놓은 것 같았다.


    아름다운 동백꽃들이 지천에 널려있던 연화도.

    수국이 아니라 겨울 동백을 보러 와도 좋은 섬이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적어서 한적하게

    유유자적 섬을 돌아보고 꽃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렇게 걷다가 보면 보덕암에 닿게 된다.

    우리는 해수관음상을 보러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로, 또 아래로 그렇게 걷다가 보면 그림 같은 풍경과 만나게 된다.


    저 바위가 용머리 바위라고 불리는 거대한 기암괴석인가 보다.

    용머리라는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용의 머리처럼 보였다.

    길게 늘어진 능선이 용의 허리 같기도 했다.

    멀리 멋드러진 바위가 보이고 우리 발 아래에는 가득 핀 동백꽃들 천지였다.


    해수관음상 주변 동백꽃은 절정을 맞이한 상태였다.

    초록색 이파리가 싱그러운 나무마다 동백꽃들이 가득 매달려 있었다.

    짙은 초록빛과 대조되어서 꽃들이 더 새빨갛게 보였다.

    길가에 꽃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동백나무 꽃길의 끝에는 해수관음상이 서있었다.

    거대한 석상을 바라보니 마음이 경건해졌다.

    지긋이 눈을 감고 은은한 미소를 띈 표정에서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잠깐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며 마음 속 바램을 되뇌어보았다.



    연화도 선착장 근처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반하도와 우도로 향하는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걸어가며 바다를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는 것도 연화도의 큰 재미이다.

    나무 데크길을 따라서 설렁설렁 걷다 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한 멋스런 동백나무들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동백꽃들이 가득했던 연화도.

    매년 겨울 이맘쯤 되면 연화도에 붉게 피어난 동백꽃들이 떠오를 것 같다.

    푸른 바다와 해수관음상, 바닥에 떨어져있던 꽃송이들과 진한 매화향기.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동백꽃들을 많이 보러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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