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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카파도키아 아바노스 여행, 아바노스 전망대와 도자기 상점 구경하기
    지구별 여행자/튀르키예 (Türkiye) 2023. 3. 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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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포스팅

    카파도키아 도자기 마을 아바노스, 아름다운 크즐으르막 주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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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ona.tistory.com



    괴레메 마을에서 아바노스로 이동 후 초르바를 아침으로 먹고난 뒤, 우린 시내 중심가로 이동해 차를 세워두고 크즐으르막(붉은 강) 주변을 걸었다.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산책을 하다가  아바노스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에 가보기로 했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도자기 상점들을 구경했다. 구경하면서 사고 싶은 것들이 한가득이었는데, 들고다니면 번거로울 것 같아서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다시 들러 자기 제품들을 사기로 했다.




    언덕을 올라가면 어떤 풍경이 보이려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열심히 위로 올라갔다. 꽤나 경사가 높은 길을 따라서 올라갔다. 마침내 언덕의 꼭대기에 다다르니, 아바노스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멀리 황량한 사막 같은 황무지가 보이고 이름모를 암산이 보였다. 그 아래로 붉은 지붕 달린 집들이 이어졌다. 오래 전 독일 여행을 떠났을 때 보았던 하이델베르크의 풍경이 떠올랐다. 이곳처럼 붉은 지붕들이 끝없이 펼쳐져있어서 기이했었다.




    우리가 방금 전 걸었던 크즐으르막(Kızılırmak, 붉은 강)이 보였다. 멈춰버린 것처럼 보이는 잔잔한 강은 하늘보다 더 푸르르게 보였다. 강 주위로 솟아난 나무들의 잎사귀가 파릇파릇했다. 카파도키아를 떠올리면 척박한 땅이 먼저 떠오르는데, 아바노스는 푸른 강과 나무들 덕분에 싱그럽게 느껴졌다.




    언덕 위에는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고요한 언덕 위에 서서 먼 풍경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언덕을 오르는 길은 꽤나 힘들었는데,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어서 좋았다.​



    그대로 내려가긴 아쉬워서 나무 그늘 아래 있는 벤치에 앉아서 잠깐 시간을 보냈다. 양말을 벗어 던지고 신발 위에 발을 올려 놓고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먼 풍경을 바라 보았다.

    아바노스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이 벤치위에서 보냈던 시간을 이야기하고 싶다. 아바노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살랑 불어노는 바람을 느끼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보냈던 시간은 지금까지도 꿈처럼 남아있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올리브 나무들을 보게 되었다. 카파도키아를 돌아다니면서 올리브 나무들을 정말 많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원에서나 가끔 보던 나무들인데, 카파도키아에는 우리나라 은행나무 수준으로 올리브 나무가 널려 있었다.





    터키 여행을 하며 들렸던 많은 식당들에서 절인 올리브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이토록 많이 자라나고 있으니 즐겨 먹는 것이구나 싶었다. 우리 집에서 기르고 있는 올리브 나무가 떠올랐다. 그 녀석은 대체 언제 열매를 맺어보려나? 평소에도 올리브를 좋아하던지라 나무에 매달린 올리브들을 보니 군침이 돌았다.




    내려오는 길은 다른 골목으로 가게 되었다. 분명 전망대에 오르면서 들렀던 도자기 상점에 다시 가서 기념품들을 좀 사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전혀 다른 곳으로 걸어 나가게 되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정처 없이 걷다가 다른 도자기 상점을 만나게 되면 들어가서 구경해보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던 집인지 상점인지 건물들이 아름다워서 천천히 걸어갔다. 벽을 두르고 있는 담쟁이들도 이쁘고, 예쁘게 꾸며진 대문도 이쁘고 골목의 모습도 이뻤다. 그래서 내려가는 길에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아래로 내려와서 정처없이 걷다 보니 운명처럼 도자기 상점들이 우르르 나왔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그냥 끌리는 곳으로 들어갔다. 어느 가게 안으로 들어갔더니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괴레메 마을에서 지냈던 호텔처럼 돌을 깎아서 만든 것 같았다.




    가게 안에 도자기들이 어찌나 많던지 눈이 휙휙 돌아갔다. 천천히 뜯어보면 하루도 부족할 것 같았다. 이것저것 사고 싶은 도자기들이 많았으나, 무턱대고 사다간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했다. 실제로 집에서 자주 쓸만한 것들을 사가고 싶었다.




    고대 히타이트 시대부터 이어져온 아바노스의 도자기, 히타이트의 문양이 담긴 그릇들과 잔부터 시작해서 오스만 제국의 문양, 현대적인 그림이 담긴 자기들까지. 볼거리가 가득해서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바노스의 도자기 중에서 이렇게 불이 꺼지면 빛나는 형광 도자기도 유명했다. 상점 직원이 영어를 줄곧 잘해서 여러가지 설명을 상세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도 신기한 걸 보여준다면서 가게 전체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도자기들을 보여주었다. 너무 예뻐서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아주 오래전부터 와인을 담아 따르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둥그런 원 모양의 호리병이 눈에 계속 밟혔다. 둥그런 부분 안에 손을 넣어 어깨에 걸고 와인을 따랐다고 한다.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게끔 작은 크기의 장식품들도 많아서 하나 사가기로 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더 많이 사오지 못한게 아쉽다. 그릇 모으는 것이 취미인데 너무 몸을 사렸나? 사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구매한 자기들을 캐리어에 부쳐서 도자기들이 몇 개 깨져서 왔다.

    그 당시에는 기분이 완전 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뭐 산산조각 나지 않을게 다행인거고,  금이 간 녀석들은 본드로 붙여서 장식용으로 잘 쓰고 있으니 그저 좋을 뿐이다.




    카파도키아에서 즐기는 마지막 식사는 맥도날드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언덕 위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던 노란색 엠, 터키 맥도날드에서 즐기는 햄버거 맛은 어떨까? 우리 둘 다 햄버거를 좋아해서기도 했고 왠지 인스턴트 음식과 짜릿한 콜라가 땡겨서 맥도날드를 향해 걸어갔다.




    맥도날드에서 고기가 들어간 버거를 두 개 시켰다. 하나는 터키 스타일이고 하나는 그냥 스탠다드 미트 버거였는데, 그냥 미트버거가 훨씬 맛있었다. 터키 스타일의 버거는 향신료 맛이 심해서 몇 입 먹고난 뒤로는 손이 가질 않았다. 여러나라를 다니며 나름 향신료 부심이 있었는데, 와르르 무너졌다. 내가 진정으로 강한 녀석을 맛보지 못해서 여태 잘 먹었나 보다.




    점심을 먹고 나서 차에 들러서 도자기 상점에서 산 자기들을차에 두고 가볍게 다시 걷기 시작했다. 커피가 훅 땡겨서 아바노스 강 건너편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카파도키아를 떠나기로 했다.




    터키의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주 저렴했다. 우리나라 스타벅스 음료 가격의 한 60~70% 정도라고 느껴졌다. 무얼 먹을까 한참 고민했지만 고른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쿨라임. 갈증이 엄청 나서 시원하게 쭉 마실 용으로 둘을 골랐다.




    웃긴건, 여기 한국인 커플이 있었는데 우리랑 똑같은 메뉴를 시켰다는거. 그거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쿨라임이 맛있인 하지...'




    우리가 방금 다녀왔던 언덕 위로 붉은 튀르키예 국기가 펄럭였다. 강이 아주 잔잔해서 강 위에도 붉은 깃발이 펄럭였다. 파아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도 붉은 깃발처럼 강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아, 아바노스에서 하루 머물렀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이제 렌트카를 타코 네브셰히르 공항으로 향했다. 아바노스를 벗어나니 황량한 땅이 끝없이 펼쳐졌다. 이렇게 카파도키아에서의 3박 4일이 끝이 났다. 안녕 아바노스, 안녕 카파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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