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리랑카 캔디 여행, 캔디에서 전통음식 도사와 꼬뚜를 먹고 아름다운 캔디 호수 걷기 (Sri Krishna Dosai, Kandy Lake)
    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Sri Lanka) 2024. 1. 15. 22:16
    728x90
    반응형

    스리랑카 중부 도시 캔디(Kandy)


    '캔디'라는 이름만 들으면 도시가 뭔가 통통 튀고 귀엽고 아기자기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실제는 전혀 달랐는데 캔디는 꽤나 큰 도시였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도시 가운데에 큰 호수가 있어 운치가 있었고, 역사가 깊어 보이는 도시였다.


    우리가 묵던 호텔 발코니에서는 멀리 산 꼭대기 위에 있는 하얀 불상이 보였다. 호텔로 돌아와서 발코니에 서서 저 먼 불상을 바라보면, 그냥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곤 했다.

    종교는 없지만 성당에 갈 때나 절에 갈 떄나 마음이 그저 편안해지는데, 공간이 주는 고요함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종교에 대한 어떤 감정이 내게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호텔을 나와 낯선 도시를 걸었다. 길거리 위에 보이는 사람들은 우리와는 아주 다른 낯선 이국적인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그렇겠지?

    시기리야에서는 여행을 온 외국인들이 아주 많았는데 캔디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가다가 낯선 이들의 시선이 아주 많이 느껴졌다. 그래, 우리가 신기할 법도 하다. 우리도 이렇게 그들이 낯선데 말이다.

    자그만한 불상이 놓여 있었다.
    우리도 꽃 몇 송이를 주워 그 위에 올려 놓았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에서는 불상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캔디에서도 보게 된 불상 앞에는 색색깔 꽃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부처님께 꽃을 바치며 소원을 비는 것일까? 어떤 마음으로 이 꽃들을 올려 놓았을까 생각해보며, 우리도 꽃송이들을 올려 놓았다.


    우리가 호텔 밖으로 나온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였다. 시기리야에서 컵라면 하나와 망고를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호텔 근처에 전통 음식을 파는 평점 좋은 식당이 있어서 찾아갔다. 식당 이름은 'Krishan Dosai', 식당 안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1층은 자리가 없어서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보고 치즈 꼬뚜와 플레인 도사, 콜라와 파파야 쥬스를 주문했다.

    2층에서 오래도록 보았던 이 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2층에서 바라 본 이국적인 풍경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눈앞에 보였던 장면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초록 간판의 Balaji Dosai라는 식당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들락날락 거렸다. 그래서 저 식당도 나중에 가볼까 호기심이 생겼는데 가보질 못했네. 그 옆에 기념품 가게 앞에는 젊은 청년이 나와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나가는 이들을 붙잡고 싶어 했지만 번번히 놓쳤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인 이곳, 우리에게는 여행이어서 모든 장면들이 낯설었다.

    도사와 콜라 그리고 쥬스


    도사는 남부 인도와 스리랑카의 전통 음식인데, 쌀 반죽을 얇게 부친 쫀득한 식감의 전 같은 음식이었다. 경우에 따라 얇게 부치기도 하고 두껍게 부치기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먹은 도사는 얇게 부친 살짝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는 맛이었다.

    플레인 도사


    이 도사를 곁들여져 나온 향신료 가득 든 소스들에 찍어서 먹었다. 도사는 뭔가 낯설지 않은 맛이었는데 소스가 독특하고 맛있었다. 잘 구워진 반죽을 손으로 뜯어서 소스에 푹 찍어 먹었는데, 커리 소스 같기도 하면서 좀 다른 맛이었는데 우리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치즈 꼬뚜


    우가 치즈를 좋아해서 치즈 꼬뚜를 주문했는데,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꼬뚜가 아니어서 놀랬다. 꼬두라 함은 뭔가 바삭하고 튀기듯이 볶아진 그런 느낌을 상상했는데 치즈가 범벅된 탓인지 뭔가 축축하고 느끼한 맛이라서 생각보다 별로였다.

    어제 시기리야에서 먹은 꼬뚜가 더 맛있었네, 역시 도사 집에서는 도사만 먹어야하는데 도사는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 또 오고 싶을 정도였는데 말이지!


    배부르게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캔디를 구경할 차례였다. 근처에 불치사가 있었는데 저녁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들어서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캔디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호수를 둘러보기로 했다.


    캔디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이 호수는 놀랍게도 인공 호수이다. 영국의 식민지 통치 시절 전, 이곳에는 캔디 왕국이 자리잡고 있었다. 캔디 왕국의 마지막 왕이 논밭 뿐이던 이곳을 호수로 만들었는데 왕국은 망했지만 호수는 지금까지 남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호수 가운데에는 인공 섬이 만들어져 있고 그 위에 길쭉한 나무들이 서있다. 이 모습은 캔디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그런 풍경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호수 둘레로 난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리고 젊은 연인들은 호수 옆 벤치에 앉아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우리가 호수를 돌아보는 동안 몇몇 사람들이 주변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강 들어보니 코리안인가 보다 신기하다 이런 말들이었다. 아직까지 여행다니는 한국인들이 많이 없는 것인지, 스리랑카 곳곳을 돌아 다닐 때마다 사람들이 우릴 너무 신기해했고 반겨주었다.


    캔디 호수를 돌다 보면 만날 수 있던 여왕의 목욕탕(The Queen's Bath).

    캔디의 마지막 왕이 호수를 만들면서 여왕을 위해 만들었다는 목욕탕이다. 멀리서 보면 새하얀 건물이 물 위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였다. 붉은 지붕을 여러개의 하얀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가운데 해자처럼 물이 고여 있었다.


    여기서 목욕을 했다는 것인가? 고여있는 물에 건물의 반영이 동동 떠 있었다. 한 왕국의 왕이 호수를 만들고 또 부인을 위해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왕국은 이제 사라져버렸고 이렇게 껍데기만 남았다. 이 껍데기에 다른 이들의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이겠지, 우리도 이곳에 와서 흔적을 남겼다.


    목욕탕을 나와서 다시 캔디 호수를 걸었다. 캔디 호수는 아주 넓어서 걷다 보면 끝도 없을 것 같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마음 같아서는 캔디 호수를 한바퀴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식물원도 가야하고 저녁에 불치사도 가야했기에 목욕탕을 기점으로 다시 호수를 되돌아서 나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