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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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가득한 봄 교토 3박 4일 여행 프롤로그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3. 2. 7. 21:11
어느 여름날 홀로 즉흥적으로 찾아갔던 교토 그리운 추억을 쫓아 봄날 벚꽃 피는 계절 또 다시 교토로 향했다. 벚꽃을 만나러 교토에 가다 교토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정확한 벚꽃 개화시기를 알 수 없으니 대충 어리짐작해서 티켓팅을 해야했다. 여기저기 수소문 해보니 대략 3월 넷째주부터 4월 초중순까지가 교토 벚꽃 개화시즌인 듯 했다. 해마다 편차가 있어서 날짜를 잘 선택해야 했다. 중간지점인 3월 말에서 4월 초에 교토를 찾는다면 무리없이 벚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3월 31일에 교토로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떠나기 몇주 전부터 인터넷을 들락날락거리며 벚꽃 개화상태를 계속 확인했다. 내가 떠날 즈음 교토 상황을 들어보니 교토 시가지의 벚꽃잎들은 벌써 많이 져버렸고 푸른 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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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교토 여행 기온거리 탐방 (백식당 스키야키, 이노다 커피, 말차라떼, 카모가와)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30. 09:12
화창한 교토의 6월 아침 일찍 후시미이나리 신사에 들렀다가 교토역으로 되돌아왔다. 오늘은 같이 동행하게된 친구들과 기온거리 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어쩜 이리도 푸를까? 구름은 새하얗고 교토타워도 새하얗다. 푸른 하늘 위라서 그런지 더 하얗게 보였다. 어느 책의 작가는 이 교토타워를 흉물스럽다고 이야기했지만 난 그저 너무 좋았다. 교토타워는 교토역을 오고 갈 때마다 날 반겨주는 것 같았다. 시간은 흐르고 영원한 것은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고 복잡하니까 반대는 많았었겠지만 이렇게 교토역 앞에 솟은 타워는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잊지못할 인상을 남기기도 하고... 교토역에서 기온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기온 근처에서 내려 골목골목을 걷기 시작했다. 우리의 첫 행선지는 동행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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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교토 여행 쇼군즈카와 기온 밤거리에서 만난 반딧불이 호타루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29. 16:32
철학자의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고 고조자카(Gojozaka)역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편의점에 들러서 간단히 먹을 저녁거리들을 샀다. 맛나보이는 맥주 몇개와 모밀국수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먹을 계란 샌드위치까지! 먹을 것들을 사들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길 멀리 보이는 기요미즈데라는 지는 햇살에 노랗게 물들었다. 아늑한 숙소로 돌아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사온 저녁거리들을 먹으며 쉬었다. 7시 즈음이던가 게스트하우스 아저씨께서 교토 시내 투어를 시켜주신다고하셔서 같은 방에 묵었던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나섰다. 제일 먼저 갔던 곳은 쇼군즈카! 이런 곳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아저씨께서 차로 데려다주셨다. 교토사람들의 유명한 데이트 장소라고 하시더라. 교토 시내 야경이 한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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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교토 여행 철학자의 길(哲学の道) 걷기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28. 08:55
은각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 해가 질랑말랑하는 아슬아슬한 시간이었다. 이 시간이 되면 길게 늘어진 그림자와 노란 햇살 덕분에 온 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은각사(긴카쿠지) 근처에 아름다운 길이 하나 있다. 철학자의 길(哲学の道 데쓰가쿠노미치)이라 불리는 곳이다. 봄이면 벚꽃이 한가득 피어나고 개천위로 하얀 눈송이같은 녀석들이 흩날린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들어 황홀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길이다. 지금은 벚꽃도 단풍도 없는 초록 여름. 뭐 어때?! 햇살이 좋으니 신록을 만끽하며 철학자의 길을 천천히 걸어보았다. 일본의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가 이 길을 자주 산책했다고 하여 철학자의 길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가 누군지 잘 모르니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 예전에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갔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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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은각사 카레산스이 하얀 모래 정원 (교토 지쇼지, 긴카쿠지)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27. 09:57
이른 아침 오하라를 둘러보고난 뒤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은각사(銀閣寺)이다. 5시까지 입장이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갔다. 혹시라도 못들어갈까봐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엄청 뛰었던 기억이 난다. 500엔의 입장료를 내고 헐레벌떡 들어온 은각사.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안아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적하니 좋았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기요미즈데라도 그렇고 긴카쿠지도 그렇고 다 해질녘에 와서야 구경하게 되었다. 긴 그림자들이 늘어선 풍경이 아름다운 시간이다. 카레산스이(枯山水) 정원. 정갈하게 사람의 손길이 닿은 모래들을 보는데 비가오면 어떻게 될까하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모래가 다 마른다음 다시 모양을 다듬어야할까? 하얗고 고운 모래가 켜켜이 쌓여 줄을 이루며 단순한 모양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 모래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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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후시미이나리 신사에서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26. 13:02
이른 아침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稲荷神社)로 향했다. 보통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데 버스 원데이 패스가 있어서 교토역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정류장에서 내려 후시미이나리 신사 쪽으로 걸었다. 가는 길에 보게된 후시미이나리 역 신사의 주황색 도리이처럼 붉게 칠해져있다. 곳곳에 보이는 하얀 여우 캐릭터를 보니 제대로 잘 찾아왔구나 싶었다. 나름 서둘러 준비해서 아침 일찍 나왔건만 나보다 훨씬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았다. 북적북적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거리다. 가는 길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과 군것질거리를 파는 좌판들이 가득이다. 발걸음을 서둘러서 얼른 빠져나왔다. 선명한 오렌지 빛깔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곳곳에 세워진 여우동상을 보니 이곳을 왜 여우신사라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후시미이나리 신사는 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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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여행 오하라 자연주의 식당 Kirin에서 홀로 점심 식사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25. 18:29
오하라에서 먹을만한게 뭐가 있을까? 점심을 먹고 교토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기에 구글 지도에서 여러 식당들을 검색해보았다. 오하라 버스정류장 근처에 Kirin 이라는 곳을 발견했는데 평이 꽤나 좋고 메뉴도 마음에 들어서 가기로 결정했다. 나무 꼬치에 먹음직스럽게 꽂힌 오이가 계속 눈에 밟혔다. 저걸 먹어보고왔어야하는데! 다음번에 가면 꼭 사먹어봐야지. 약간 간장 맛나는 짭쪼름한 소스에 절인거라고 하더라. Kirin 찾아가는 길 시골길을 걷는 것 같았다. 울창한 산과 밭의 풍경들과 함께 걷기. 가다가 만난 푸른 산수국 군락! 초록 잎파리 사이로 파란 별들이 총총 떠있다. 산수국의 푸른 꽃들은 사실 가짜꽃이다. 안에 있는 꽃들이 진짜 꽃인데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큼직한 가짜꽃을 피워낸다. 여름은 수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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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혼자 교토 여행 오하라(大原) 호센인에서일본 방방곡곡/교토(Kyoto) 2022. 12. 23. 14:13
교토 북부의 한적한 마을 오하라. 오하라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산젠인이었다. 파릇한 이끼들로 가득했던 산젠인을 둘러보고난 뒤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호센인이다. 산젠인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 호센인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호센인으로 가는 길 내리쬐는 햇살에 나무 그림자들이 바닥에 일렁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세상은 온통 연두빛이다. 눈부시게 화사한 여름날의 풍경, 눈에 담고 카메라에도 담아본다. 입구에서 800엔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호센인 안으로 들어왔다. 인기척이 없어 한없이 고요했다. 내 발걸음 내딛는 소리만 들리던 순간순간. 초여름에 때아닌 단풍이 반가웠다. 빨갛게 물든 가을 교토를 상상해보았다. 신을 벗어두고 조심스레 들어와보니 감탄을 자아내는 액자 정원이 나타났다. 700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