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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 무주 여행 구천동 어사길을 걷기, 행운 반달이를 데려오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4. 2. 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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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날 무주 여행.

    지난 가을날에 무주 구천동 어사길을 걸었었는데 되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다음에 또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번 겨울에 다시 찾게 되었다.


    근처 식당에서 다슬기 수제비와 다슬기전으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니, 걷기 전에 우선 배부터 채웠다!


    밥을 먹고 구천동 주차장에 차를 세우러 갔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2024년 자연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위의 안내판을 보니 구천동 주차장이 무료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우와!


    쭉쭉 뻗은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좌우로 서있는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 길을 걷다 보면 덕유산 국립공원이라는 안내판을 보게 되는데, 그러면 덕유산 자락에 들어섰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귀여운 반달곰 캐릭터가 귀여웠다.


    구천동 어사길을 걷는 내내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러서 너무 좋았다. 바위마다 눈이 쌓여 있었고 꽁꽁 언 얼음들이 매달려 있었다. 차가운 겨울 풍경이었다.


    국립공원 탐방센터에 들러서 일깆아에 스템프를 찍었다. 어디 들를 때마다 스템프가 있나 찾아보고 찍는 편인데,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가 있다. 색깔이 연하게 찍혀서 아쉬웠네. 헤헤헤.


    그리고 덕유산 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행운 반달이를 팔고 있었다. 네잎클로버를 머리에 매단 귀여운 반달곰이었다. 저번에 구천동 어사길에 왔을 때 반달이가 다 나가서 구하질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행운 반달이가 남아 있어서 한녀석 데려왔다.


    구천동 어사길에 들어서면 어사길에 대한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숲나들길부터 시작해서 청렴길, 치유길, 하늘길을 지나 백련사까지 가는 길이 이어진다.

    우리는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찬찬히 걷는 것이 목적이어서, 적당히 걷다가 되돌아오기로 했다.


    첫 구간은 숲나들길, 인월담까지 이어지는 0.8km의 길이었다. 나무 데크가 깔려 있어서 걷기에 어려움이 없는 편안한 길이었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를 걸어가니 힐링이 절로 되더라.


    계곡물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긴 했지만 곳곳이 꽝꽝 얼어서, 계곡물이 차가운 얼음이 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무들은 헐벗었지만 꽝꽝 언 얼음들이 아름다워 겨울이 느껴져 좋더라.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무마다 긴 그림자들이 아른아른 거렸다. 나무 냄새가 그윽하게 풍기는 길을 걸으며 좋은 기운을 가득 얻었다.


    중간에 꽁꽁 언 계곡물을 지나서 다리를 건너고,  반대편으로 건너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길을 걷는 내내 계곡물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그래서 구천동 어사길이 좋은 것 같다.


    소복하게  바위 위에 쌓인 눈, 그 사이사이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멀리 새파란 하늘 위에 떠오른 해는 따뜻한 빛을 내뿜어 계곡물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지난 가을에 왔을 때는 울긋불긋한 단풍 천지였는데, 같은 장소였지만 보이는 풍경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나무들은 헐벗었고 가지 위에 대롱대롱 말라 붙은 단풍잎들이 붙어 있기도 했다.


    겨울의 모습은 마냥 차가울 것 같았지만, 눈으로 보이는 모습들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날이 좋아서 볕이 잘 들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겠다.


    국립공원 탐방 안내소에서 데려온 귀여운 행운 반달이도 기념 사진을 남겨 주었다. 이끼가 가득 낀 바위 위에 올려 놓고 찰칵 했다.


    어디까지 걸었을까? 저번에는 그래도 백련사 가는 길 계단 앞까지는 갔었는데 우리가 늦은 시간에 출발해서인지 계곡에 그늘이 가득 지기 시작해서 춥기도 했고 으스스한 기분이 들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섰다.


    저물어가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돌아가는 길. 흐르는 물줄기는 옥빛으로 반짝였고 새하얀 눈에는 푸르스름한 그림자가 일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봄이 되면 다시 이곳을 찾아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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