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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안 여행 개암사에서,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과 고즈넉한 개암사 산책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4. 3. 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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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반도 여행 중 들렀던 개암사(開巖寺).

    변산을 여러번 찾았는데 매번 내소사만 들렀다가 이번에는 개암사에 들렀다. 변산반도에서 개암사는 내소사 보다 조금 오른편에 있었다. 개암사는 내소사 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서 그런지 고즈넉하고 울금바위 아래 펼쳐진 고찰의 풍경이 무척 아름다워 기억에 남는 곳이다.​

    늦은 오후에 찾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텅 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아직 헐벗은 나무들이 즐비하던 길, 일주문을 지나 걸어갔다. 주위에는 벚나무들이 많아서 봄에 오면 벚꽃들이 화르륵 피어 아름답겠구나 생각했다.


    개암사로 가는 길 전나무 숲 사이로 길이 나있어서 걷기에 좋았다. 우스스 떨어진 낙엽들과 가지만 남은 관목들이 주위에 널려 있었는데, 하늘 높이 솟은 전나무들은 이파리들이 온통 푸릇푸릇했다.


    숲에 들어 섰을 때 느껴지는 나무 향기가 참 좋았다. 나무는 어찌 사람을 이리도 편안하게 해주는지, 아니면 사람이 본능적으로 숲을 편안하게 여기는 것인가?


    막 햇살이 들이치던 전나무 숲이 아름다워서 잠깐 벤치에 앉아서 호로록 텀블러에 담아 온 밀크티를 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뜨끈한 밀크티를 목 뒤로 넘기니 어찌나 좋던지.​

    오늘처럼 살짝 으스스한 날에는 공기가 쾌청하게 느껴져서 건강해지는 기분이 절로 든다. 그래서 항상 다른 계절에 밀리기는 해도, 여전히 겨울이 좋다.


    전나무 숲길을 지났더니 싱그러운 차밭이 나타났다. 차밭 뒤에는 커다랗고 웅장한 바위가 보였다. 저 바위가 울금바위로구나!


    하늘 높이 솟아오른 산봉우리와 싱그러운 차밭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잠시 겨울을 잊게 만들었다. 따뜻한 햇살이 더해져서 봄이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녹차밭은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 사천왕문을 지나왔다. 아름드리 고목이 우릴 반겨주었다. 고목 위로 머리카락처럼 잔가지들이 잔뜩 돋아나 있었다.


    고목을 지나고 나니 돌계단 위에 자리 잡은 멋진 누각이 하나 보였다. 돌계단 위를 올라 누각 아래를 지나가니 대웅전이 나타났다.


    새파란 하늘 위 봉긋하게 솟은 두 바위 아래 자리 잡은 멋드러진 대웅전. 푸른 기와와 붉은 기둥, 녹색 창살이 아름다웠다.


    개암사는 백제 무왕 35년(634년)에 승려 묘련이 변한의 왕궁터에 절을 세운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여러차례 중건을 거쳤고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조선시대 인조 때 다시 지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내소사처럼 역사가 아주 깊은 사찰이었다.


    대웅전 안에 들어서면 황금 불상들이 정면에 놓려져 있었고, 그 위로 빛 바랜 대들보와 갖가지 나무 조각이 돋보였다. 조각된 용의 모습은 색은 바랬어도 그 모습이 아주 생생했다.


    청림사지에서 발견된 고려 시대 불상이 개암사에 보관되어 있었다. 목과 몸통 부분이 떨어져 있던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가운데 큰 불상이 하나 놓여져 있고 그 뒤로 작은 불상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뭔가 이 공간 안에는 사람을 숙연해지게 만드는 분위기가 서려 있었다.


    누각에 들어서면 사각 창틀 앞에 의자가 하나씩 놓여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의자에 앉으면 멀리 대웅전과 울금 바위의 모습이 보이는데, 조용히 명상하기 좋았다.


    누각 안에 앉아 있다가 경내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 울금바위까지 오를 수 있는 등산로를 만났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라 우린 올라가보지 못했다. 봄이 오고 벚꽃 필적에 다시 개암사에 와서 울금바위도 보고 천천히 시간을 보내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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