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장산 우화정 그리고 단풍터널 아래 걷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1. 11. 3. 14:57
    728x90
    반응형

    내장산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를 구경한 뒤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케이블카를 타러 올 때는 셔틀버스를 타고 왔지만 돌아갈 때는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단풍들을 구경하며 걸어가기로 했다. 특히 내장산에 오면 꼭 보고 싶었던 우화정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작은 호수 위에 놓인 정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붉게 물든 단풍들이 호수를 감싸고 있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나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담긴 우화정, 호수 위 돌다리를 건너 정자 안으로 가 보았다. 잔잔한 호수 위에 단풍이 담겨 있었고 파란 하늘이 담겨 있었고 우화정도 담겨 있었다. 고요하게 뜬 반영이 무척 아름다웠다.


    돌다리를 건너 우화정에 가서 호수에 비친 반영을 바라보다가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평일에 오니 사람도 없고 이렇게 조용하고 좋구나. 내일 아침 일찍 이곳에 물안개를 구경하러 와야겠다 싶었다. 왠지 물안개 핀 이 호수가 무척 멋있을 것 같았다.


    단풍 나무 아래에서 우화정을 보아도 멋있지만 돌아가는 길에 보았던 우화정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셔틀버스를 타지 않고 매표소 쪽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호수의 물길을 막아 놓은 둑 같은 곳이 있다. 그 곳에 올라 서서 보는 호수와 우화정의 모습이 기가막히게 아름다웠다.


    맑은 날씨 덕분에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더 아름다웠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호수 안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리고 붉게 물든 단풍과 멀리 보이는 산과 우화정. 크,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카메라 셔터를 반복해서 눌러댔다.


    우화정을 배경으로 실컷 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들어섰다. 셔틀버스를 타고 갔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숲의 향기가 느껴졌다. 시간만 여유롭다면 셔틀버스를 타지 않고 걷는 편이 훨씬 낫구나 싶었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과 아름다운 단풍들 사이로 걷는 길이 어찌나 즐겁던지. 완연하게 물든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알록달록한 풍경도 너무 좋았다. 벼르고 벼르다 온 내장산이라서 그런지 단풍이 어쩌건 간에 그저 좋았지.


    셔틀버스를 타고 지나온 도로변은 아주 곱게 단풍이 물들어 있었다. 도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는데 눈이 아주 즐거웠다. 오늘밤 내장산 근처에 민박집을 잡아두고 하룻밤 자고 내일 다시 내장산을 찾을 예정이었다. 내일은 셔틀버스를 타지 말고 걸어가야지 다짐했다.


    사진도 많이 찍고 단풍 구경도 하며 쉬엄쉬엄 내려왔는데 거의 5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잛은 그런 시간. 셔틀버스를 타면 단 몇분만에 도착해버렸지만, 이렇게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면서 걸으니 참 좋았다. 내일 또 이곳을 찾을 생각을 하니 행복했다. 가을에 이렇게 가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이 어찌나 좋은지, 계절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즐겁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