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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록달록 단풍 보러 찾은 내장산, 내장산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1. 11. 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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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내장산을 가려다 엄청난 차막힘에 기가 죽어서 되돌아 갔었다. 그 때 순창의 어느 마을에서 우리끼리 단풍을 즐겼었다. 그리고 1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다시 내장산을 찾았다. 이번에는 평일에 휴가를 내고 민박집도 예약해 두고 만발의 준비를 한 채 내장산으로 갔다.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꽤나 어려웠다. 절벽 아래 구불구불한 길들을 따라 쉼없이 가야했다. 단풍고개라 불리는 이 도로 위에서 보는 내장산이 아주 멋있다. 알록달록 물든 산을 보기 위해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사람들이 걸어나오기도 했다. 우리도 잠깐 차를 세워두고 산을 바라보다가 다시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민박집에 차를 세워두고 매표소까지 걸어 갔다. 차량이 통제되고 있어서 안쪽까지 차를 끌고 갈 수 없었는데 근처 주차장들은 요금이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가는 길 좌우로 식당들이 많았는데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주차가 무료였다. 그런데 딱히 끌리는 식당이 없어서 그냥 민박집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를 택했다. 알록달록 물든 단풍길을 살랑살랑 걸어가니 힘이 들지는 않았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성인 ₩4,000) 셔틀버스를 타는 곳까지 걸어 갔다. 혹시라도 케이블카 승강장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까봐 최대한 빨리 가고 싶어서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셔틀버스에 올라타서 5분 정도를 달리니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했다.


    케이블카 왕복 승차권을 끊고 줄을 서서 한동안 기다렸다. 멀리 하늘을 바라보니 늠름한 서래봉이 보였다. 알록달록한 산 위에 봉우리들이 참 멋있었다. 케이블카를 기다리던 줄은 은근히 쑥쑥 빠져서 금방 케이블카에 오를 수 있었다. 아무래도 평일이라서 오후에 와도 별 기다림 없이 탈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날 토요일에 케이블카 승강장을 지나갈 때 보니 줄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 색색으로 아름답게 물든 산 위를 지나갔다. 곱게 물든 나무들이 멀리서 보면 동글동글 작은 덤불처럼 보였다. 점점 더 산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을 얼마나 아름다울까?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하니 우르르르 사람들이 내렸다. 모두 다 전망대를 향해 걸어가는 듯 싶었다. 전망대까지는 조금 더 걸어야했다. 산 속 작은 흙길들과 나무 데크 길을 따라서 걸어갔다. 길 끝에 작은 휴개소가 하나 있었고 멀리 전망대처럼 보이는 정자가 하나가 있었다. 정자로 가는 계단 옆으로는 아름다운 단풍 나무들이 서있었다. 이파리들이 아주 곱게 물들어 있었다.


    정자 위 전망대에 올라서 아름답게 물든 산을 바라 보았다. 멀리 서래봉이 보이고 그 아래 내장사가 보였다. 아니 백련암일까? 이야, 깊은 산 속에 쏘옥 절이 숨어있는 것 같았다. 구름들 사이사이로 햇살이 내려와 산에 닿았다. 높고 낮은 산 봉우리 마다 고운 빛깔로 옷을 갈아 입은 나무들이 빽빽했다.


    반대편을 바라보면 우리가 셔틀버스를 타고 지나온 길이 보였다. 푸른 물이 고인 작은 못은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본 우화정인 것 같았다. 아주 조그만하게 보이는 길과 연못을 보니 내가 서있는 곳이 얼마나 높은 곳인지 실감났다. 이렇게 높은 곳에 편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옛날 같았으면 헥헥거리며 산을 올라와야 했을 것이다.


    정자 2층은 번잡해서 1층으로 내려와 단풍나무 아래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케이블카 탑승장 옆에 롯데리아가 있었는데 우리가 점심을 먹지 못했던터라 배가 고파서 햄버거를 사서 챙겨왔다. 허겁지겁 햄버거를 입 속에 들이 밀어 넣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배가 곯은 뒤에 먹으니 햄버거가 꿀맛이었다.


    내장산 단풍들은 온전하게 물들지는 않았다. 아마도 다음주가 되어야 절정일 것 같았다. 지금은 스멀스멀 물들어가는 중인가 보다. 싱그러운 여름의 빛과 붉고 노란 가을의 빛이 하늘을 뒤덮었다.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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