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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씨엠립 펍 스트리트에서 보내는 흥겨운 저녁 그리고 새벽, 파더스 레스토랑과 밤부
    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5. 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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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타고 캄보디아 씨엠립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올드타운에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되도록 그 장소에 내려주겠다고 했으나 다들 정해둔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가이드에게 괜찮은 캄보디아 음식점을 알려달라고 이야기하니 파더스 레스토랑(Father's Restaurant)을 추천해 주었다. 같이 투어를 했던 언니들과 함께 추천 받은 식당에 가기로 했다.




    메뉴 하나에 2달러에서 3달러 정도 했다. 가격이 저렴해서 종류별로 듬뿍 시켰다. 그리고 1인 1캔씩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솔직히 캄보디아 맥주맛이 별다르진 않았지만 기분탓인가? 맥주 맛은 끝내줬고 우리 모두 흥이 잔뜩 올랐다.




    이곳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메뉴는 모닝글로리 볶음과 록락(캄보디아식 스테이크)이다. 같은 메뉴를 다른 식당에서 먹어봤는데 이 곳만큼 맛있지가 않았다. 특히 모닝글로리 볶음이 정말 맛있었다. 모닝글로리는 속이 비어 있어 공심채라고도 부른다. 한국에 돌아와 모닝글로리 볶음이 너무 먹고 싶어 어디 파는 곳 없나 찾아 보았던 적이 있다. 이태원에서 한접시에 11,000원에 팔고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삼천원 가량 하던 것을 만천원을 주고 먹으려니 사먹으려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깔끔하게 모든 접시를 비웠다. 그리고 맥주도 모두 빈캔으로 만들었다. 외국에서 밥을 먹을 때 일행을 구해서 여러 메뉴를 시켜 나눠 먹으니 더 좋은 것 같다. 이국의 음식들을 다양하게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고 가격 부담도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나와 투어를 같이 했던 언니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우리는 펍 스트리트 주변을 걷기로 했다. 행선지는 따로 없으니 돌아 다니다가 분위기 괜찮은 곳에 들어가 가볍게 술 한잔 해볼까 싶었다.




    무작정 걸어도 거기서 거기일 만큼 펍 스트리트는 넓지 않아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금요일 저녁의 이태원 같았다. 돌아 다니다가 어느 기념품 샵에서 가족들에게 줄 선물들을 사고서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나는 하우스 와인을 시키고 J는 맥주를 시켰다. 둘 다 배가 한껏 부른 상태여서 안주삼아 먹을 치즈 플래터만 하나 시켰다.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밤부(Bambou)라는 붉은 네온사인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 앞으로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국의 언어와 요란한 음악, 오가는 발소리가 어지럽게 뒤섞인 소리를 들었다. 우리가 정말 먼 곳으로 여행왔구나,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꺼내 점원분께 사진 하나를 부탁드렸다. 그리고 답례로 사진을 하나 찍어서 드렸다. 점원이 사진을 받고는 활짝 미소 지으며 무척 좋아했다. 톤레삽 쪽배 체험을 할 때도 뱃사공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하나 찍어서 건냈는데 무척 좋아했다. 사진을 받았을 때 그들의 환한 미소를 보면 우리도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었기를.




    레스토랑에서 나와서 밤부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에서 계속 보였던 밤부 네온사인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다름 아닌 의류매장이었다.




    시원하고 가벼운 재질의 셔츠들을 몇 개 구입했다. 대나무 섬유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야들야들하고 통기성 좋았다. 처음에는 선물용으로 몇 벌 샀다가 입어 보니 촉감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공항에서 반팔 티셔츠를 하나 더 샀다. 물건들을 너무 많이 샀는지 가방이 터지려고 해서 꾹꾹 눌러 담았다.




    밤부 매장을 나와 재즈 선율이 흘러나오는 어느 술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무대 위에서는 라이브 연주가 한창이었다. 새벽 1시가 넘었지만 씨엠립은 한창이었다. 1달러짜리 맥주를 시켜 놓고 리듬에 몸을 맡기며 흥을 돋구었다.




    늦은 새벽, 다음 날을 위해서 이제 그만 숙소에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마트에서 물과 바나나를 샀다. 마트에 삼다수가 있어서 놀랬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인지 한국 제품들이 꽤 있었다. 마트 앞에서 툭툭을 구해 2달러를 주고 숙소로 왔다.

    숙소에 도착한 뒤 한국에서 챙겨온 컵라면 하나를 꺼냈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모기를 피하기 위해 담요를 두르고 밖으로 나왔다. 게스트 하우스 앞마당에 있는 넙적한 돌 위에 앉아서 컵라면과 바나나를 먹었다. 어두운 밤 하늘에는 은은한 별빛이 깔렸다. 이곳이 맑긴 맑은가보다. 별들이 이렇게나 잘보이다니! 야식을 다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 우리 둘 다 기절한 듯이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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