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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팔영산 편백숲 편백나무 가득한 치유의 숲 트레킹하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2. 5. 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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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고흥 여행에서 찾았던 편백나무 숲.

    팔영산 자락에 있는 편백나무가 가득한 '치유의 숲'이란 이름이 붙은 곳이었다.

    네비게이션에 치유의 숲을 찍어두고 차를 타고 깊숙한 산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 길 안으로 들어섰다.

    야자매트가 깔린 길을 따라서 걸어가는데 좌우로 온통 편백나무들이었다.

    숲 길을 걸으니 몸과 마음이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들이 길게 하늘로 뻗어 있었다.

    코 끝으로 상쾌하고도 스파이시한 향이 풍겨왔다.

    피톤치드의 향기인 것일까?

    이 시원하고도 자연스러운 냄새가 난 참 좋다.

    숲 냄새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식물을 뜻하는 피톤(Phyton)과 죽이다는 의미의 치드(Cide),

    피톤치드는 식물들이 여러가지 해로운 균과 생물들을 막고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낸 향균물질이다.

    향균물질은 아주 다양한데 이를 모두 통틀어 피톤치드라 부른다.

    편백나무에게서는 이 피톤치드가 아주 많이 뿜어져 나온다고 한다.

    향균작용을 하는 물질이니 왠지 내 몸의 나쁜 것들을 다 물리쳐 줄 것 같았다.

    숲 길 위의 걸음 걸음에 마음이 점점 편안해졌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이렇게 걷는 순간이 내 인생에 얼마나 될까나?

    아마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깊이 숨을 들이 마쉬고 또 내뱉었다.

    주위는 조용했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나 새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내 걸음 소리에 집중하게 되었고,

    내 숨소리에 집중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내 숨과 걸음,

    관심을 기울이니 나라는 존재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평소에 우리가 흔히 보던 편백나무는 이미 잘 재단하고 마감된 상태의 것이 대부분이다.

    약간 노란빛을 띄는 목재에 시원시원한 향기를 내뿜는 편백나무,

    히노끼 탕에서 보거나 아니면 편백나무 찜을 할 때 보기도 한다.

    그래서 왠지 매끈하고 깔끔할 것만 같은 이미지인데 실제로 편백나무 수피를 보면 전혀 다르다.

    오돌토돌한 나무 껍데기들이 겹겹이 어지러이 쌓여 있다.

    얇다란 나무 조각을 부여잡고 땅기면 주르륵 흘러 내릴 것만 같다.

    편백나무의 이 수피 모양이 참 이뻐서 자꾸 눈길이 갔다.

    몬짓재에 올랐다.

    전설이 얽힌 작은 고개인데 몬짓재 철재 구조물 꼭대기 위에 올라서면

    멀리 굽이진 산들과 팔영제라 불리는 푸르른 저수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봄을 맞은 산은 초록빛깔 옷을 껴입고 있었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하얗고 산은 초록으로 물든

    봄 다운 그런 빛깔들로 가득찬 풍경이었다.

    트레킹 코스가 다양해서 이길로도 가보고 저길로도 가보고 싶었다.

    아주 넓어서 다 돌아보려면 끝도 없을 것 같았다.

    이곳 편백나무 숲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라고 한다.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편백나무 숲도 끝없이 이어졌다.

    중간중간에는 나무 데크가 깔려 있고 작은 의자가 놓여있기도 했다.

    그럼 우리는 의자 위에 누워서 살랑이는 나뭇가지 소리를 듣고,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듣기도 하고 바람 소리를 듣기도 했다.

    숲은 왜 이렇게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인지,

    오래 전 우리가 숲에서 살았던 기억을 몸 속에 품고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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