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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머금은 곡성 장미 축제 아름다운 밤의 공원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2. 5. 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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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성 장미축제 낮과 밤 모두 즐기기!

    곡성 장미축제 입장권을 끊고 장미공원을 돌아보다가 밖으로 나갈 때 팔목에 도장을 찍으면 재입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오후 7시즈음 넘은 시간,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때 다시 장미 축제를 보러 왔다. 주말에는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하는데 입장은 8시까지만 가능하다.


    칙칙폭폭 기차 조형물을 지나가 기차마을 장미공원으로 향했다. 낮에 그 많던 차들이 다 빠져나가 있어서 엄청 한산해져있었다. 차가 너무너무 많아서 횡단보도 건너기가 힘들었는데 말이다. 이번에는 거침없이 걸어 올 수 있었다. 들어갈 때 정말 도장을 보여주면 되는건가 약간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도장 찍힌 팔목을 보여주니 프리패스였다.


    안으로 들어왔는데 세상에 낮에 왔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낮에는 너무 해가 쨍쨍해서 눈을 뜨기가 따가웠고 하늘도 뭔가 타오르는 하얀 빛깔 같았다. 그런데 늦은 시간에 오니 붉게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하늘을 눈 안 부시고 편안하게 바라 볼 수 있었다.


    사람은 훨씬 적어졌고 행사 부스들도 많이 철수한 상태라 장미공원이 참 고요했다. 하늘은 점점 더 붉게 물들어갔고 노을 아래 보이는 장미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낮에는 관광한 느낌이라면 지금은 조용히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아, 낮보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오는 것이 훨씬 낫구나 싶었다.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날씨가 돌아다니기 딱 좋았다.


    낮에 둘러 보았던 길들을 천천히 다시 걸었다. 장미 향기는 여전히 내 코를 찔러댔다. 황홀한 향기를 맡으며 걷는 길들이 참 좋았다. 여기봐도 저기봐도 온통 장미가 가득한 환상적인 동화 속 같은 세상, 그 세상 속을 걷는 나는 마치 요정이라도 된 것 같았다.


    붉은 노을 머금은 하늘이 어찌나 이쁘던지 모른다. 몽환적인 느낌이었다. 한참을 멍하니 노을과 장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아름답다. 카메라 셔터는 노을을 담느라 바빠졌다.


    낮에 보았던 분수대가 나타났다. 조명이 켜져서 더 아름다워진 분수대. 붉은 하늘 아래 물을 뿜어대는 분수와 아름다운 꽃들이 뒤섞였다. 조명은 시시각각 색깔을 바꿔댔다. 갑자기 유럽 어느 정원을 거니는 느낌이 났다.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점점 더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느라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되었다. 다양한 아름다운 장미들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어서 감사한 하루였다. 낮부터 밤까지 장미들과 종일 함께한 즐거운 하루.


    연못에는 아름다운 노을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아름다운 반영을 보는데 갑자기 지베르니에 갔었던 때가 떠올랐다. 그 때 모네의 정원을 보았던 장면들이 생각나면서 추억에 잠겼다.


    두 사람이 걸어가면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낭만적인 길이 계속 이어진다. 장미들 그득한 길들을 따라 걷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지고 웃음짓게 되었다. 향기로운 장미들을 보며 미래의 내 정원을 잠시나마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아름다운 다양한 빛깔의 장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즐거운 상상이다.


    이제 공원에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조명들이 사방에서 켜지고 밤의 공원을 걷는 우리. 장미 축제의 색다른 매력이다. 한산한 밤의 공원을 걸으며 장미 향기에 다시 취해본다.


    기차마을 장미공원을 다 둘러보고 축제의 현장을 빠져나왔다. 한산해진 거리를 걷다 보니 기차 조형물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불이 켜져서 반짝거리는 기차가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냈다. 우리도 작별 인사를 건낸다. 안녕 곡성 장미공원아! 내년 장미축제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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