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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 꽃무릇 핀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길
    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2. 9. 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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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가족들과 부안 변산반도 여행을 왔을 때 내소사 숲길을 걸었는데 참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다. 걷기도 편하고 숲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참 좋았었다.​

    이번 부안 여행에서도 설렁설렁 숲길을 걷고 싶어서 내소사를 찾아왔다. 추석에 찾았던 우리는 운 좋게도 매표 없이 그냥 입장할 수 있었다.




    길게 뻗은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콘크리트가 아닌 흙이 깔린 기다란 숲길을 걸어가니 내 몸과 마음이 진정으로 힐링하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 실내에서 컴퓨터 두드리며 일만 하다 보니 여행 와서 뭐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그저 이렇게 자연 속에서 걷기만 해도 좋더라.​​



    쭉쭉 뻗은 전나무들은 터널을 만들어 주었다. 하늘은 나무 이파리들로 빽빽했다. 나무 향기가 코 끝을 찔렀다. 걷기 참 좋은 날씨에 상쾌한 공기까지 더해지니 기분이 참 좋았다.  


    쓰러져있던 전나무들



    뿌리까지 뽑힌 전나무들이 숲에 널려 있었다. 태풍 때 뽑인 나무들일까나? 저번에 왔을 때도 뿌리 뽑힌 나무들을 보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보여서 신기했다.




    숲길을 걷다 보면 노란 꽃들이 보였다. 기다란 줄기에 매달린 노란 꽃들이 무얼까 자세히 살펴보니 노란 꽃무릇이었다. 활짝 핀 녀석들도 있었고 이미 다 피어 시들어버린 녀석들도 있었다. 빨간 꽃무릇들은 대부분이 아직 봉오리 상태였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을 보며 걷는 길이 참 좋았다. 유명한 절을 찾아가면 이렇게 길이 잘 닦여있고 걷기도 좋았다.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는 항상 절보다 절까지 걸어가는 길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것 같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 오래되어 보이는 돌로 만든 안내판을 보고 내소사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단풍 나무들이 가득했다. 나중에 완연한 가을에 찾아오면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서 참 이쁘겠다.​



    사천왕문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오니 멀리 멋드러진 산과 아름답고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수령이 천년이나 되었다는 아주 오래된 느티나무였다. 벌써 이 나무의 이파리들은 알록달록 가을로 물들어 있었다.




    초록색 붉은색 노란색 알록달록 나무가 참 이뻤다. 뒤에 보이는 암산도 너무 멋있었고 그러다 보니 든 생각은 우리나라 경치 좋은 곳에는 다 절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계절마다 절에만 찾아가도 우리나라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볼 것 같다.​



    대웅보전 앞에 작은 삼층 석탑이 하나 있었고 가지가 왼쪽으로 훅 꺾인 요상하게 자란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어찌 저렇게 한 방향으로 자라났는지, 꺾이지 않고 쭉 자라난 모습이 신기했다.​



    신발을 벗고 대웅보전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세월이 느껴지는 나무 조각들을 바라 보았다. 색이 바랬지만 여전히 화려했다. 대웅보전을 건축하는데에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끼워 만들었다고 한다.




    뒷편에는 오래된 벽화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후불벽화라고 한다. 그냥 지나쳤으면 못 봤을 뻔 했다. 사진 촬영은 금지라서 찍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봐야했다. 관음보살님의 눈을 바라보면 내가 가는 방향으로 눈동자가 움직인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소원을 하나 들어주신다길래 마음 속으로 소원을 한 번 빌어 보고 대웅보전을 나왔다.

    백의관음보살좌상 후불벽화 (내소사 홈페이지)



    나가는 길 커다란 느티나무를 한번 더 바라보며 오래된 세월을 생각했다. 천년의 세월동안 한자리에 서 있던 나무, 세상 너무 복잡하게 살아갈 필요 없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보자 또 다짐해 본다.




    우리는 작은 가게에 들러서는 관세음보살 후불벽화가 담긴 카드를 기념으로 샀다. 소원을 들어 주신다고 했으니 부적처럼 들고 다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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