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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월 여행 동강 옆 붉은 메밀 꽃밭에서
    우리나라 방방곡곡/강원도 2022. 10. 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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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되면 하얀 메밀 꽃밭이 떠오르곤 한다. 언제였던가, 우리는 정말 오래 전 가을날 메밀 꽃이 피어날 시절 봉평을 찾았던 적이 있었다. 봉평은 '메밀꽃'하면 항상 떠오르는 곳이다.

    메밀꽃 흐드러지게 핀 하얀 길들을 따라서 걷고, 어느 허름한 여관방에서 잤던 그 날이 지금은 아련하게 떠오른다.

    올해 봉평을 찾으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메밀꽃이 많이 안피었다고 해서 다음에 찾아가자 하고 미뤘었다. 근데 영월에 붉은 메밀꽃이 피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호기심이 동했다. 하얀 메밀꽃이 아닌 붉은 메밀꽃이라니?




    동강 생태공원을 네비게이션에 찍고 가다가 보면 쭈욱 길게 늘어진 푸르른 동강을 따라서 붉은 꽃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야, 정말 붉은 메밀꽃이구나!

    우리는 차를 멈춰 세우고 호다닥 붉은 꽃밭을 향해 걸어갔다. 붉다기 보다는 핑크빛에 가까운 메밀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있었다.




    푸르른 동강 옆으로 펼쳐진 핑크빛 메밀꽃밭,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날 멀리 보이는 산은 어찌나 선명하던지! 새파란 하늘 위에는 그림 같은 구름이 하나 두둥실 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그림 같았다.




    선명한 분홍빛 메밀꽃들을 따라서 걷는 길, 공기는 좋고 꽃들은 어여쁘고 신이 났다. 메밀꽃의 크기는 아주 작았다. 내 손톱보다도 작은 꽃들이 모이고 모여서 이렇게 큰 핑크빛 바다를 만들어 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던 시간, 노을을 잔뜩 머금은 먼 산이 무척 아름다웠다. 굴곡진 산 구석구석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잿빛 천이 깔린 길들을 따라서 동강 쪽으로 걸어갔다. 시간이 좀 늦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좋았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을 보러 다니기만 해도 전국 팔도강산을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을은 정말 매주 바쁜 것 같다. 날씨는 선선해져서 걸어다니기 좋으니 전국은 축제의 향연이고 어딜가나 가을을 알리는 꽃들이 피어나 있다. 곳곳에 억새들이 만발하고 조금 있으면 단풍들로 산이 곱게 물들 것이다.




    하얗던 구름은 이제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날은 어두워져가고 공기도 차가워지고 있었다. 우리는 붉은 메밀 꽃들을 열심히 사진기 안에 담았다.




    동강 생태공원 쪽으로 가던 길에 우리는 차를 멈춰 세우고 붉은 메밀꽃들을 구경했다. 축제장은 우리가 멈춰선 곳보다 조금 더 앞에 있었다. 해가 이미 다 저물어버린 시간이라 그런지 축제장은 한산했다.




    붉은 메밀 축제는 파했지만 꽃들은 아직 그대로이니 꽃밭 사이로 나있는 길들을 따라서 걸어보기로 했다. 해는 산 뒤로 넘어갔지만 아직 붉은 메밀꽃들이 선명하게 잘 보였다.



    메밀꽃밭을 볼 때면 항상 오래 전 내가 찾았던 봉평 하얀 메밀꽃밭과 더불어 '메밀 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달밤 아래 하얗게 번뜩이는 하얀 메밀꽃들, 그 장면을 상상하니 너무 아름답고 신비로와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때 늦은 밤 메밀꽃밭을 구경하러 밤길을 걸었었는데, 아쉽게도 이곳은 야간에 따로 개장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쉽지만, 언젠가 봉평을 찾을 날을 고대하며 붉은 메밀꽃밭과는 안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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