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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내리는 날 수원 여행, 수원 장안문 야경
    우리나라 방방곡곡/서울, 경기 2023. 7. 22.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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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떠났던 수원 여행.

    수원 여행의 밤은 장안문으로 마무리했다. 수원 화성의 북쪽 문이자 정문인 장안문.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것을 복원한 모습이 현재이다. 장안이라는 이름은 중국 옛 왕조의 수도였던 장안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 한다. 수원 여행 중 하룻밤 묵으려고 예약한 호텔이 이 근처여서, 하루였지만 오며가며 많이 보았다.


    사람들이 걷는 길과 차가 다니는 길 모두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땅에는 물이 고여서 도시의 불빛들이 땅 위에도 아른아른 비쳤다. 비 오는 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가끔은 이렇게 비오는 날이 좋기도 하다. 밤이 되면 자동차 불빛이나 가로등 불빛들이 땅 위로 퍼져나가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수원화성 성곽길에도 불이 켜졌다. 낮에 잠깐 걸어 봤었는데 밤에 걸어도 운치있고 좋겠어. 비가 좀 덜 내렸으면 성곽길을 걸었을 법도 한데, 비가 좀 많이 내려서 성곽길은 포기하고 장안문이나 구경하고 오자 싶어서 문을 향해 걸어갔다.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장안문을 비추는 쨍한 불빛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보이게 만들었다. 분명 밤인데 하늘은 까맣지 않고 잿빛이었다. 하늘에서 하얀 빗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생생히 보였다. 그 모습이 기이하게 느껴졌다.


    우산 쓰고 저벅저벅 장안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장안문에 다다른 순간, 이야 멋있더라!

    켜켜히 쌓아 올린 돌 벽돌들과 높다란 누각, 뾰족하게 솟아 오른 아름다운 처마와 커다란 현판, 둥그런 아치문과 반들거리던 돌바닥까지.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습은 돌 바닥에 비친 장안문의 모습이었다. 비가 많이도 내려서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는데, 그 고인 물에 장안문이 비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데칼코마니 한 것처럼 땅에도 위에도 장안문이 담겨 있었다. 비가 온 덕분에 이런 풍경을 다 보게 되었다. 비가 와서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또 이렇게 밤이 되어 색다른 풍경을 보게 되니 여행은 그냥 그 순간으로 즐겨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 무슨 날씨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될테니 너무 아쉬워 할 필요 없다.


    장안문을 돌아보고 앞에서 기념 사진도 찍고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은 장안문 근처여서 금방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미리 치킨을 배달 주문 시켜놨다. 수원에 오면 통닭은 먹어야한다고 들었는데, 우리 모두 너무 지쳐서 통닭거리까지 갈 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배달 주문해서 호텔 안에서 먹기로 했다.


    축축히 젖은 거리를 걷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 캔도 넉넉하게 샀다. 그리고 와서 치킨을 열심히 먹었다.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었던 나(Na)와 엄마는 그저 앉아 있었고 우(Woo)와 아빠는 열심히 치킨을 뜯어 먹었다. 그리고 짧은 듯 길었던 수원 여행은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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