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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지우펀에서 보낸 하룻밤, 지우펀 선샤인 B&B
    아시아 여행기/대만(Taiwan) 2021. 6. 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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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페이에서 택시를 타고 지우펀 숙소까지 이동했다. 한국 돈으로 사오만원 요금이 나왔다. 택시 기사에게 영어로 이야기하면 반 정도는 통하고 나머지는 아예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디론가 갈 때에는 주소나 건물 사진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했다.

    택시가 크고 넓어서 편안하게 지우펀까지 왔다. 계속 꿀잠을 자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높은 지대에 와서 그런지 귀가 멍멍했다. 창밖으로는 드넓은 푸른 바다가 보였다. 파란 바다를 보니 가슴 속이 환해지는 기분이었다.

    지우펀에는 도착했건만 숙소까지 가는 길이 문제였다. 택시 기사가 숙소 위치를 잘 찾지 못해서 우리는 기사에게 숙소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기사는 전화를 해보더니 이제야 알겠다는 듯 어디론가 이동했고 우리는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가 하룻밤 예약한 숙소는 지우펀의 '선샤인 B&B'라는 곳이었다. 우리 방은 제일 꼭대기 층이었어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계단 위를 한참 올라갔다. 이곳의 유일한 단점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이었다. 땀이 삐질삐질 흐르는 것만 같았다.




    꼭대기층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오르기는 고역이었으나 높이 올라온 만큼 더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풍경을 보니 고생이 싹 씻겨 내려갔다. 아름다운 지우펀 마을과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맑은 햇살이 가득 들이쳐서 주황색 페인트로 칠해진 벽이 화사하게 빛났다. 갑자기 어느 여름날 놀러 갔었던 남프랑스 니스가 떠오르며 마치 그곳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발코니에 서서 한참동안 먼 풍경을 바라 보았다. 따뜻한 햇살이 내 몸에 와닿는 느낌이 좋았다. 아른거리는 그림자들의 모습도 좋았다. 화사한 이 공간과 푸른 바다와 산 그리고 하늘.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자연의 모습이었다. 날은 또 어찌나 좋던지 내 눈이 닿는 곳마다 모든 풍경들이 깨끗하게 잘 보였다. 창을 열어 두고 바람과 햇살을 즐기며 잠시동안 방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방 안에 따로 커피포트나 냉장고가 구비되어 있지는 않았다. 간단한 세면도구와 다양한 티(Tea)들은 카운터에서 가져와 쓸 수 있었다. 끓인 물도 카운터에서 받아야 했고 엘리베이터도 없었으니 여러므로 아주 편리한 숙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은 선샤인 B&B. 내게 아름다운 지우펀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게 해준 것 만으로도 족했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이 바다를 눈 앞에 두고 잠시 동안 낮잠을 잤다. 바람이 솔솔 불어와 꿀맛 같은 잠을 잤다. 얼마나 잤을까? 우리는 눈 비비며 일어나 지우펀 올드 스트리트로 향했다. 홍등이 켜진 거리를 돌아 다니며 지우펀 분위기를 제대로 느꼈다. 지우펀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되었다는 찻집도 돌아보고 왔다.




    늦은 밤 숙소 TV에 핸드폰을 연결해서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며 잠들었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 영화였는데 결국 지우펀에서 보게 되었다. 지우펀을 떠올리면 영화를 보았던 순간도 덩달아 생각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 행복한 여행의 기억을 덧붙여져서 좋았다.




    지우펀에서 하루를 보내고 맞은 아침. 발코니로 나가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먼 바다를 바라 보았다. 바다와 하늘, 산 모든 것들이 새파랗게 푸르렀다.

    내려다 보이는 마을의 모습은 어제와는 달리 무척 고요했다. 어젯밤 지우펀 길거리는 사람들로 빽빽했었는데 말이다.




    갓 구운 와플과 과일, 그리고 따뜻한 밀크티. 거창하진 않았지만 배가 든든해지던 맛있는 아침식사였다.




    대만 여행을 검색하다 보면 많은 이들이 택시투어를 이용해 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을 하루 코스로 다니는 것 같았다. 우리도 택시투어를 할까 아니면 마음에 드는 한 곳에서 머무를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결국에는 제일 가보고 싶었던 지우펀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자 결정을 내렸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참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짙에 노을지던 하늘과 붉게 빛나던 홍등, 그리고 이내 꺼져버린 홍등과 한산한 새벽거리. 숙소 발코니에서 보이던 밤하늘 무수히 떠있던 별. 지우펀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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