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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일 오후 고령 신촌유원지, 둘이서 소박한 캠핑하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사계절 캠핑 2021. 8. 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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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안에서 대구로 돌아가는 길에 취사가 가능한 곳이 어디 없나 검색을 해보다가 고령 신촌유원지를 발견했다. 일요일 점심 지나서 찾아 갔는데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누군가가 신촌목욕탕이라고 이야기했던 걸 본 것 같은데 내가 갔을 때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우와, 물도 맑아 보였고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한 산도 멋있었다. 우리는 롤테이블이랑 의자 두개, 아이스백, 구이바다를 챙겨 들고서 방황을 하다가 제일 끝 쪽에 넉넉하게 빈 공간이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주차장 근처에는 텐트들이 빽빽해서 뭔가를 필 공간이 하나도 없었다.

    중간에 공간이 있어서 자리를 피려고 하니 어느 텐트에서 무지막지하게 큰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큰 스피커로 쩌렁쩌렁 온 공간에 소리를 퍼트리며 나중에는 노래까지 하셨다. 하하.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그냥 자리를 피했다.


    하천과 산을 바라보며 새우와 닭껍질 꼬치와 토마토, 옥수수를 구워 먹었다. 구이바다의 화력이 어마무시했다. 지글지글 익은 맛난 음식들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수도 없이 했다. 캠핑의 좋은 점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기만 해도 즐겁고 왠지 모르게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많은 대화를 하면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요즘같은 시대에 안전하게 신선한 공기를 쐬면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고.


    배도 이제 찼겠다 이제 하천 안에 들어가 발에 물이나 담그고 오자 싶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워보였는데 막상 물안으로 들어가니 유속이 꽤나 쎄서 슬리퍼가 멀리 물에 쓸려갈 것 같았다. 넘어지면 정말 아프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조심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돌아온 우리는 라면을 끓이기로 했다! 신촌 유원지에는 하계에만 운영하는 매점이 있다. 남편이 매점에 가서 라면 한봉지와 햇반을 사왔다. 그리고 쓰레기를 정리할 종량제 봉투도!


    캠핑의 마지막은 역시 라면, 라면 하나와 햇반 하나를 일회용 냄비에 넣고서 지글지글 끓였다. 코펠이 없어서 계속 일회용 냄비를 쓰고 있다. 왠지 환경에게 미안해지는데, 얼른 코펠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니뭐니해도 밖에서 먹는 라면이 최고인가 보다. 별로 배고프지도 않았는데 둘이서 허겁지겁 라면밥을 먹었다.


    해가 저물어 가기 시작할 즈음 캠핑장에 스며드는 햇살이 무척 따뜻했다. 신촌유원지 캠핑장에는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았다.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웅장하고 멋있었다. 나와 남편이 팔을 힘껏 벌리고 나무를 잡아봐도 다 안 잡혔다. 이곳에서 정말 오랜 시간을 보낸 나무인 것 같았다. 커다란 나무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그 아래로 늘어선 그림자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물놀이 시즌이 끝나고 사람들이 줄어들 즈음에 다시 와보고 싶었다.


    해가 저물어 가니 으슬으슬 추워졌다. 사람들을 하나 둘 철수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싸들고 온 드립 커피를 두 잔 내려서 호로록 마셨다.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캠핑은 참 별다를 것이 없는데 왜이리 힐링되고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도대체 캠핑같은건 귀찮게 왜하는 거냐고 이해를 못하던 나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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