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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쇤브룬 궁전 레스토랑 'Restaurant Schönbrunner Stöckl' 슈니첼과 마리아 테레지아
    나홀로 유럽 여행기/오스트리아(Austria) 2021. 9. 2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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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쇤브룬 궁전을 돌아보고 난 뒤 정원 벤치에 앉아 한동안 동행 언니를 기다렸다. 언니를 만나서 궁전 입구쪽에 있는 'Restaurant Schönbrunner Stöckl'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져를 살펴보니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적혔던데 평이 꽤 괜찮았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슈니첼과 마리아 테레지아라는 이름을 가진 치킨요리였다. 나는 독일에서 이미 슈니첼을 먹어본 경험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그때 먹었던 슈니첼은 정말 맛이 없었다. 난 그 때의 기억 때문에 별로 먹고싶지는 않았지만 동행 언니가 먹어보고 싶다기에 하나 시켰다. 그리고 마리아 테레지아, 이름이 재미나서 그냥 홧김에 시킨 메뉴였다.


    그리고 끝내줬던 맥주! 맥주가 두툼하고 무거운 불투명 잔에 담겨 나왔다. 끝내주는 맛이었다. 이런 맥주라면 2잔이고 3잔이고 계속 흥겹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잘츠부르크의 100년된 수도원에서 제조한 맥주라는데 여튼 맛있었다는거!


    슈니첼은 다행스럽게도 독일에서 내가 먹었던 것 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슈니첼은 오스트리아의 전통 음식인데 우리나라의 돈까스와 느낌이 비슷하다. 상큼한 레몬을 슈니첼 위에 흩뿌려 상큼하고 담백하게 먹는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라는 이름을 가진 치킨요리는 독특했다. 베이컨이 치킨을 감싸고 있었고 치킨 안에는 녹아내린 치즈와 시금치가 들어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첫술은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었는데 배가 차오르니 점점 느끼해지는 뱃속! 왜 이곳 사람들이 맥주랑 함께 요리를 먹는지 알 것 같았다. 여기 음식들은 다 그랬다. 느끼해서 완전 클리어를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항상 남길 것을 감수하고 먹어야했다. 라면 국물 한 스푼이 간절했던 점심이었다.




    점심을 다 먹고 내 카드로 계산하려고 하는데 'Declined'이라고 뜨면서 결제가 되지 않았다. 쇤브룬 궁전에서도 카드 결제가 안되어서 현금으로 계산했던터였다. 남은 현금이 없어서  동행 언니가 돈을 다 내주었다.

    동행 언니는 쇤브룬 궁전을 돌아보러 가고 나는 서역으로 되돌아갔다. 빈 서역 3층에 현금 인출기가 있어서 현금을 뽑으려는데 설상가상 인출도 안되는 것이다. 해외에서 쓰려고 굳이 만들어온 신한 마스터 카드였는데 말이다.

    당황스럽고 놀래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정신차리고 보이스톡으로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다가 눈물이 갑자기 터져서 현금인출기 매장 밖에서 엉엉 울었다. 비상용으로 들고온 오빠 카드로 현금 인출이 되어서(체크카드가 아닌 신용카드는 무조건 인출되는 것 같았다. 신용카드를 챙겨가야한다.) 비상금으로 20만원 정도 뽑았다.

    그러고 나는 모바일 인터넷뱅킹을 열어서 신한은행 계좌의 돈을 모조리 농협쪽으로 이체시킬려고 했다. 인출시 농협 카드를 사용해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번을 시도해도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안되어서 또 당황했다. 돈이 한 푼도 없는데 현금 인출도 안되니 불안하고 초조했다.

    겨우 진정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다시 시도해보니 공인인증서 로그인 되었다. 다행이다 싶으니 또 울음보가 터졌다. 이 순간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정신을 붙들고 농협 계좌로 돈을 다 이체시키고 빈 서역 3층에 있는 현금 인출기로 갔다. 농협 비자카드로 시도하니 현금이 좌르륵 뽑혔다.

    이런 일을 겪고난 뒤부터는 항상 마스터와 비자 두 가지 종류의 카드를 가져가고 체크카드라면 신용카드도 별도로 챙겨간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고생해보니 경험치가 생겼고 다음 여행이 더 편해졌다. 이렇게 배워나가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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