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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이 내린 폭스가르텐(Volksgarten) 과 빈 시청사(Rathausplatz) 야경
    나홀로 유럽 여행기/오스트리아(Austria) 2021. 9. 2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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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 언니와 함께 2번 트램을 타고 시청사 쪽으로 향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빈의 놀이공원인 프라터(Prater). 유리창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빈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멀리 시청사 건물 끄트머리가 보이고 맞은편으로는 내 키보다 큰 담벼락이 쭈욱 늘어져 있었다. 담벼락 안으로는 꽃이 가득 핀 아름다운 정원이 보였다. 나와 언니는 정원 풍경에 마음을 뺏겼다. 그래서 정원도 구경할 겸 트램에서 내려 시청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구글 지도 앱을 살펴보니 이 정원은  '폭스가르텐(Volksgarten)'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밝은 해가 비추진 않았지만 짙푸른색으로 물든 하늘이 운치있었다. 붉은 꽃들이 가득 피어있었고 녹빛 어린 조각상이 그 가운데 서있었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공원 안은 한적했다. 이곳에 동행 언니와 나, 단 둘만 있는 것 같았다.


    혼자 걸었으면 조금 무서웠을 것 같다. 언니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살랑살랑 걸었다. 고요한 정원은 깊은 잠이 든 것 같았다. 약간은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였다. 벌써  빈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시간은 속절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위에서부터 짙은 어둠이 죽죽 내려오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시청사 건물에 노란 불이 켜졌다. 그 옆으로 신전 같은 하얀 건물이 눈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발걸음은 절로 이곳으로 향했다. 사진으로만 접하던 그리스 신전을 보는 기분이었다. 언니와 함께 천천히 네모난 둘레를 따라 한바퀴 돌았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언니와 사진들을 여러장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하얀 신전 앞에 서니 노랗게 빛나는 시청사가 정면으로 보였다. 시청사는 검은 숲을 비집고 솟아있었다. 언니와 나는 한참을 서서 시청사를 바라보았다.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낭만적인 밤이었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오고 싶었다. 낮보다 어둠이 내린 밤, 도시를 밝히는 불빛들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홀로 여행을 다니면서 꼭 지켰던 한 가지 수칙은 어두워진 밤거리를 혼자 돌아다니지 말자는 것이었다. 덕분에 무탈하게 여행을 마쳤지만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없었으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동행언니와 함께였기 때문에 컴컴한 저녁에 나와 빈의 밤거리를 돌아볼 수 있었다.


    반짝반짝 황금빛으로 물든 시청사의 모습이 보였다. 하늘로 뾰족하게 솟은 대칭 뿔들이 인상적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시청사 앞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크게 열려 불야성이라고 들었다.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훵한 느낌이었다. 시청사는 조용히 어둠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펜스가 잔뜩 둘러져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먼발치에서 시청사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시청사를 돌아보고 빈 시내를 걷다가 지하철역을 발견했다. 우리는 더 늦어지기 전에 지하철에 올라탔다. 야경이 아름답다는 빈의 놀이동산 프라터(Prater)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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