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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로텐부르크, 안녕 뉘른베르크!
    나홀로 유럽 여행기/독일 (Germany) 2021. 5. 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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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텐부르크 중앙역으로 돌아가는 길, 기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어느 식당에 들어섰다. 로텐부르크 시내에 위치한 사람들이 북적이는 이름모를 식당이었다. 자리에 앉았는데 이 북적이는 식당에 종업원이 한 명이었다. 주문을 언제쯤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더라. 한참을 기다리다가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것 같아 불안감에 식당을 나왔다.

    젤라또나 하나 사먹고 기차역으로 돌아가려는데 길을 잘못 들었나 보다. 구글 지도를 켜서 잘 찾아가는 듯 싶었는데 난 반대로 가고 있었다.




    이런 바보. 내 자신이 한심해졌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될 것을 괜히 구글 지도를 켜서 구경하며 간다고 그러다가 이상한 길로 들어서 버렸다. 혼자하는 여행의 가장 큰 단점은 모든 순간들을 오롯히 나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소연 할 사람도 없고 해결책을 제시해 줄 사람도 없었다. 어쨌든 내 스스로 길을 찾아 가야 했으니 맘을 부여잡고 다시 걸어야 했다. 내 위치를 제대로 잡고 기차역을 찾아 가는데 따스하던 햇살은 이제 땡볕으로 느껴지고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팠다.




    그냥 나는 무지막지하게 짜증이 난 상태였다. 거의 기진맥진할 지경에 이르러서는 문을 연 어느 식당에 들어갔다. 무작정 들어가서 'Hallo '를 외치고 혹시 지금 식사를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종업원은 당연히 가능하다며 들어오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미트 스파게티 하나와 모히또 한 잔을 시켜서 우걱우걱 먹었다.




    로텐부르크 역에서 오후 4시 6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뉘른베르크 중앙역으로 향했다. 중앙역에 내려서는 다시 지하철을 탔다. 긴 여정 끝에 뉘른베르크 숙소에 도착했다. 어찌나 갈증이 나던지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어제 사둔 간식을 좀 꺼내먹으며 쉬고 있는데 사뿐사뿐한 발걸음으로 하얀 고양이가 다가왔다. 고양이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배가 조금 차오르니 졸음이 몰려왔다. 푸근한 침대 속으로 들어가 이불을 있는대로 끌어 올렸다. 블라인드 창살에 걸쳐 들어온 햇살이 따뜻해 보였다. 나는 포근한 잠에 빠져 들었다.




    단잠에서 깨어나 뉘른베르크 시내 쪽으로 향했다. 어젯밤 뉘른베르크의 밤을 함께한 동행과 같이 늦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음악을 들으며 뉘른베르크 구시가지까지 설렁설렁 걸었다.




    고작 3일을 머물렀을 뿐인데 벌써 뉘른베르크 거리가 익숙해졌다. 아는 길을 걸어서 그런지 동네를 걷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단잠을 자고 나와서 그런지 몸은 가볍고 산뜻했다.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즐겁게 걸었다.




    로렌츠 교회 근처 어느 식당 야외 테이블에 사람들이 북적였다. 우리도 야외 테이블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샐러드와 스테이크. 동행은 로제 와인 나는 사과쥬스를 시켜서 짠! 글라스가 부딪히며 쨍그랑 소리가 울렸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이렇게 잔을 부딪히는 것이 좋았다. 왜 그랬을까? 때마침 교회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종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말소리들이 뒤섞여 들려왔다.




    행복한 뉘른베르크에서의 마지막 밤. 다음 날 뮌헨으로 아침 일찍 이동해야 했기에 적당한 시간에 숙소로 귀환했다.

    아쉬운 마지막 밤, 안녕 뉘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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