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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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톤레삽 총크니어(Chong Kneas) 맹그로브숲과 수상가옥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25. 09:00
우리는 톤레삽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차를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선착장에 도착한 뒤 배를 타고 맹그로브 쪽배 탐험하는 곳으로 또 다시 이동했다. 보통 쪽배 체험을 하러 깜뽕블럭에 많이 간다고 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물이 말라 체험하기 힘들다고 했다. 우리는 물이 남아있는 총크니어로 향했다. 2인씩 짝을 지어서 쪽배에 올라탔다. 가이드는 배에서 내릴 때 뱃사공에게 팁으로 1달러 정도 주라고 넌지시 이야기했다. 뱃사공의 노질로 쪽배는 맹그로브 숲을 깊은 곳으로 향했다. 들어서기 시작한 순간부터 입이 쩌억 벌어지는 광경들이 펼쳐진다. 나무 군락들이 어마어마해서 약간은 무섭기도 했다. 자연의 웅장함에 절로 엄숙해지던 순간이다. 이 지구상에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이 참 많았구나,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톤레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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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폐허 속 캄보디아 씨엠립 벵밀리아(Beng Mealea)에 가다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23. 23:20
어릴 적 아빠는 나에게 종종 지브리 영화들을 보여 주셨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공주 등등. 그 영향 때문인지 한 때 나의 꿈이 애니메이션 작가이기도 했었다. 성인이 된 후 나는 가끔씩 추억을 머금은 지브리 영화들을 다시 찾아 본다. 지금 봐도 여전히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다. 어느 날 캄보디아에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장소가 있다고 들었다. 벵밀리아(Beng Mealea)라는 곳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지브리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게 좋아했던터라 벵밀리아에 꼭 가보고 싶었다. 벵밀리아에 들어서면 나가상이 하나 보인다. 나가는 캄보디아에서 신성시되는 뱀(혹은 용)이다. 캄보디아 건국신화를 살펴보면 이 '나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도의 왕자 카운디나는 신의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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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뱅밀리아 투어하러 가는 길에 푸념글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21. 12:00
캄보디아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으려고 일찍 일어났다.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한 이유는 여기서 제공하는 투어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투어는 뱅밀리아 관련 투어였는데, 하필 내가 머무는 날에 손님이 없어서 투어가 무산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게스트 하우스에 투어를 신청해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숙소를 투어하는 곳으로 바꾸지 않았던 것인지 후회스럽기도 하다. 시간 대비 비효율적이였고 무엇보다 숙소가 생각만큼 좋지가 않았다. 숙소 화장실에 불개미가 너무 많아서 질겁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한인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메리트는 한식이나 의사소통 정도였다. 그런데 캄보디아는 영어가 잘 통해서 우리말 쓸 일이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한식이라도 맛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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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여행 펍 스트리트(Pub Street) 레드피아노에서 저녁식사 그리고 밤거리 걷기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20. 15:00
쁘레 룹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낭만에 젖어 들었다. 해는 다 저물고 높다란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왔다. 툭툭 기사님은 좀 전에 헤어졌던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컴컴해진 저녁 펍 스트리트(Pub Street)로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슥슥-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이국의 밤풍경들을 눈에 가득 담았다. 도로 위에는 자동차 보다 오토바이와 툭툭이 훨씬 더 많았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도로 풍경이었다. 펍 스트리트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종일 함께했던 툭툭 기사와 작별인사를 했다. 벌겋게 빛나는 펍 스트리트(Pub Street) 네온사인을 보며 밤거리를 걸었다. 펍 스트리트는 그리 넓지 않았다. 거리 좌우로 펼쳐진 가게들에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 나왔다. 밝은 불빛들 덕분에 어두운 밤이라고 느껴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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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쁘레 룹(Pre Rup)에서 일몰을 보다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19. 20:00
첫 날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는 쁘레 룹(Pre Rup)이었다. 씨엠립에서 아름다운 일몰로 가장 유명한 곳은 힌두 사원인 프놈 바켕이다. 그러나 아름다운만큼 찾는 사람이 많아 일찍가서 자리를 잡아야 일몰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그나마 사람이 적다는 쁘레 룹으로 향했다. 앙코르 톰에서 쁘레 룹까지 툭툭을 타고 갔다. 흙먼지 나는 길들을 지나고 또 지나고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서두른 덕분에 일찍 도착해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일몰까지는 꽤 시간이 남은 상황이었다. 우리는 쁘레 룹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밖에 뻗어있는 나무들 사이에 걸려 있는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저무는 햇살을 받아 쁘레 룹은 노란 따스함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오르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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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톰(Ankor Thom) 피미엔나카스와 쁘레아 빨릴라이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17. 16:38
바푸온(Baphuon)을 지나서 피미엔나카스(Phimeanakas)를 향해 걸었다. 이곳은 과거 왕궁이 있던 자리이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앙코르 톰을 조망할 수 있다. 캄보디아에 오기 전 앙코르 제국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하나 보았다. 그 방송에서 이곳 피미엔나카스에 얽힌 전설을 들었다. 매일 밤 앙코르 제국의 왕은 피미엔나카스의 꼭대기 탑에 올라갔다. 그곳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한 머리가 아홉달린 뱀(Naga)과 동침하기 위해서이다. 뱀이 강력한 힘으로 제국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왕은 매일 그곳에 가야했고 뱀과의 동침 이후에야 다른 여인들과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이 뱀이 밤에 찾아오지 않는다면 국가에 큰 재앙이 닥쳤다고 한다. 피미엔나카스의 계단은 경사가 무척 가파르다. 입구가 막혀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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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톰(Ankor Thom) 바이욘과 바푸온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16. 14:06
우리의 첫번째 행선지는 앙코르 톰(Ankor Thom). 크메르 키친 앞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던 툭툭 기사를 만났다. 툭툭을 타고 꽤 먼 거리를 달려갔다. 흙먼지가 많이 날려서 선글라스를 껴야했다. 선글라스 없이 그냥 가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툭툭 기사가 우리에게 표를 샀냐고 물어 보았다. 아직 사지 않았다고 말하니 우리를 어느 매표소에 데려다 주었다. 앙코르 유적지들을 돌아볼 수 있는 표 3일권을 1인당 40달러를 주고 샀다. 표를 살 때 즉석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표에 찍혀 나와서 재밌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앙코르 톰으로 향했다. 앙코르 톰은 자야 바르만 7세가 세운 거대한 요새이다. 위에서 바라보면 네모난 모양인데 한쪽 평면이 3km이고 높이는 8m 정도에 달한다. 동서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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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 올드마켓(Old Market)과 크메르 키친(Khmer Kitchen)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15. 21:40
오전 9시 좀 넘었을 즈음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했다. 비자 발급으로 시간을 꽤 흘려 보냈다. 그래도 풍문처럼 비자 발급할 때 한국인에게 1달러를 요구하는 일은 없었다. 화장실에 들러 패딩을 벗고 여름 옷으로 갈아 입었다. 이제 나가야지 주섬주섬 짐들을 챙기는데 문득 걱정이 들었다. 게스트하우스에 미리 픽업 요청을 해놓았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태였다. 과연 툭툭 기사가 공항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공항을 나서니 내 이름과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적혀있는 종이를 번쩍 들고 있는 툭툭 기사가 보였다.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보다. 툭툭에 올라 우리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툭툭에 오른 나와 J는 연신 '좋다'라는 말을 내뱉었다. 신나고 즐겁고 행복했다. 진심으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온 '좋다'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