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톰(Ankor Thom) 바이욘과 바푸온
    아시아 여행기/캄보디아 (Cambodia) 2021. 4. 16. 14:06
    728x90
    반응형

     


    우리의 첫번째 행선지는 앙코르 톰(Ankor Thom).

    크메르 키친 앞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던 툭툭 기사를 만났다.
    툭툭을 타고 꽤 먼 거리를 달려갔다.
    흙먼지가 많이 날려서 선글라스를 껴야했다.
    선글라스 없이 그냥 가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툭툭 기사가 우리에게 표를 샀냐고 물어 보았다. 
    아직 사지 않았다고 말하니 우리를 어느 매표소에 데려다 주었다. 
    앙코르 유적지들을 돌아볼 수 있는 표 3일권을 1인당 40달러를 주고 샀다. 
    표를 살 때 즉석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표에 찍혀 나와서 재밌었다.



    앙코르 톰으로 가는 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앙코르 톰으로 향했다.

    앙코르 톰은 자야 바르만 7세가 세운 거대한 요새이다.
    위에서 바라보면 네모난 모양인데 한쪽 평면이 3km이고 높이는 8m 정도에 달한다.
    동서남북으로 큰 문이 만들어져있다.
    성곽 주위로는 수로를 파놓았는데,
    밖에서 보면 물 위에 떠있는 신비로운 도시같다.



    앙코르 톰(Ankor Thom) 지도 (위키피디아)




    툭툭 기사는 바이욘(Bayon) 근처에 우릴 내려주었다.
    몇시간 뒤 문둥왕 테라스에서 만나기로 이야기한 뒤 헤어졌다.
    바이욘은 앙코르 톰 중간에 위치한 사원으로 '아름다운 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자야바르만 7세가 불교를 들여온 뒤 세운 불교사원이다.






    생경한 동남아시아의 사원은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이리저리 흩어진 돌조각들 사이로 나무와 잡초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사원은 자연 속에 파묻힌 모습이었다.
    곳곳에 낀 연두빛 이끼와 이름모를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에 잠식당한 모습이 기괴하면서도 경이로웠다.
    제국은 멸망했지만 유적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거센 자연 앞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후손들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세상은 넓고 내가 사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일이 처음이었기에 모든 것들이 새롭고 신기했다.
    시골쥐가 서울에 상경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 마냥 그렇게 새로웠다.






    바이욘 벽에 새겨진 기록 덕분에 이곳이 자야바르만 7세가 건립한 불교 사원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기록이 없었더라면 갖가지 추측만 난무한 채 이곳은 미스테리로 남겨졌을지도 모른다.
    바이욘은 3층 구조로 되어있고 그 높이는 무려 48m에 달한다.






    회랑을 거닐며 돌에 새겨진 부조들을 살펴보았다.
    옛 크메르인들의 정교한 솜씨가 엿보였다. 바이욘이 12세기 말 경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수백년이 흐른 지금에도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야바르만 7세는 참파국과 치른 똔레삽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참파국은 크메르 제국에 복속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크메르 제국의 번영을 이끈 똔레삽 전투 장면이 바이욘 회랑에 새겨져 있다. 
    부조에 나타난 코끼리가 인상적이었다.






    바이욘 사원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얼굴이 새겨져있는 탑들이다.
    바이욘 탑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면에 얼굴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이런 탑들이 한 둘이 아니다.
    많이 훼손되어 현재 모두 남아있지는 않으나,
    54개의 탑에 216개의 얼굴이 있었다고 한다.
    엄청난 숫자이다.






    보통 학자들은 이 얼굴이 관세음보살을 조각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혹자는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도 한다.
    불교를 들여온 자야바르만 7세는 자신을 부처와 동일시하며 왕권을 강화시켰다고 한다.






    크메르의 미소라고도 불린다는 이 얼굴.
    하지만 사방에서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멀리서 보면 탑 위에 얼굴만 동동 떠있는 모습이어서 기괴하기도 했다.
    홀로 이곳에 왔더라면 오싹해서 들어가지 못했을 것 같다.





    밑에서 올려다 볼 때에는 얼굴이 작게 보여서 그 크기가 실감이 안났다.
    3층에 올라서서 안면탑을 바로 눈 앞에 두고서야 엄청난 크기를 실감했다.
    가까이서 얼굴만 놓고 보면 기괴함 보다는 인자함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미소였다.
    왜 불탑의 미소띈 얼굴을 보고 크메르의 미소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경주에서 발견된 얼굴무늬 수막새가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것처럼 비슷한 맥락 아닐까?





    바이욘을 뒤로하고 근처에 있는 바푸온(Baphuon)을 향해 걸었다.
    바푸온은 앙코르 톰이 건설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힌두교 사원이다.
    시바신을 모시는 사원으로 힌두교 신화에 등장하는 메루산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옛 기록에 의하면 바이욘보다 더 웅장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훼손되어 그 모습을 잃었다.



    바푸온(Baphuon)



    나와 J는 바푸온 내부로 들어가지 않았다.
    쾌적하게 느껴졌던 날씨는 계속 걷다보니 무덥게 느껴졌다.
    새벽 비행기에 올라 경유해서 왔던터라 푹 잠을 자지 못했다.
    게다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돌아다니기 시작했으니!
    몸이 힘들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앞으로 일정이 산더미이니 복원 중이라는 바푸온은 이정도에서 멈추고 다음 장소로 향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