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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싱가포르 야경과 마리나베이샌즈몰
    아시아 여행기/싱가포르 (Singapore) 2022. 8. 1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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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슈퍼트리 쇼가 끝이 나고 반짝거리던 불빛이 멈추었다. 아쉽지만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슈퍼트리 쇼가 끝나자마자 우르르 사람들이 움직였다. 누워있던 엄마와 나도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났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무에서 별처럼 빛들이 반짝였는데, 이제 나무는 짙은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났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떠나 이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일단 이곳을 나가야 할 것 같았는데 길을 잘 몰라서 사람들을 쫓아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것인지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왠지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아 나있는 길을 따라 무작정 걸어갔다. 새카만 연못 위에 금빛 잠자리 조형물이 서 있었다. 연못에 금빛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멀리 보이기 시작한 슈퍼트리. 슈퍼트리들은 새카만 어둠 속에서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잔잔한 연못 위에 슈퍼트리의 반영이 비쳤다. 일렁이는 푸른 불빛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아름다웠다. 멋진 야경을 보며 발길이 닿는대로 걸었다.


    그런데 왠지 이렇게 걷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았다. 길을 찾아 보려고 표지판을 보며 걷기 시작했다. '하버프론트 MRT'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니 커다란 다리가 하나 나왔다. 바다인지 강인지 모를 곳 위에 서있는 다리 위에 서니 멀리 슈퍼트리들과 둥그런 관람차가 푸른빛으로 반짝거렸다. 멍하니 먼 풍경에 잠겨 들었다. 싱가포르의 야경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여러번 담고 다리를 마저 건넜다. 다리를 다 건너고 나니 마리나베이샌즈 건물에 다다랐다.


    마리나베이샌즈는 푸르스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우주 비생선 같은 모습이었다. 사각형 모양의 빌딩에는 작은 창문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작은 창문마다 노란 불빛이 새어 나왔다. 꼭대기에 넓적한 구조물이 세 건물을 이어주고 있었다.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커다란 배 같은 모습이었다.

    우리는 내일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묵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얼마 뒤 우리가 눈앞에 보이는 저 건물의 작은 창문 너머에 서있는 누군가가 되겠구나 생각하니 신기했다.


    어둠을 밝히는 슈퍼트리들을 뒤로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더니 마리나베이샌즈 몰이 나왔다. 건물 가운데 공간이 위 아래로 크게 뚫려 있었고 맨 아랫층은 수로를 따라 물이 흐르고 있었다. 심지어 그 물 위로 관광객들이 탄 배들이 지나다니기도 했다.


    통유리창 너머로는 어둠이 내린 바깥 풍경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물이 흘러 다녔다. 난생 처음보는 생소한 풍경이었다. 쇼핑을 하지 않고 건물만 둘러보아도 재미났다. 늦은 시간인데도 쇼핑몰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인파 덕분에 이 건물이 더 생동감 넘쳐 보였다. 체력이 따라 줬다면 쇼핑몰 구경을 한참 했을테지만, 아침부터 종일 돌아다녔던터라 너무 피곤해서 이만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동물원에서 데려온 레드판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고 있던 드라마


    마리나베이샌즈 몰을 나와서 택시를 타고 프레그런스 호텔로 향했다. 어두운 밤거리를 달려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근처 마트에 들러서 마실 것들을 샀다. 이틀을 머물렀더니 벌써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던 호텔, 꺠끗하게 씻고 하얀 침대보 위에 털썩 누우니 어찌나 편하던지 모른다. 텔레비전을 틀었더니 화면 속에서 중국말이 가득한 드라마 하나가 흘러나왔다. 말은 못 알아 들어도 왠지 알 것 같은 스토리였다. 알 수 없는 말들을 백색소음처럼 듣다가 비몽사몽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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