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안녕 지우펀, 온천마을 우라이로 떠나다 (올드 스트리트와 아메이차주관)
    아시아 여행기/대만(Taiwan) 2021. 7. 20. 17:46
    728x90
    반응형

    지우펀에서 맑은 아침을 맞이했다. 발코니에 나가서 하늘을 바라보니 전날보다 날이 더 좋아진 것 같았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마을을 보니 어제 지나다녔던 지우펀 골목들이 떠올랐다. 고작 하루일 뿐인데도 지우펀이 벌써 익숙해진 느낌이었다.




    발코니에서 서서 따뜻한 햇살을 쬐었다. 포근한 햇살이 피부에 닿을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눈앞으로 보이는 푸른 지우펀 바다, 정말 이곳을 떠나기 싫구나. 대만에서의 하루가 아직 남았지만 벌써부터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에 머리가 지끈했다.




    숙소 조식을 챙겨먹으러 아래로 내려왔다. 갓 구운 와플과 바삭바삭 총좌빙이 나왔다. 총좌빙은 우리나라 부침개 같은 대만 음식이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총좌빙은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짭쪼름한 만두를 튀겨놓은 듯한 느낌이 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과일과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며 아침식사를 마무리했다.




    조식을 먹고난 뒤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숙소에 짐을 맡겨 두고 지우펀 거리로 나섰다. 우리가 지우펀을 뒤로 하고 갈 곳은 온천마을 우라이였다. 우라이에서 1박을 하려고 숙소를 예약해 두었는데 여기 지우펀에서는 꽤나 머나먼 곳이었다.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들어서 숙소측에 오후 2시 신뎬역(Xindian)으로 픽업을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그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우리는 지우펀 올드 스트리트를 다시 찾았다.






    난생 처음 보는 신기한 길거리 음식들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구경만 했지 뭐 하나 먹어보지를 않았다. 왠지 도전해 보기에 벅찬 비주얼을 가진 음식들이 많았다. 다음 여행 때는 좀 먹어보려나? 거리를 거닐다가 생 망고를 썰어서 파는 곳이 있어 우라이에서 먹을 생각으로 하나 사왔다. 망고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작은 플라스틱 통에 썰어 낸 망고를 담아 주셨는데 맛있었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지우펀, 점심 되기 전 이른 아침 시간이었지만 너무 더웠다. 우리는 더위도 피할 겸 출출함도 달래기 위해 어느 식당에 들어갔다. 유리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좋은 식당이었다.





    우선 타이완 비어를 하나 시켰다. 시원한 맥주를 목 뒤로 넘기니 짜릿한 탄산이 몸 속으로 들어왔다. 무더위가 다 씻겨 나가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 유리잔이 우리나라에서 보통 쓰던 맥주컵보다 작아서 시원하게 꿀떡꿀떡 마시기 좋았다.





    식사 메뉴로 마파두부와 밥을 주문했다. 그리고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즉흥적으로 탕을 하나 시켰다. 아직까지도 이름을 알 수 없는 메뉴이다. 탕은 육수가 진하고 시원해서 후루룩 넘어갔다. 국물 안에 각종 채소와 완자들이 가득해서 처음에는 맛있게 먹었다. 고수향이 가득 느껴졌는데 난 고수를 좋아해서 맛있었다. 그러나 계속 먹다보니 고기의 느끼함이 올라와 다 먹지는 못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다. 우리는 어젯밤에 들렸던 '아메이차주관'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홍등이 켜진 황홀한 풍경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삼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우펀을 떠나고자 했다.





    한 번 와봤다고 몸이 길을 기억하는 것 같았다. 지도앱을 켜지 않고 오로지 직감으로 길을 찾아 갔는데 '아메이차주관'이 나왔다. 홍등이 켜지지 않은 낮 풍경도 밤처럼 아름다웠다. 멀리 좁은 길 너머로는 바다와 하늘이 보이고 건물 처마마다 주렁주렁 홍등이 매달려 있었다.




    어젯밤 차를 마셨던 아메이차주관의 야외 테라스도 올려다 보았다. 밤에는 어두워서 그런지 몰랐는데 노란색과 빨간색이 뒤섞인 화려한 천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찻집에서 시원한 차를 한잔 하고 가면 좋으련만! 차까지 마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아쉬웠다. 어제 늦은밤 차를 마신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야 했다.





    밤에는 시커멓게만 보이던 풍경들이 낮이 되니 온통 푸르게 탈바꿈 했다. 하늘 위로는 뭉게 구름이 피어나 있었고 바다는 아주 짙푸른 빛깔을 띄고 있었다. 어제 보았던 지우펀의 아름다운 노을과 반짝이던 붉은 등으로 가득하던 거리 풍경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하루 온종일 매력이 넘치는 지우펀, 이제는 떠나야할 시간이다. 안녕, 다시 올 날이 있을까?




    이제 정말로 지우펀을 떠나야 했다.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은 뒤 택시를 타고 신뎬역 (xindian)까지 이동했다. 생각해보니 '타이페이'에서부터 계속해서 택시를 탔다. 한번쯤 버스를 탈 법도 한데 택시를 타보니 너무 편리해서 장거리를 이동할 때에도 택시를 탔다.

    지우펀에서 머물던 숙소에 택시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신뎬역까지 가는 요금은 정해져 있었다. 2000 대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7만원 정도였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신뎬역으로 순간이동 했다. 둘 다 피곤했는지 택시 안에서 깊은 잠에 들어서 일어나 보니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택시를 타고 정말 먼길을 왔다. 초록빛깔이 인상적인 신뎬역, 택시 기사분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트렁크에서 캐리어들을 꺼냈다. 그리고 우리가 머물 리조트의 픽업 차량을 찾으러 나섰다.





    2시까지 10분여가 남아 있었다. 픽업 차량을 찾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했다. 신뎬역 인포메이션 센터쪽에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고 했는데 찾기가 힘들었다.




    이리저리 헤매다가 드디어 픽업 차량을 찾았다. 페밀리마트 맞은편에 볼란도라고 적혀있는 하얀차가 세워져 있었다. 휴, 안심하며 숨을 고르고 드디어 우라이에 잡아둔 숙소 '볼란도 우라이 스파 앤 리조트'로 떠났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