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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란도 우라이에서 즐기는 티타임과 온천
    아시아 여행기/대만(Taiwan) 2021. 8. 1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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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타임을 가지러 1층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는 길 활짝 핀 플루메리아 꽃송이를 보았다. 하와이 자스민이라고도 불리는 향기가 참 좋은 플루메리아 꽃은 열대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향이 너무 좋아서 한동안 꽃 속에 코를 박고 킁킁거렸다.




    1층으로 내려오니 잔잔하게 고여 있는 물 위로 하늘이 비쳤다. 물에 뜬 하늘의 반영이 무척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물 위로 보이던 하늘과 구름은 유화 물감을 칠한 캔버스처럼 보였다. 인상파 화가가 왜 생겨났는지 알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았다. 곧 직원이 다가와 우리에게 말을 건냈다.

    'Coffee or Tea?'

    우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우롱차 한 잔을 시켰다. 그리고 맛난 다과와 함께 커피와 차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차를 마시다 보면 곧 아트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정갈한 옷을 차려 입은 두 사람이 투명한 물 위에 떠있는 나무 판자 위에 앉았다. 둘은 서로를 마주본 채로 앉아 눈을 감고 잠시동안 명상을 하다가 연주를 시작한다. 사발 모양의 금속 그릇이 앞에 놓여 있었는데 둘 은 작은 막대기로 그릇을 치거나 그릇 안을 휘저었다. 그러면 지이잉-하고 맑은 소리가 멀리 울려 퍼졌다. 가만히 소리를 듣고 있으니 자연스레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은 금속 그릇은 오래 전부터 티베트나 네팔에서 명상 도구로 쓰였는데 노래하는 그릇(싱잉볼)이라 불린다. 그릇에서 나는 묵직하고도 울림있는 깊은 소리가 심신을 달래 주었다. 어린 시절 반질반질한 컵 여러개에 각기 양이 다른 물을 받아 놓고 젓가락으로 통통 치며 놀았던 기억이 났다. 가파른 절벽과 그 아래 옥빛으로 흐르는 강물, 이색적인 풍경과 맑은 소리에 행복해졌다.




    공연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라이 리조트에 체크인 할 때 프랜치 코스 요리로 저녁식사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식사 전에 대욕장에서 온천욕 할 시간이 빠듯해서 방 안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공연장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눈을 떼기가 아쉬웠다.




    방 안으로 돌아 왔더니 처음 봤을 때 보다 더 물빛이 맑아지고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우라이 물빛이 신비로워서 계속해서 멍하니 쳐다보게 되었다.




    우리가 묵고 있던 방에서 1층 공연장이 내려다 보였다. 방금전까지 보았던 공연은 끝났고 다음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까 보았던 무용수가 커다란 북을 치고 있었다. 살짝 창문을 열어 보니 북 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북 공연을 감상했다.




    우리는 방에서 나와 대욕장으로 향했다. 남탕 여탕이 구분되어 있고 따로 수영복을 착용하진 않는다. 대욕장 안에 샴푸, 린스, 바디워시가 구비되어 있어서 세면용품을 들고갈 필요가 없었다. 기대를 품고 들어간 대욕장 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있던 사람들도 다 나가서 넓은 노천탕에는 나 혼자였다.


    노천탕의 모습 (볼란도 우라이 리조트 앤 스파 홈페이지)


    볼란도 우라이 리조트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대욕장의 노천탕이 생각난다. 너무 좋았다. 오묘한 에메랄드 물빛을 바라보며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궜다. 이국적인 식물들과 푸른 하늘이 보였다. 간간히 새소리만 들려올 뿐 아주 고요했다. 내 마음에 평화로움이 퍼졌다. 그 순간 만큼은 아무 걱정도 없었고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편안하고 좋았다.

    한참을 대욕장에 있다가 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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