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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란도 우라이에서 마지막 하루, 그리고 안녕 대만
    아시아 여행기/대만(Taiwan) 2021. 9. 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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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에 저절로 눈이 떠지던 아침이었다. 알람 때문이 아니라 푹 자다가 햇살에 눈이 부셔서 깨는 날은 손에 꼽는다. 평소에는 왜 그리도 힘든 일인지 모르겠다. 눈을 뜨자마자 우라이 아침 풍경이 궁금해서 창가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레스토랑 건물 아래 1층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침 공기를 마시며 그리고 우라이 에메랄드 빛 강물을 보며 운동을 하면 기분이 무척 상쾌할 것 같았다. 좀 더 일찍 깼더라면 운동에 참여했을텐데 아쉬웠다.


    마지막 날 이른 아침에 바라 보았던 우라이는 어제보다 더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물빛이 어떻게 이렇게 신비로울 수가 있는 것인지. 너무 아름다워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어제보다 더 맑고 푸른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창을 열고 아침 공기를 쐬며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었다. 가만히 먼 풍경을 바라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이 곳.


    미리 예약해둔 시간에 맞춰서 조식을 먹으러 방을 나섰다. 옥빛 물결과 파란 하늘이 비치는 핫스프링, 아마도 레스토랑 가는 길 보이던 풍경이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다. 여행 내내 날씨가 좋았어서 참 다행이었다. 비라도 내렸으면 이 먼곳까지 와서 흙탕물만 볼 뻔 했다.


    조식은 간단한 뷔페식 샐러드바가 준비되어 있었고 요리는 오믈렛, 스크램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음료는 신선한 착즙 과일 쥬스 혹은 티, 커피 중에서 고르면 되었다. 여러 과일들과 샐러드 야채, 치즈와 햄 등이 뷔페 바에 있어서 마음껏 덜어 먹을 수 있었다. 상큼하고 신선한 음식들로 배를 채우니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고요함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창 옆에 두고 식사를 하니 너무 행복했다.


    오믈렛과 스크램블을 하나씩 시켜보았는데 참 맛있었다. 오믈렛 안에 버섯과 치즈가 들어 있었다. 보들보들한 감촉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스크램블은 적당히 탄력이 있으면서도 촉촉하게 부드러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하나가 맛있는 집은 나머지 음식도 다 맛있다. 그리고 따뜻하고 몽글한 거품에 시나몬 스틱. 카푸치노로 속을 부드럽게 채우고 우리 방으로 돌아왔다.


    창밖의 하늘은 무척 푸르렀다. 하얀 구름이 가득 피어있는 하늘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방 안으로 돌아와 온천욕을 하려고 하니 창문 밖 우라이 물빛이 갑자기 시뿌옇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방금 전 조식을 먹을 때만 하더라도 에메랄드 빛 오묘한 색을 띄던 물이 어느새 흙탕물로 변해 버렸다.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이렇게 순식간에 변해버려서 무척 놀랐다.


    그래도 어제와 오늘 아침까지 아름답던 옥빛 우라이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뜨끈한 온천물에 발을 담갔다. 볼란도 우라이 스파 앤 리조트에는 룸 안에 따로 온천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마련되어 있다. 온천 느낌이 폴폴 나는 나무 바구니도 덤으로 있었다. 물 온도를 조절하며 온천물을 받을 수 있어 계속 뜨끈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체크아웃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마지막 온천욕을 즐기러 대욕장으로 향했다. 대욕장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넓은 대욕장을 혼자 썼다. 안에 들어가서는 노천탕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밖으로 나와 신선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궜다. 가만히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꼭 파라다이스에 온 기분이었다. 아무런 고민과 걱정 없이 그저 순간순간이 평화롭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온천장에서 나와 따로 마련된 휴식 공간으로 들어왔다. 우라이 강물을 바라보며 누워서 쉴 수 있는 소파들이 가득 있었다. 다양한 티와 커피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에도 아무도 없어서 혼자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잠깐동안 잠들었다. 흙탕물이 아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어제 실컷 보았음에도 조금 아쉬웠다.


    온천욕을 마치고 체크아웃을 위해 방으로 돌아왔다. 온천욕장에서 너무 오래 시간을 보냈나보다. 신뎬역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급하게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 결국 몇개의 짐들을 빠뜨리고 와버렸다.


    미리 12시에 신뎬(Xindian)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예약했었다. 리조트 로비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셔틀 버스에 올라 팄다. 우라이 안녕! 다음에 대만에 올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꼭 다시 찾아 와야지. 그리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우라이를 떠나왔다.


    신뎬역(Xindian)에 도착해 캐리어를 꺼내 들고 지하철에 올라탔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터미널에 가기 위해 타이페이 중앙역으로 향했다. 우리는 터미널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타오위엔 공항으로 갈 생각이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다행스럽게도 몇분 뒤에 공항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다. 얼마 기다리지도 않고 곧장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 타이페이 시내 풍경이 점점 멀어져갔다. 여행 내내 날씨가 좋다가 이렇게 가는 날 흐려지는 걸 보니 이번 여행은 운도 좀 따랐던 것 같다.


    공항에 들어가서 우육면과 탄탄면을 하나씩 시켜놓고 먹었다. 오, 공항 음식점인데도 맛이 꽤 괜찮았다.


    대만은 밀크티가 유명하다고 했었는데 여행 내내 한 번을 못 먹어봤다. 결국 공항에서 처음으로 밀크티를 먹게 되었다. 한국의 공차랑 비슷하니 별 다른 맛은 아니었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좋았다.


    이제 대만을 떠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하루하루가 모두 즐거웠던 대만 여행. 타이페이에서 지우펀, 그리고 우라이까지 열심히 돌아다녔다. 어느 한 곳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아직도 생생한 그 때의 기억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8월의 대만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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