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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자유여행 보타닉 가든, 내셔널 오키드 가든, 코너 하우스
    아시아 여행기/싱가포르 (Singapore) 2022. 6. 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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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싱가포르 3박 4일 여행 프롤로그, 엄마랑 딸이랑 싱가폴 자유여행

    여름날에 떠났던 싱가포르. ​ 엄마와 함께 떠나는 자유여행이었다. 따로 떨어져 산지 1년여 지났을 시점에 같이 떠난 여행. ​ 오랫만에 내가 살던 집에 돌아갔을 때, 바로그때부터 여행을 시작

    woona.tistory.com

    싱가포르 3박 4일 여행 프롤로그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보타닉 가든역에서 내려 안내판을 보며 걸어왔다. 보타낙 가든 입구에 하늘로 솟아 오른 거대한 나무들이 줄지어 이어져 있었다. 이국적인 나무들이 기둥처럼 서있는 작은 숲 사이를 걸어 안으로 들어갔다. 보타닉 가든 입장료는 무료인데 가든 안에 내셔널 오키드 가든에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별도로 있었다.

    보타닉 가든에 들어서서
    Couroupita guianensis

     

    엄마와 나는 우선 내셔널 오키드 가든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이곳에 와서 이국적인 나무들을 많이 보니 동남아시아에 온 기분이 제대로 났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아주 높은 키의 나무들과 요상하게 생긴 이파리가 달린 나무들, 기괴한 모양의 꽃들과 아주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의 꽃들. 대잔치가 열린 것처럼 다양한 식물들이 곳곳에 많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플루메리아 하얀 꽃들이 바닥에 툭툭 떨어져 있었다. 너무 향기가 좋아서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 묘목을 사다가 집에서 길러보았는데 죽고 만 플루메리아. 애증의 플루메리아라서 더 눈길이 갔다.

    나는 떨어진 꽃잎을 주워다가 코를 들이대며 향기를 맡았는데 정말 매혹적이다. 향기에 취한다는 말을 이럴 때 쓸 수 있을 것 같다. 플루메리아 향기가 그 어떤 꽃보다도 좋은 것 같다고 느껴졌다.

     

    햇볕 아래에 서면 땀이 줄줄 흘러 나올 정도로 더웠던 6월의 싱가포르. 하지만 나무 그늘 아래에 서면 더위가 쓱 가시면서 시원했다. 보타닉 가든 안을 걸으며 처음에는 땡볕 구간이 많아 조금 힘들었지만 곧 나무들이 우거진 그늘진 곳들이 나타나서 더위를 피하며 걷기에 좋았다. 너무 더울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침에 찾아왔는데 해가 질 무렵 늦은 오후에 찾아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걷다가 도마뱀을 발견했다. 진짜 커다란 도마뱀이었는데 길 중간에 떡하니 서 있어서 엄마와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약간 무섭게 느껴져서 도마뱀을 주시했는데 다행이 옆 수풀 속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추었다.

     

     

    네셔널 오키드 가든에 도착했다.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도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가든이 꽤 넓었다. 오키드(Orchid)는 우리가 보통 알고있는 고고한 꽃이 피는 '난'을 뜻한다. 난은 색과 모양이 각기 다른 다양한 품종들이 있는데 이 가지각색 난들을 테마로 정원을 조성한 곳이 내셔널 오키드 가든(National Orchid Garden)이다.

    Natiomal Orchid Garden
    오키드 가든의 지도

     

    안으로 들어가니 형형색색 아름다운 난꽃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난은 주로 사무실에서나 개업 식당 앞에 놓인 화분 정도로만 보았었지 이렇게 군락을 이루며 무수히 피어 있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았다. 커다란 나무를 온통 뒤덮고 있는 난꽃들이 참 예뻤다.

     

    엄마와 나는 아름다운 꽃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오키드 정원 안을 거닐었다. 중간중간 멈춰서서 난꽃들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들을 남겼다. 여기저기 사진 찍을 곳이 천지였다. 걷는 발걸음마다 포토스팟이니 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이래서 이 넓은 보타닉 가든을 어찌 다 돌아 볼 수 있을런지, 오늘 하루 종일 이곳을 돌아다녀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길마다 이어진 푸릇한 아치들 위로는 갖가지 난꽃이 피어나 있었다. 그 아래를 걸으면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높게 솟아 오른 이국적인 나무들과 곳곳에 놓인 나무 조각들, 조각상들, 이름 모를 식물들을 구경했다. 보들보들한 꽃과 이파리들도 매만져 보면서 진한 이국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껴보았다.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에 처음 만들어졌다.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래플스가 1822년에 처음 식물원을 조성했고 이후 1859년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으니, 보타닉 가든은 무려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처음 개관했을 때의 영국식 조경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내 주위를 온통 채우고 있는 식물들은 열대의 기운을 강렬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새파란 이파리들은 다들 커다랬다. 그리고 꽃들은 선명하고 진한 빛깔을 띄고 있어서 가는 곳마다 시선을 확 끌었다. 군데군데 유럽 느낌이 나는 하얀 조각상들이 놓여 있었다. 도심 한 가운데서 열대 우림을 걷는 기분을 낼 수 있어 좋았다.

     

     

    탄 훈 시앙 미스트하우스(Tan Hoon Siang Misthouse), 희귀한 난들과 교배종 난들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한다. 유리 온실 같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난들이 무척 많았다. 정원 안의 또 다른 작은 비밀 정원 같았던 곳이다. 보라색, 빨간색, 노란색 등등 강렬한 빛깔들의 난들이 가득했다. 빛깔 뿐 아니라 모양도 제각각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난들은 일부일 뿐, 난의 세계는 무척 다양했다.

     

    밖보다 안이 시원해서 한동안 더위를 식히며 난들을 구경하다가 밖으로 다시 나왔다. 햇살이 가득 드는 계단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갔는데 틸란드시아가 줄줄이 이어진 길이 나왔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먼지를 먹으며 자란다던 바로 그 틸란드시아였다.

     

     
     

    하늘에서 길쭉한 수염들이 쭉쭉 내려와있었다. 이렇게 크고 길쭉한 대왕 틸란드시아는 처음 보았다. 내 키를 훨씬 넘어서는 기다란 틸란드시아! 쭈굴거리는 가느다란 줄기 같은 틸란드시아를 만져보며 그 아래를 지나갔다.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연둣빛 얇은 커튼을 드리운 것처럼 보였다. 재미난 광경이라 틸란드시아와 함께 기념 사진들도 많이 찍었다.

     

     

    부채 같이 넓다란 이파리로 가득한 나무 다리를 지나고 시원한 쿨 하우스도 지나왔다. 그리고 나타난 어느 가게에서 시원한 음료를 하나씩 사들고 목을 적셨다. 쌀로 만든 음료와 구아바가 들어간 주스였다. 시원한 음료를 들이키니 갈증이 좀 가셨다.

     

    열대의 이파리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덥다가도 곧 시원해졌다. 닭 벼슬처럼 생긴 뾰족뾰족 솟이오른 이국적인 꽃들을 발견했다. 색깔이 아주 화려했다. 커다란 호수를 옆에 끼고 걸어갔다. 녹색 빛깔을 띄는 호수 위에는 작은 거북이가 헤엄쳐다니고 있었다. 하늘은 푸르고 그 아래 빽빽히 나무들이 이어졌다.

    미리 홈페이지로 예약해둔 코너 하우스에 찾아왔다. 보타닉 가든을 둘러보고 무얼 먹을까 싶었는데 정원 안에 미슐랭 1스타 프랜치 레스토랑이 있다고 하길래 예약을 해두었다. 밖은 더운데 안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있어서 몸이 으슬거릴 정도로 추웠다.

     

    미리 홈페이지로 예약해둔 코너 하우스에 찾아왔다. 보타닉 가든을 둘러보고 무얼 먹을까 싶었는데 정원 안에 미슐랭 1스타 프랜치 레스토랑이 있다고 하길래 예약을 해두었다. 밖은 더운데 안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있어서 몸이 으슬거릴 정도로 추웠다.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가 나오는 3코스를 주문했다. 메인으로는 비프와 피쉬를 골랐다. 에피타이저로 나왔던 차갑게 무쳐진 생선회와 메인으로 나왔던 생선이 참 맛있었다. 그렇다고 뭔가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엄마와 함께 보타닉 가든에서 색다른 추억을 만든 것에 의의를 두었다.

    보타닉 가든역을 향해 되돌아 가는 길에 이리저리 가든 안을 뛰어 다니는 닭들을 발견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닭들이 자유롭게 우리가 정원을 거니는 것처럼 이곳을 돌아다녔다. 보타닉 가든에서 도마뱀도 보고 거북이, 닭까지 보았다. 하하.

    아름다운 정원을 여유롭게 둘러 보고 지하철을 타러 왔다. 어여쁜 식물들을 실컷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엄마와 둘이 이렇게 자유여행으로 와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패키지 여행이었다면 보타닉 가든은 코스에도 없었을 것 같다.

    엄마와 나는 인천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호텔에 잠깐 들렀다가 아침을 먹고 바로 보타닉 가든으로 왔다. 휴식 없이 돌아다니며 땀도 흘렸고 몸도 찐찐해서 호텔에 들러 재정비를 하고 싱가포르 여행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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