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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설악산 등산 비선대~ 오련폭포~양폭대피소 코스 걷기
    우리나라 방방곡곡/강원도 2022. 11. 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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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설악산 소공원주차장에서 비선대 코스 걷기

    케이블카에서 내려온 우리는 출출한 배를 채우려고 소공원을 돌아다녔다. 소공원만 돌아보아도 단풍들이 아름답게 물들어서 산책하기가 참 좋았다. 소공원에는 식당들이 꽤나 많았는데 고소하

    woona.tistory.com



    이른 아침에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돌아본 뒤 아래로 내려왔다. 맛난 파전을 먹고 배를 채운뒤에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에서 비선대까지 걸었다. 여유를 부리며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둘러보며 비선대까지 걸었더니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흘러 있었다.




    비선대에는 탐방 통제소가 있었는데 하절기와 동절기에 따라 입산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천불동 계곡을 따라 양폭대피소쪽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금강굴로 가는 길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양폭대피소 가기 전에 나오는 오련폭포였다. 천불동 계곡을 따라 가는 왼쪽 길에 들어섰다. 비선대에서 양폭대피소까지는 3.5km를 더 가야했다.




    사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비선대까지만 산책삼아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단풍으로 물든 천불동 계곡과 오련폭포가 너무 멋있어서 더 가보기로 했다.

    미리 생각하지 못한 탓에 등산화도 안신고 오고 스틱도 안가져와서 걱정은 되었지만, 운동화 신고도 열심히 잘 다녀왔다. 물론, 등산화까진 모르겠는데 스틱이 있었으면 하산길이 더 편했을 것 같긴 했다.




    계곡을 따라서 걷는 길 눈앞에 보이는 단풍으로 물든 설악산 풍경이 끝내줬다. 우뚝 솟은 기암들과 알록달록 물든 이파리들이 뒤섞여 신선이 노닐다 갈 것만 같은 비경을 만들어 냈다.


     



    계곡을 따라 물줄기는 끊임없이 흘렀다. 군데군데 웅덩이가 있었는데 맑은 물이 에메랄드 빛깔로 반짝였다. 거울 같이 맑은 물 위에는 색색깔 낙엽들이 둥둥 떠다녔다.




    수없이 많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돌들이 어지러히 깔린 길들을 밟고 올라갔다. 세상은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서 가는 길 내내 황홀한 기분이었다. 신선들이 사는 구름 너머 세계에 몰래 놀러온 기분이랄까, 가을 설악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길을 걷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놀라 멈춰서고, 또 다시 걷고 멈춰서기를 반복하다 보면 그리 힘들지가 않았다. 우리는 졸졸졸 흐르는 작은 폭포 앞에서 잠시 쉬며 가져온 간식을 까먹다가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이야, 이제 양폭대피소가 가까워졌다. 2.5km 정도만 더 가면 고대하던 오련폭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소공원 주차장에서 시작된 산행, 시계를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절경을 감상하며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감탄이 나오는 풍경을 마주할 때면 멈춰서서 한참 바라보고, 사진으로 담고 다시 걸었다. 어여쁜 단풍잎을 주워 담아 일기장에 끼워 넣기도 하며 즐겁게 산행을 했다.




    가을 설악산의 백미는 이렇게 산 속을 걸으며 느끼는 것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카만 타고 권금성에만 오르고 돌아갔다면, 비선대까지만 들렀다가 돌아갔다면 이런 비경은 절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리도 푸른 하늘에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은 가을날, 설악산을 거닐어 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고도 행복한 하루였다.




    드디어 귀면암에 도착했다. 비선대에서부터 양폭대피소까지의 중간 느낌이 나던 이곳 귀면암, 그런데 안내판을 보고 주위를 한참 둘러보아도 귀신 얼굴을 한 바위는 보이지가 않았다.




    가파르고 긴 계단 아래를 내려가보고 나서야 귀면암을 볼 수 있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깊은 골짜기가 있었고 그 양쪽으로 높이 솟은 절벽이 보였다. 오른편에 있던 기암이 바로 귀면암이었다. 우리는 귀면암 앞에 서서 기념 사진들을 몇 장 남기고서 다시 데크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서 걷는 길은 계속 이어졌다. 걸음 걸음이 더해질수록, 깊은 협곡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과연 이 끝에는 폭포가 있는 것일까? 우린 이미 오련 폭포를 지나쳐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와중에 안내판을 발견하게 되었다.




    안내판을 보니 양폭대피소까지 0.9km가 남았다. 이야, 이제 정말 우리의 목표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그런데 오련폭포는 대체 언제 나오는 것일까? 양폭 대피소에 도착하기 전에 있다고 들었는데 이러다가 대피소까지 갈 판이었다.




    숨이 차오르고 힘겨워질 무렵 오련폭포를 마주하게 되었다. 다섯개의 폭포가 연속적으로 떨어져서 오련이라는 이름이 붙은 폭포. 눈앞에 거대한 협곡이 있었고 깊은 골짜기 사이로 폭포가 쏟아지고 있었다.




    협곡 끝으로 보이는 암산은 햇볕을 받아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깊은 골짜기에서는 세찬 폭포가 흘러내렸다. 그리고 바위 틈을 비집고 자라난 나무들이 골짜기 안을 수 놓았다.




    푸르고 노랗고 발그레한 온갖 빛깔들의 나무들이 뒤섞여 골짜기 안을 가을로 채웠다. 우리는 멍하니 폭포를 바라보며 무념무상에 빠져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 폭포를 보기 위해 우린느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묵묵히 걸어왔다. 아름다운 천불동 계곡의 경치도 잠시, 순간순간 고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는데 폭포를 바라보니 싹 사라졌다.

    아름답다 말하고 달리 어떤 말로 표현해야할지도 모르겠더라. 그저 아름다울 뿐, 뒤로 두고 가는 것이 아쉬워서 한참 난간에 기대에 폭포를 보고 사진으로 담고 돌아섰다.




    우리는 깊은 협곡 사이를 가르며 하산을 시작했다. 웅장한 골짜기를 거닐다 보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가 절로 나오는 풍경들을 마주하며 가는 길, 얼른 돌아가 쉬고 싶으면서도 떠나는 발걸음이 아쉬운 그런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면 멈춰서고 바라보고 사진에 담았다. 천불동 계곡의 가을 풍경을 눈에 담았으니 봄과 여름, 겨울의 풍경도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사계절이 다 아름다울 것 같은 이곳,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 생각하며 하산길을 계속했다.




    어느새 귀면암에 닿은 우리, 해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귀면암 깊은 골짜기에 빛이 닿아서 안이 선명하게 잘 보였다. 골짜기 끝은 꽉 막힌 가파른 절벽이었다. 알록달록한 나무들의 모습이 이제서야 좀 보였다.




    높다란 계단을 오르고 바위들이 즐비한 길들을 걸어 내려왔다. 이제는 더 이상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줄줄이 하산하는 사람들만 보일 뿐이었다. 해가 암산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니 왜 입산 통제를 하는지 이해가 갔다. 곧 있으면 골짜기에 어둠이 내려 앉을 것 같았다.




    비선대에 거의 가까워질 무렵 목도 축이고 쉬어갈 겸 잠시 돌무더기 위에 앉았다. 베낭에 모시고 온 삼각김밥과 육개장을 먹을 시간이었다. 텀블러에 담아온 뜨끈한 물을 육개장에 붓고, 호호 불며 면발을 목구멍 뒤로 넘겼다. 칼칼한 국물도 삼키며 우걱우걱 삼각김밥을 먹었다. 그 어느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은 무릉도원에서의 식사였다.

    마지막은 따끈한 차로 마무리, 쓰레기는 비닐 안에 꾹꾹 눌러 주워 담고 베낭 안에 넣어 다시 하산길에 올랐다.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했다. 중간 기점으로 느껴졌던 비선대, 오련폭포에서 비선대까지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3.5km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쉬엄쉬엄 중간에 쉬기도 하고 천천히 왔더니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비선대를 보니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모른다. 드디어 반 정도 왔구나 싶었다. 다리에 서서 보니 멀리 산봉우리가 번득였다. 아까 한낮에 비선대에 왔을 때는 산봉우리의 실루엣만 보였었다. 늦은 오후 저무는 햇살을 받더니만 우뚝 솟은 봉우리는 그제서야 제 모습을 드러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 풍경과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기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곳 비선대부터 소공원까지는 무난하며 걷기 쉬운 길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옥빛 계곡물이 아름답던 와선대를 지나고 나면 평탄한 단풍길이 이어졌다. 아침에 왔던 이 길은 햇살이 가득 스며 들어서 알록달록 물든 단풍들이 반짝거리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었다.




    이제는 칙칙한 어둠이 단풍 사이사이로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피곤해진 내 몸뚱아리 탓인지, 저문 해 탓인지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이던 순간.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다가 어느새 우린 설악산 소공원에 도착했다.


    하이킹 기록, 5시간밖에 안걸은거 실화인가?!



    마침내 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차를 보게 되었을 때, 긴장이 풀렸는지 다리가 후들후들거렸다. 오전 10시 반 즈음에 출발해서 4시 50분 즈음에 도착했으니, 대략 6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힘들었지만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아름다운 풍경들을 실컷 보고 와서 정말 행복했던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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