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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여행 따라비 오름 산책하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제주도 2023. 7. 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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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 오면 항상 찾게 되는 오름.

    푸르른 바다도 좋지만 오름을 오르며 보이는 풍경들이 그리워서 오름을 찾게 된다. 오름을 오를 때면 항상 나를 때리는 듯이 부는 바람이 좋았고,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도 좋고,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오름들의 모습들을 보는 것도 좋았다.



    이날은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우리 말고는 찾는 이가 없는 것 같던 따라비 오름. 오름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넉넉 잡아서 1시간 정도면 다 둘러볼 정도였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대지 위를 가득 채운 하얗고 뿌연 연기들을 보며 걸어갔다. 여름날이라 모든 것들이 새파랗게 보였다. 가을이면 노르스름한 억새들이 이곳을 가득 채운다고 들었다.




    푸르른 초원 위에 서있던 배롱나무 한그루. 가지 끝에 붉은 꽃잎이 피어나기 시작한 나무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머리털을 휘날리고 있었다. 고고하게 초원 위에 서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따라비 오름에 온 것을 환영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푸르른 초원 위를 걷고 또 걸었다. 주위에는 억새풀들이 가득했다. 바람이 불때면 억새는 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날렸다. 사르륵 거리는 억새 부딪히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여름날 땡볕 아래를 걸었다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하늘을 꽉 매운 구름과 바람이 있어서 덜 더워 괜찮았다.




    뿌옇게 구름이 잔뜩 낀 세상, 오름 위에 올라서서 바라 본 세상은 온통 뿌옇게 보였다. 산의 둘레를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누군가가 주기적으로 이곳에 와서 관리를 하는 것일까? 사람이 다니는 길은 풀도 없이 잘 관리되어 있었다. 뭔가 자연 그대로인 것 같지만 또 누군가의 수고로 이렇게 편하게 오름을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여름날 풀들은 정말 미친듯이 자라나니까, 길이 이렇게 잘 닦여있는 거라면 자연 그대로인 것 같진 않았다.




    바람에 날리는 억새들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미친듯이 부는 바람도 좋았다. 뭔가 제주 답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줄줄이 끝도 없이 이어진것 같던 길들을 다 걷고 우린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오면서 보았던 배롱나무 한 그루가 우릴 반겨주었다. 이제 작별 인사를 건내는 것일까? 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들이 쉴틈없이 바람에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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