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찾은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
우(Woo)가 열심히 물놀이 할 곳을 알아보다가
고래불 해수욕장 근처에 펜션을 잡았다고 했다.
펜션 체크인 시간 전이라서
우는 고래불 해수욕장에 가서
사진도 찍고 놀다가 펜션에 가자고 했다.
고래불 해수욕장은 방파제가 예뻐서
예전에 한 번 왔던 기억이 있다.
다시 보니 반가웠다.
우와,
바다가 어쩜 이리도 맑을까나?
하늘이 새파랗고 바다고 새파랬다.
수심이 얕은 바다가 이어졌는지
해변 근처 바다는 빛깔이 투명하고 맑았다.
둘 다 샌들을 신고와서
해변을 걷다가 바닷물에 발을 넣어 보았다.
아직은 물이 좀 차갑긴 했다.
그래서 이렇게 미역도 없고 해파리도 없고
티 없이 맑아 보였던 것인가?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와서
수영을 하고 싶었다.
해변을 걷다가 방파제 쪽으로 왔다.
우가 여기서 기념 사진을 찍고 가자고 그랬다.
귀여운 고래들이 벽에 그려져 있었다.
왜 고래불 해수욕장이라 불리는지 궁금했는데
고려시대 이색 선생이
이 바다에서 고래 노는 것을 보고
'고래불'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불이 오늘날 말로 뻘이라고 한다..!)
커다란 고래 조형물도 보고
붉은 등대도 보고 색색깔의 방파제도 보고
삼각대를 세워 놓고 기념 사진을 남겼다.
물에 들어가서 물미역이 되기 전에
멀쩡한 사진 하나 남겼네 ㅋㅋ
체크인 시간이 되어서
미리 예약해둔 펜션으로 왔다.
화창한 날씨가 우릴 반겨주고
기분이 참 좋더라!
우리가 머물고 있는 방 옆에는
커다란 수국 꽃들이 잔뜩 피어 있었다.
수국을 참 좋아라 하는 나에게는
뭔가 축복 같은 방이었다.
생일인 걸 알고 이렇게 뿅 나타난건가?
방에 와서 짐을 풀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곧장 바다로 갔다.
잠깐 모래 위에서 맥주를 한 캔씩 먹고
키햐~
그러다가 우가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는데 바로 납작 복숭아 통조림이었다!
얼마 전에 요르단에 가서
납작 복숭아를 정말 맛있게 먹었는게
그게 생각나서 마트에서 사왔다고..
크흐흐, 맥주 안주 삼아 맛나게 먹었다.
맑은 바다 안에는
조개들이 정말 많았다.
어찌나 많은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었다.
누군가가
'여기 조개 양식장 아니야?'
이렇게 말하는 것도 들었는데
정말 양식장인가 싶을 정도로 조개가 많았다.
처음에는 스노클링하고 수영하며 놀다가
사람들이 커다란 통에 조개들을 가득 잡았길래
뭐지, 우리도 잡아볼까 싶어 시작했는데
조개를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이 잡았다
ㅋㅋㅋ
조개들을 실컷 잡고
마지막으로 수영도 좀 하고
물이 좀 차갑게 느껴질 즈음에 철수했다.
정말 재미나게 놀았다.
여름은 역시 바다인건가 흐흐.
이제 펜션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서 맛난 저녁을 먹어야지!
수영복이랑 돗자리랑 수영도구들
열심히 펼쳐서 말려 놓고
막 저무는 노을을 머금은 수국꽃을 구경하며
여유로운 늦은 오후시간을 맞이했다.
우리 둘 다 발이
완전 새카맣게 타버렸다.
샌들을 신고 다녀서 그런가
딱 가린 부분만 빼고 새카맣게 다 타버렸네 ㅋㅋ
조개를 먹고 싶었는데 해감을 해야해서
저녁은 마트표 오뎅탕 그리고 막걸리로
아주 근사한 저녁이었다.
너무나도 재밌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산에 가면 산이 좋고
바다에 가면 바다가 좋고...
그래도 여름은 역시 바다인가보다.
올 여름에 해수욕장 열심히 돌아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