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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스터콜(A Monster calls) 엄마를 잡고 싶으면서 동시에 놓고 싶은 /어른이 되기엔 아직 어리고 아이이기엔 너무 커버린 소년의 이야기
    일상기록/영화 이야기 2022. 4. 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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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로 된 동명의 소설 원작인 영화이다.
    다른 나라에선 어떤식으로 해석해서 영화제목을 했나 찾아보니,


    불어

    Quelques Minutes Apres Minuit

    = A few minutes after midnight



    일본어

    怪物はささやく

    = 괴물이 속삭이다
    (미술이 속삭이다 등의 제목의 영화들이 있는걸 봤을때 우리나라에서 무슨무슨 길들이기, 대작전 뒷붙이듯이 자주쓰는 표현같았다.)


    원제, 영어

    A Monster calls


    한국어

    몬스터콜


    종합해보면 자정이 넘었을때 한 괴물이 속삭이듯 누군가를 부르는 영화이다

    이게 몬스터콜스도 아닌 몬스터콜로 포스터에 박혀있으니 괴물의 전화? 괴물의 부름? 이정도로 생각하게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원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게
    원제인 A Monster calls 뒤에 "그(him)" 혹은 "그녀(her)"가 생략된걸로 느껴져서이다. 여기서 "그"는 영화와 함께하는 어른이 되기엔 어리고 아이이기엔 너무 커버린 소년이 되겠고, "그녀"는 그 소년의 어머니가 될 것 같다.

    되돌아보면 몬스터 콜스 라고 한국어로 박혀있어도 왠지 이름같이 느껴지듯 어색하니 뭐 별다른 방법은 없었겠다 싶긴하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불치병에 걸린 어머니를 오래 지켜오다보니 또래보다 깊은 생각을 가진 어린 아이가 학교생활에도 적응못하고 괴롭힘 당하고 있다.

    이 소년은 혼자있는 집에서도 악몽을 꾸며 불안하고 힘들지만 그 와중에 어머니는 자신이 끝까지 옆에서 지키려하는 소년이다.

    어느 날 이 소년의 방에 밤 12시 7분이 되면 나무 괴물이 찾아온다. 그리고 본인이 세가지 이야기를 해줄테니 소년에게 한가지 진실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세가지 이야기는 동화같은 권선징악이 아닌 인간의 모순을 표현해주는 이야기이다.

    1. 마녀이지만 사람을 죽이지는 않은 계모 왕비와
    왕권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죽이고 (그리고 이를 왕비가 한짓이라 대중들에게 생각하게하고) 건실한 왕이 된 왕자의 이야기

    2. 한 마을의 약제사가 교회앞의 나무를 베어서 약을 만들려 했으나 이를 막고 못하게 하던 목사가 있었다. 사사건건 마찰이 있던 이 둘의 관계가 뒤바뀌는건 막상 목사 자신의 딸이 병에 걸리니 약제사를 찾아가 나무를 베어사라도 딸의 병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하게 되면서부터이다. 하지만 약제사는 목사를 도와주지 않았고 두 딸은 죽는다.

    - 이 이야기 마지막에 나무괴물이 이야기속의 목사의 집을 처참히 부숴버는데 이때 소년의 현실에서도 외할머니의 소중한 시계와 가구들을 박살내어버린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셨을때 난장판이된 그자리를 피하기는 커녕 처벌을 기다리는듯 한 떨리는 몸으로 외할머니를 똑바로 응시한다.

    놀라고 답답하고 슬픈듯한 눈빛의 외할머니는 소년과 같이 옆에 손이 잡히는 다른 가구를 넘어트려 박살내어버리며 소년에게 어떤 말도 하지않고 소년을 혼자두고 화면에서 사라진다.

    그 다음날 아침 찾아온 이혼한 아버지는 마찬가지로 소년을 혼내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한 소년이 나 안혼내냐고? "Aren't you going to punish me?" 라고 묻지만 아버지는 그게 무슨 의미냐며 다른 대화를 이어간다.

    3. 투명인간 이야기.
    투명인간 이야기를 듣던 중 상상속 나무괴물을 등에 두고 자신의 현실을 혼동한 듯한 분노된 표정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에게 달려들어 미친듯이 주먹질을 해 그아이를 병원에 보내버린다.

    학교 교장실에 불려가 이야기 듣던중 소년은 다시 묻는다. 혼내지 않으실거냐고. 마찬가지로 교장은 그런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할머니, 아버지, 교장선생님 모두 이 아이의 상황을 잘 알고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이해해주려고 그랬을까?

    아니면 어머니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에 불안한 심리를 가진 아이니깐 그럴수 있겠지.. 더 건들여 봐야 아이에게 반발심만 자극할거야.. 이런 생각에 그랬을까?

    외할머니의 경우 어머니의 죽음이 소년만큼, 소년보다 더 힘들 주체이기 때문에 함께 가구를 박살내어버린걸로 생각이 된다. 소년도 힘들지만 할머니도 충분히 힘들것이다.

    아버지는 평소 혼자 아침밥을 차려먹는 소년에게 아침을 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를 하며 어떤 도움을 주려고 했고

    교장선생님은 소년과 표면적인 대화를 하고 당장 벌을 내리지 않는 선에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마무리했다.

    소년의 상황과 가까울수록 소년과 비슷하고 가깝게 소년을 이해하려 했지만

    이 세가지 접근 모두 소년에게는 드라마틱하게 도움을 주었던건 아닌걸로 보인다. (그 세사람과의 만남후 소년의 남겨진 표정으로 보았을때)

    사실 실제 생활에서도 고난을 겪고있을때 누군가의 말로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없다. 영화는 그부분을 보여주려고 위 세가지 이야기와 세명 나름대로의 위로의 방식을 보여주려한것같다.

    하지만 그래도 실제가 아닌 영화이기에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한마디나 한장면이 있겠지 하며 생각하고 있을때 나무괴물이 원하는 소년의 네번째 이야기로 그 장면이 완성된다. (영화는 이 한장면을 보여주려고 달려온듯하다.)

    어머니의 상태는 더 안좋아지고 소년은 나무괴물이 있는 주목나무로 가서 12시 7분이고 뭐고 당장 일어나라고 소리지르며 화낸다.

    결국 깨어난 나무괴물은 소년에게 영화 시작부부터 중간중간 나오는 환상을 또 보여준다.

    그것은 땅이 무너지며 소년이 엄마를 떨어지지 않게 끝까지 잡다가 결국 엄마가 떨어지고마는 환상이다.

    마지막이라서 다를줄 알았더니 결국 똑같이 엄마는 떨어지고. 이제 엄마도 못구했으니 환영이 끝나야하는데 나무괴물이 사라지질 않는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나무괴물은 계속 네번째 이야기 타령이다.

    죽어도 말하기 싫다는 소년에게 나무괴물은 그럼 내가 너를 죽일거라고 협박까지하며 땅을 조각내며 소년을 쥐어짜내고, 결국 소년은 네번째 이야기를 내뱉게 된다.

    "I want it to be over!"

    소년의 마음속 깊은곳에는 죽어도 말하기 싫었던, 죄책감이라는 장벽으로 감춰둔, 이 모든 힘든 상황을 이제 그만 끝내고 싶다는 진실된 마음 (사실 소년 스스로도 엄마의 손을 놓고 싶을때도 있었다는)이 있었고 그것을 결국 뱉어내고야 말았다.

    그러자 나무괴물은 소년을 손에 놓고 무서운 환상을 거두며 지금까지 한 아리송한 이야기 나눔이 아닌 소년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화다운 대화를 한다. 환상속에서 벗어나는 듯이 피곤해진 소년은 나무괴물의 커다란 손 위에서 스르륵 잠이 든다.

    다음은 그 때 손위에서 잠들기전까지 나무괴물과 소년(Conor)이 나눈 대화중 일부이다.

    Conor: Your stories never made sense to me.

    (세가지 이야기 모두 소년입장에선 이해도 안가고 보통의 동화속 권선징악이나 교훈이 담긴 이야기가 아니라서 와닿지가 않았나보다. 영화보는 입장에서 보기에도 저 이야기들를 왜 하는건가 싶었으니깐)

    The Monster: Because humans are complicated beasts. You believe comforting lies, while knowing full well the painful truth that makes those lies necessary. In the end, Conor, it is not important what you think. It is only important what you do.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저 대사.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중요하지않아. 중요한건 네가 무엇을 하느냐지"
    Conor: So what do I do?

    The Monster: What you did just now. You speak the truth.

    Conor: That's all?
    The Monster: You think it's easy? You were willing to die rather than speak it.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야 만 소년
    나무괴물의 손, 주목나무아래서 곤히 자는 소년


    환상속 나무괴물의 손에서 자고있던 소년은 실제로는 주목나무 아래에서 곤히 자고있었다. 그때 외할머니가 주목나무아래서 곤히 자고있는 소년을 찾아내 엄마의 임종을 함께 지켜보러 간다.

    엄마의 임종을 지키며 엄마를 껴안으며 마지막 말을 하게된다.

    "I don't want you to go"

    엄마가 떠나길 바라지 않는 마음도 소년의 진심이고 엄마가 떠나길 바라는것도 소년의 또다른 진심이다.

    두가지 진심이 소년에게 정립이 되고서야 소년은 비로소 마음 편하게 진심을 다해 가지말라고 말하며 껴안는 "행동"을 할수 있지 않았을까? 중요한것은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행동하느냐이기때문에.

    아픈 엄마를 지키고 살리고 싶지만 해줄수있는게 나무괴물에게 화내고 빌고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

    세상에 엄마 밖에 없지만 현실이 너무 괴로워서 사실은 엄마의 손을 놓고 싶기도 했던 또래에 비해 너무 커버린 아이인 소년

    그 소년은 이제 엄마를 떠나 보냈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외할머니집에 준비된 소년의 방에는 엄마와 엄마의 스케치북이 있었고 거기엔 나무괴물이 해준 이야기로 보이는 스케치가 몇장 있었고 나무괴물 어깨위에 친구처럼 앉아있는 엄마로 보이는 소녀가 있었다.

    나무괴물은 엄마의 아버지, 즉 외할아버지 (나무괴물 목소리를 연기한 리암 니슨 = 엄마 방에 있는 엄마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진으로 특별출현한 리암 니슨) 였음을 암시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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