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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교토여행 야사카 신사와 마루야마 공원에서 즐긴 벚꽃과 맥주일본 방방곡곡/교토 2023. 2. 22. 13:52728x90반응형
기온마치 이즈쥬에서 사바 스시와 이나리 스시를 즐기고, 사케도 몇 잔 걸친 뒤에 흥겹게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근처 야사카 신사를 찾았다. 예전에 어느 여름 날 교토에 왔을 때 야사카 신사에 들렀었는데, 이렇게 또 오게 되었구나!
야사카 신사는 여름 7월이 되면 일본 3대 축제인 기온 마츠리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래 전 고구려에서 온 사절 이리지가 신라 우두산에 있는 신을 모시고 이곳에 와 제사를 지낸 것이 시초라고 한다. 오랫동안 기온사라고 불리다가 메이지 유신 이후 야사카 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신사 안은 축제의 현장이었다. 간이 음식점들이 잔뜩 줄지어 있었고 벚꽃 아래에서 음식과 술을 즐기는 이들이 가득했다. 앞 뒤로 사람들이 빡빡해서 한발자국씩 걸었던 기억이 난다.
야사카 신사 뒷편으로 가면 마루야마 공원이 나오는데 벚꽃이 피는 때에는 밤 늦게까지 노점이 문을 연다고 들었다. 우리는 마루야마 공원으로 가서 벚꽃과 함께 술을 즐겨보기로 했다.
사람들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아래에 이리저리 앉아서 흥겹게 이야기를하고 술을 마시고 음식들을 먹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즐겁고 행복해보이는 풍경이었다.
아름다운 꽃들과 즐거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축제 분위기가 좋았다. 우리는 주변을 둘러보며 무엇을 먹을까 싶다가 핑크빛 수양벚꽃이 아름다운 어느 가게로 가서 당고와 맥주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간장에 졸여진 듯한 쫀득쫀득한 떡 당고, 그리고 시원한 맥주 캔. 특별할 건 없었지만 벚꽃 아래에서 즐기니 특별해지는 음식과 술이었다. 이렇게 벚꽃이 아름다운 계절에 이곳에 있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취기를 돋군 뒤에는 마루야마 공원을 거닐었다. 공원 한가운데에 작은 호수가 있어서 주변을 산책하기 좋았다. 벚꽃은 한창 핀 녀석들과 저물어가는 녀석들이 뒤섞여 있었다. 피고 지는 벚꽃들을 보며 이 계절은 곧 갈테고 또 다시 오겠구나 생각했다.
하늘에 팡팡 터지는 팝콘들처럼 벚꽃들이 피어나 있었다. 파아란 하늘에 대비된 연분홍 꽃잎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벚꽃을 즐겼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싶으니 이렇게 꽃들을 찾아다니는 것 아닐까나.
마루야마 공원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벚꽃들이 햇살을 머금어서 노르스름하게 빛났다. 푸르른 잔디밭 위에는 하얀 벚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고 그림자들이 일렁였다.반응형'일본 방방곡곡 > 교토'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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