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
청명한 날씨에 기분 좋은 여름 날,
노랗게 가득 피어난 해바라기를 보러 구미 산동면으로 떠났다.
지도에 송백자연생태학습원을 찍고 가면 된다.
주차를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산 밑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설마.. 저게 다 해바라기야?'
놀라서 혼잣말이 툭 튀어나왔다.
멀리 보이는 노란 물결은 진짜 다 해바라기였다.
노오란 물감을 붓에 가득 묻혀 쓰윽- 칠한 것 같았다.
입장권은 인당 3천원이다.
음료를 교환할 수 있는 천원 이용권을 주는데
해바라기 밭을 다 둘러보고 와서 쏠쏠하게 써먹었다.
논두렁 길을 따라 걷다가 해바라기로 가득한 노란 물결 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꽃들 사이사이로 길이 나있었는데 걷기 편하게 검은 비닐로 싸여 있었다.
노오란 해바라기들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온 사방이 해바라기였다.
해바라기들은 갓 피어난 듯 생기가 넘쳤다.
노란 물결 위로 눈부시게 푸른 하늘이 보이고
그 위로 새하얀 구름들이 둥둥 떠다녔다.
왜 이렇게 날씨가 좋던지!
맑은 하늘과 함께라서 해바라기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커다란 꽃송이들은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이 솟아 올랐다.
아마도 멀리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기 위해서일까?
왠만한 성인보다도 키가 큰 해바라기들이 많았다.
해바라기들 사이사이로 난 길을 따라 이리저리 헤매듯이 걸었다.
거대한 미로 속을 지나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너른 해바라기밭과 파아란 하늘,
이런 풍경은 언제가 한 번쯤 사진으로 보았던 것 같다.
달력이나 윈도우 바탕화면에서 보았던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
열심히 눈으로 담고 또 사진으로 담았다.
걷는 길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들의 연속이다.
손에 쥔 카메라를 잠시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선명한 노란색은 이 무더운 여름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우리는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도 즐거워했다.
뙤양볕에 정수리가 뜨거워졌다.
몸은 뜨거워져도 상큼한 빛깔들 덕분에 마음은 절로 청량해졌다.
돌아가는 길
노란 꽃밭과는 안녕, 다음을 기약하며 떠난다.
해바라기는 작은 점이 되어 멀어져갔다.